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안방에서 열린 NC와의 주말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김종국 감독이 이끄는 KIA 타이거즈는 22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서 홈런3방을 포함해 장단 8안타를 때려내며 8-6으로 승리했다. 경기 막판 NC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주말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한 KIA는 이날 롯데 자이언츠에게 4-5로 재역전패를 당한 두산 베어스를 7위로 끌어 내리고 삼성 라이온즈와 함께 공동 4위로 순위를 한 계단 끌어 올렸다(23승20패).

KIA는 선발 이의리가 5이닝4피안타4사사구5탈삼진1실점으로 시즌 2번째 승리를 챙겼고 6회부터 4명의 투수가 차례로 등판해 1이닝씩 던지며 승리를 지켰다. 타석에서는 1회말 역전 3점 홈런을 작렬한 나성범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가운데 이 선수가 프로 데뷔 후 첫 연타석 홈런과 함께 3안타4타점2득점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며 김종국 감독에게 행복한 고민거리를 던져줬다. KIA의 좌익수경쟁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이창진이 그 주인공이다.
 
 1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9회초 KIA 이창진이 솔로홈런을 치고 홈에서 축하를 받고 있다.

1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9회초 KIA 이창진이 솔로홈런을 치고 홈에서 축하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

 
2019년 신인왕 후보 중 WAR 가장 높았던 이창진

2008년부터 2016년까지 9년 연속 중고신인왕이 탄생했던 KBO리그는 2017년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와 2018년 강백호(KT 위즈)라는 걸출한 신인이 등장하면서 다시 '순수신인왕 시대'로 접어 들었다. 이정후와 강백호라는 역대급 신인을 목격한 야구팬들은 2019년에는 또 얼마나 대단한 신인이 등장할지 기대를 높였다. 2019년에도 투타에서 뛰어난 선수들이 대거 프로무대에 도전장을 던졌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2019년 신인왕의 주인공은 1997년의 이병규(LG 트윈스 2군 타격코치) 이후 22년 만에 LG구단에 신인왕 타이틀을 가져다 준 '광속 사이드암' 정우영이었다.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앞세워 입단 첫 해부터 LG의 필승조로 자리 잡은 정우영은 루키 시즌 56경기에 등판해 4승6패1세이브16홀드 평균자책점3.72의 성적으로 생애 한 번 밖에 받을 수 없는 신인왕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그 해 신인왕이 결정된 이후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신인왕 투표에 대해 약간의 논란이 있었다. 당시 정우영은 홀드 숫자를 제외하고 KIA의 중고신인이었던 우완 전상현에게 대부분의 지표에서 밀렸던 게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시 신인왕 후보 중에는 그 해 신인왕 자격을 갖췄던 모든 선수들 중에서 가장 높은 승리기여도(WAR)를 기록했던 KIA의 외야수 이창진(2.46,스탯티즈 기준)도 있었다.

대학시절까지 2루와 3루를 오가는 내야수로 활약하던 이창진은 201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6라운드 전체 50순위로 롯데에 지명되며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이창진은 롯데에서 2년 동안 단 두 타석에 선 후 2015년 박세웅(롯데)과 장성우(KT)가 중심이 된 5:4 트레이드 때 KT로 이적했다. KT 이적 후 첫 시즌에 13경기에 출전한 이창진은 2015 시즌이 끝난 후 상무에 입대했고 공교롭게도 이창진이 군에 있는 사이 KT는 대형내야수 황재균을 영입했다.

이창진은 전역 후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주목을 받았지만 내외야 겸직이 가능한 오태곤(SSG랜더스)과의 경쟁에서 밀렸고 결국 2018년 6월 트레이드를 통해 KIA로 다시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이창진은 KIA에서도 취약포지션이었던 3루에서 경쟁을 할 것이 유력했지만 2019년 초반 KIA의 새 외국인 외야수 제레미 해즐베이커가 지독한 부진에 빠지면서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

최근 5경기 5할 맹타로 좌익수 주전 입후보

로저 버나디나(퀴라소 넵튜누스)를 대체할 KIA의 새로운 주전 중견수로 낙점 받았던 해즐베이커는 11경기에서 타율 .164 2홈런5타점6득점이라는 민망한 숫자를 남기고 한국무대를 떠났다. 그리고 김기태 감독과 박흥식 감독대행은 백업 외야수 역할을 기대하고 1군에 콜업했던 이창진을 2019년 KIA의 새 주전 중견수로 활용했다. 2019년 133경기에 출전한 이창진은 타율 .270 6홈런48타점57득점의 준수한 성적으로 신인왕 투표 2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창진은 이후 2년 동안 2019년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2020년에는 .330의 고타율을 기록했지만 고질적인 허리부상 때문에 단 22경기에 출전하는데 그쳤다. 그리고 작년에는 105경기에 출전해 김호령과 함께 KIA 챔피언스필드의 중견수 자리를 지켰지만 타율 .209 3홈런33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작년 이창진의 활약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일부 야구팬들은 2019년의 활약이 우연이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올 시즌 중견수 소크라테스 브리또와 우익수 나성범으로 주전 외야를 꾸린 KIA는 좌익수 한 자리를 두고 여러 선수들을 경쟁시켰다. 먼저 기회를 잡은 거포 유망주 김석환은 21경기에서 타율 .161 1홈런3타점에 허덕이며 아직 1군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김석환 대신 주전 좌익수로 나선 이우성도 좋은 활약을 펼치다가 최근 5경기에서 타율 .125(16타수2안타)로 부진에 빠졌다. 이에 김종국 감독은 다음 차례로 이창진에게 기회를 줬다.

최근 5경기 연속 주전 좌익수로 출전하고 있는 이창진은 15타수8안타(타율.533) 3홈런5타점6득점을 기록하며 KIA 타선 전체에서 가장 좋은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더욱 대단한 사실은 이 성적들을 7번 또는 8번 타순에서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창진은 22일 NC전에서도 7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2회와 3회 연타석 홈런을 비롯해 3안타1볼넷으로 4출루 경기를 만들며 KIA의 승리를 견인했다.

프로필 신장이 173cm에 불과한 이창진은 거구들이 즐비한 프로무대에서는 신장도 작은 편이고 통산 도루성공률도 56.5%(13/23)에 불과할 만큼 폭발적인 스피드의 소유자도 아니다.

하지만 뛰어난 배트 컨트롤과 평균 이상의 장타력, 그리고 타석에서의 적극성을 두루 갖춘 쓰임새가 많은 외야수임에 분명하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KIA의 타선에 황대인과 이우성, 박동원에 이어 이창진까지 매력적인 우타자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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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KIA 타이거즈 이창진 연타석 홈런 좌익수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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