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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지사 선거의 최대 쟁점은 '강원도 청사 신축 이전'입니다. 지난 1월 최문순 지사가 옛 미군기지 터(캠프페이지)로 강원도 청사 신축이전 계획을 발표했지만, 반대의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원하는 캠프페이지 활용은 무엇일까요. 평화를 교육하는 시민사회단체 피스모모의 김가연 리서치랩 실장이 4회에 걸쳐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편집자말]
춘천 캠프페이지. 오염 물질이 발견돼 유적 발굴조사는 물론 부지 개발이 잠정 중단됐다.
 춘천 캠프페이지. 오염 물질이 발견돼 유적 발굴조사는 물론 부지 개발이 잠정 중단됐다.
ⓒ 피스모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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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년 한국전쟁 중 강원도 춘천에 자리잡은 캠프페이지는 2013년 시민에게 개방되기까지 60년이라는 시간 동안 폐쇄돼 있었습니다. 시민에게 개방되었다는 상징적인 순간도 잠시, 심각한 오염으로 인해 그로부터 10년이 지나도록 다시 방치돼 있습니다.

미군이 빠져나간 땅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으려나 기대했지만 돌아온 건 죽은 땅이었습니다. 춘천에 기반을 두고 활동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은 옛 미군기지 터(아래 캠프페이지)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지난 24일 오동철 춘천시민사회연대 운영위원장, 정윤경 전 춘천여성민우회 대표, 이기찬 강원피스투어 대표에게 캠프페이지에 대해 물었습니다.

춘천시·강원도가 시민들과 불통하는 이유
 
 정윤경 전 춘천여성민우회 대표(좌), 이기찬 강원피스투어 대표(우)
  정윤경 전 춘천여성민우회 대표(좌), 이기찬 강원피스투어 대표(우)
ⓒ 피스모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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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에 대학 시절을 춘천에서 보냈던 정윤경 전 춘천여성민우회 대표는 캠프페이지와 관련된 기억으로 성매매 집결촌을 꼽았습니다. 당시 시내버스를 타고 지나가며 보게 되는 캠프페이지 주변의 풍경이 춘천의 시가지 풍경과 너무 달라 그 이질감을 또렷이 기억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정 전 대표는 강원도청사의 캠프페이지 활용과 관련하여 춘천시와 강원도가 마치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해치우려고 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캠프페이지를 활용문제는 굉장히 큰일이잖아요. 많은 이들과 충분히 소통해야 하는데, 도청 신축 이전과 관련한 소통은 많이 부족했죠. (춘천시는) 그저 빨리 해치워 버리려는 거 같았어요."

정 전 대표는 춘천의 시민사회단체들과 일부 춘천시의원들이 강원도청사 신축 이전과 관련해 '시간을 두고 장기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이 사안에 대한 춘천시민들의 관심이 높지 않아 춘천시와 강원도가 공론화의 과정을 가볍게 여기는 것 같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춘천시민들의 무관심은 그간 지속되어 온 불통의 경험에서 기반한 냉담함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2012년부터 춘천에서 살고 있는 이기찬 강원피스투어 대표의 생각도 비슷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춘천시민들은 캠프페이지에 큰 기대가 없는거 같아요. '정말 저게(캠프페이지) 우리 동네에 거대한 변화와 발전을 가져올 거야'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이 없는 편이죠. 다만 토양 오염 문제를 잘 해결하고, 공원을 만들면 좋겠다는 정도죠."
 
오동철 춘천시민사회연대 운영위원장
 오동철 춘천시민사회연대 운영위원장
ⓒ 피스모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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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캠프페이지 반환과 관련해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활동해 왔던 오동철 춘천시민사회연대 운영위원장은 캠프페이지 반환의 문제를 '국가폭력'의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군기지 문제는 국가 폭력의 문제로 다루어야 해요. 공공 소유였던 땅도 있었지만 (미군기지가 있던) 근화동 지역을 중심으로 민간인 소유지가 굉장히 많았어요. 그런데 미군이 여기 주둔하는 바람에 강제로 땅을 뺏긴 거죠. 우리나라 법에는 군 훈련장이나 군부대 시설처럼 국가에 의해서 증발된 토지가 사용 목적이 끝났을 때는 반드시 소유주에게 돌려주게 돼 있거든요. 우선권이 원소유주한테 있단 말이에요. 하지만 (반환 과정에서) 캠프페이지는 그런 절차가 전혀 없었어요."
 

오 위원장은 캠프페이지를 돌려받지 못한 시민의 땅으로 인식했습니다. 

"캠프페이지는 반환 미군기지 협정이 맺어진 이후 춘천시에 반환되는 과정에서 수많은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쳤어요. 캠프페이지를 시민 공원화하자는 의견이 제일 많았죠. 전임 시장들도 캠프페이지를 시민공원으로 하는 걸로 결정해서 설계까지 했었단 말이에요. 그 일부에 개발이 되려면, 사실 도청사가 들어가는 것도 공공이라고는 하지만 시민들과 합의돼야 하는 문제잖아요."

오 위원장은 현재 지방선거에 출마한 지자체장들에게 도청사 이전 건을 원점에서 재검토해달라는 취지의 질의서를 보냈다고 합니다. 공론화·토론·이해 등 여러 과정이 부족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방선거에 출마한 지자체장 후보들 중 일부는 오 위원장의 질의에 대해 아직 응답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국민의힘 쪽 후보들은 원점 재검토한다고 답변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정작 진보 후보들은 답변도 안 하고 있어요. 김진태 국민의힘 강원도지사 후보, 최성현 국민의힘 춘천시장 후보, 이광준 무소속 춘천시장 후보도 캠프페이지에 도청사를 지으면 절대 안 된다고 얘기해요. 이광준 후보는 오히려 군부대를 이전시키고 그 자리에 도청을 짓는 게 맞다고 하죠."

이런 맥락에서 그는 "이번 지방선거가 각 정당 간 정책 차별성이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렇기에 '특정한 공약보다는 그동안의 과정'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보수 정당이 해왔던 행태들을 분명히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표면적으로 달라진 모습만 갖고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과거까지도 세밀하게 들여다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6월 1일 지방선거, 춘천시민들과 강원도민들이 집중했으면 하는 키워드로 오 위원장은 '과정'을 말했습니다.

시민들이 캠프페이지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로 이어지는 그 과정을 들여다보고, 그 역사적 맥락 속에서 시민들의 땅이 시민들의 것이 되도록 만드는 선택이 바로 지방선거이기 때문입니다. 미군으로부터 돌려받았으나 돌려받지 못한 개방되었지만 오염으로 여전히 폐쇄되어 있는 그 땅을 온전히 시민의 것으로 회복하는 것은 결국 춘천 시민과 강원도민들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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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모모의 리서치랩 실장과 피스모모평화/교육연구소의 연구실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도덕적 상상력』(레더락 저, 글항아리, 2016)과 『체계적인 평화세우기』(리사 셔크 저, 대장간, 2014), 『갈등 영향 평가와 평화세우기』(리사 셔크 저, 피스모모, 2021) 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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