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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 5월 27일 오후 6시]
 
컵라면
 컵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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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난 종이 용기야!"

지난해 화장품 회사 이니스프리가 종이 용기 화장품을 내세웠지만 사실은 그 안에 플라스틱을 품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는 공분했다. 기존 제품 대비 51.8%의 플라스틱을 절감했지만 친환경성을 과장한 홍보는 '그린워싱'으로 지적됐다.

'그린워싱'이란 친환경(Green)과 눈속임(White Washing)의 약자로, 위장환경주의를 의미한다. 친환경 관련 기업들의 가치가 과도하게 부풀려지는 '그린버블' 현상과 함께 친환경 마케팅을 펼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우려의 시선 또한 늘고 있다.

최근 식품기업 A에선 컵라면 용기에 재활용과 폐기가 쉽다는 이유로 '에코 패키지(Eco Package)' 마크를 부착했다. 하지만 컵라면 용기는 음식물이 묻은 경우 깨끗이 씻은 뒤 붉은 기를 없애지 않는 한 일반쓰레기로 배출해야 한다. 분리수거가 다소 어려운 컵라면용기에 붙은 '환경마크'는 소비자들의 혼란을 불러올 여지가 크다.

환경마크를 믿고 구매했는데 알고 보니 친환경 제품이 아닐 경우 친환경 제품 자체에 불신이 생길 수도 있다. 청년 비영리단체 <통감>이 진행한 '그린워싱 소비자 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9.3%가 환경마크의 존재 여부가 곧 친환경 제품 여부 판단 기준이라고 응답했다.

기업이 부착할 수 있는 환경마크의 종류는 세 가지가 있다. ▲ 환경부의 법령에 근거 하는 '법정인증마크' ▲ 사설 인증 업체의 평가 절차를 거치는 '업계자율마크' ▲ 자사 상품의 우수성을 부각하기 위하여 자체 디자인한 '기업자가마크' 등이다. 앞서 언급한 기업의 마크는 '기업자가마크'로, 해당 업체는 '제품 재활용 및 폐기 시의 용이성과 제품의 환경적 이점을 알리는 캠페인'의 하나로 '에코 패키지' 마크를 부착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환경마크'의 종류와 발행 기준 대해 명확하게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또한 기업과 소비자의 친환경성을 판단하는 잣대가 다소 다르다. 기업은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등 생산 과정에서 친환경성을 판단한다. 하지만 소비자는 사용을 마친 제품을 버릴 때 일반쓰레기인지, 분리수거가 가능한 제품인지에 따라 친환경성을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A기업 또한 자사의 '에코 패키지' 마크에 대해 27일 "컵라면 용기는 재활용과 폐기가 쉽다는 이유로 '에코 패키지(Eco Package)' 마크를 부착한 것이 아니라 포장재 구조 변경을 통하여 기존 종이 용기 대비 종이사용량을 큰 폭(20~30%, 용기 크기에 따라 차이 있음)으로 줄일 수 있도록 하였기 때문에 '에코 패키지(Eco Package)'로고를 사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여러 기업들이 ESG경영을 앞세우며 친환경 정책을 내놓고 있다. 그 중 일부 기업들은 제품의 친환경성을 과장해 홍보하기도 한다. 물론 그린워싱의 판단 기준이 모호한 것도 문제다. 친환경에 대한 기업과 소비자의 눈높이가 다른 데서 오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장욱 한국플라스틱포장용기협회 부장은 지난해 열린 '그린워싱' 간담회에서 "친환경을 향한 기업의 변화와 소비자의 기대 증가 속도가 맞지 않아 시행착오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A기업 또한 친환경 소비 트렌드를 인식하고 있다. 점차 환경 친화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기업을 완벽한 친환경이 아니라며 그린워싱으로 매도할 수만은 없다. 다만 소비자들이 '기업자가마크'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알 수 있도록 했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한편으로 친환경 제품에 부여하는 환경 마크의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사실 샅샅이 살펴보면 A 기업의 에코 패키지 외에 다른 기업들에서도 제품의 친환경성을 증명할 수 없는 환경 마크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매번 환경마크의 정당성을 따져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송유진 충북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그린워싱 정보 인식에 따른 소비자의 구매행동 의도'(2011) 논문에서 "사람들이 친환경에 대한 의지는 높음에도, 이 제품이 진짜 친환경인지 구별하지 못해서 환경파괴에 이바지하는 슬픈 상황이 생길 수 있다"라고 밝혔다. 

환경 친화적으로 변화를 시도하는 기업은 환경 파괴를 일삼는 기업보다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친환경성을 과장 홍보는 소비자들의 허탈함을 불러올 수 있다. 소비자가 환경 마크만 믿고 구매해도 친환경 소비로 곧바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업들의 노력이 더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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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로운 일이 가장 궁금합니다. 저널리즘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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