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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경남본부는 6월 7일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마창대교 요금소 사고 대책과 트라우마 노동자 대책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6월 7일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마창대교 요금소 사고 대책과 트라우마 노동자 대책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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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디좁은 요금소 부스 안에서 일하는 우리도 사람이다. 엄청난 속도로 요금소를 휙휙 지나가는 차들 속에서 '오늘도 무사히', '아무 일 없기를' 바라는 우리도 사람이다. 우리도 안전하게 일하고 싶다."

경남 창원 불모산~부산을 잇는 민자국도 창원녹산영업소에서 일하는 요금수납원의 호소다.

최근 차량 충돌로 마창대교 요금소 파손 사고가 나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아래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7일 오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창원녹산영업소의 한 요금수납원은 "마창대교 요금소 사고는 남의 일이 아니다"라면서 "매일 일하던 요금소 부스에서 사고가 나면 그 안에서 일하던 노동자의 정신적 충격을 먼저 챙겨야 하는데, 그보다 사고 시설물 파악과 시설물 상태 점검이 먼저"라고 꼬집었다. 

이어 "(사고 후) 요금소 복구가 채 이루어지지 않아도 주행차들이 밀려 고객 민원이 들어온다는 이유로 종이상자와 테이프로 붙인 임시 부스 안에 들어간다. 이곳에서 두려움과 싸우며 일하는 게 우리 현실"이라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청심환 한 병조차 상비약으로 주지 않는 회사가 야속하고 비인간적으로 느껴진다. 우리가 다시 요금소에 들어가는 이유는 다른 동료와 고객을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창원녹산톨게이트에서 올해에만 6차례 크고 작은 사고를 경험했다는 이 수납원은 "사고가 발생하면 수납노동자를 최우선으로 보호하고 추가 치료와 관리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사고 현장 목격 2명, 산업재해 신청

앞서 마창대교에서는 지난 5월 9일 낮 12시 48분경, 특대형 차량이 화물하이패스 차로가 아닌 일반 하이패스 차로로 진입하다 요금소 부스에 충돌한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부스에는 사람이 근무하고 있지 않아 직접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옆 부스에서 현장을 목격한 요금수납원 2명은 트라우마를 호소했다. 기자회견 중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한 이들은 이날,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를 정식 신청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사고 직후 경남도와 운영업체인 (주)맥서브에 공개질의한 결과 사측은 추가로 속도제한 표지와 요금 부스 후방 관제용 모니터 등을 설치하겠다고 했다"면서 "파손 부스 수리는 보험사와 합의 후 진행하겠다고 한다. 경상남도는 사측 답변의 주요 내용을 사실상 인용하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재를 신청한 요금수납원에 사측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맥서브·경상남도는 사고 원인이 운전 부주의에 있어 사고로 인한 치료는 노동자 개인이 감당해야 할 몫이라는 것이다. 결국 자신들의 잘못이 없다는 말만 반복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측은 사고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노동자들이 제대로 치료받고 현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라며 ▲수납노동자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안전 시설물 확충 등 특단의 대책 마련 ▲수납노동자들의 트라우마 실태에 대한 실질적 프로그램 운영 등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 노동환경개선단은 마창대교 요금수납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한 결과를 발표하며 "(수납원) 대다수가 사고를 목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사측은 사고 불안감 해소를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고 답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경상남도·맥서브 "요금소 근무자 안전 보호조치 강화"

경상남도는 마창대교 충돌 사고와 관련해 "교통사고에 따른 시설물 파손 사고라고 판단해 자체적으로 처리했다. 마창대교가 사고 당시 경남도에 보고한 사실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단순 시설물 파손이라도 수납원 안전과 관련된 사고의 경우 즉시 보고토록 하고 안전대책 수립과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하도록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맥서브는 "요금수납원 안전을 위해 시설 확충과 개선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문 트라우마 센터와 연계해 상담·진료를 지속해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맥서브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회사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직원들의 안전 문제다. 사후처리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회사는 안전보건, 산업재해예방 등 안전 관련한 시설물·비용집행 등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5월 9일 낮 12시 48분경 마창대교 요금소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5월 9일 낮 12시 48분경 마창대교 요금소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 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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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마창대교, #요금소, #요금수납원, #민주노총 경남본부, #맥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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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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