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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30일 차별 없는 서울 대행진 집회에서 각 단체 대표들이 '서울로부터 사회대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4월 30일 차별 없는 서울 대행진 집회에서 각 단체 대표들이 "서울로부터 사회대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 여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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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한 도시를 아는 편리한 방법은 거기서 사람들이 어떻게 사랑하며 어떻게 죽는가를 알아보는 것이다."

소설 <페스트>의 첫 문장이다. 코로나 3년 차에 접어든 현실은 알베르 카뮈가 쓴 <페스트>의 상황과 흡사했다. 전염병이 휩쓸고 간 자리는 취약한 계층들부터 하나 둘 쓰러져갔다.

이 와중에 2021년 4.7 보궐선거에 내건 '○○분 도시'라는 슬로건은 제법 인기를 끌었다. 안 이달고 파리시장의 15분 도시는 감염병 시대의 새로운 도시의 대안이자 사회적 순환 경제, 탄소배출 절감을 위한 근접성의 도시 모델이었다. 그런데 서울시장 후보로 나온 박영선의 '21분 도시'와 박형준의 '15분 도시'는 서울을 경제성장과 토건 개발도시를 만들겠다는 공약으로 둔갑했다.

박영선과 박형준의 21분과 15분의 도시는 난개발 관광에 대형 공항을 착공하고, 쇼핑센터를 세우고, 아파트 땅 투기를 부추기는 도시 정책이었다. 이는 친환경을 위장한 가짜 녹색 도시를 만드는 것과 같다.

오세훈 시장은 취임 후 서울 좌표를 과거에서 미래로 바꾸겠다며 '서울 2040'을 발표했다. '서울 2040'은 서울이 아직도 개발 시대의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한 도시인 것처럼 보인다. 특히 문재인 정부에서 과열된 부동산 정책으로 민심을 자극해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와 함께 새로운 모델을 발굴해 공급을 늘리겠다고 한다. 

오 시장은 재개발 규제완화정책을 발표한 뒤 민간 재개발 광풍을 부추겼다. 제2의 서울형 4대강을 만들고 한강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고 한다. 도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금융경쟁력을 강화하고 역세권 주거지역을 복합개발할 수 있게 하겠다 한다. 서울시가 앞장서고 민간이 움직이면 개발지역으로 종 상향하고 용적률을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도시의 무질서한 고밀개발은 '녹색'이라는 이름으로 둔갑해 서울을 재난에 취약한 도시로 만든다는 뜻이다.

오 시장은 취임 후 시민 민주주의를 기만했다. 시민단체, 마을 도시재생, 사회적 경제, 주민자치 등 12개 시민사회 분야의 민간위탁·보조 사업을 문제 삼았다. 그는 "시 곳간이 시민단체의 ATM"이라며 예산을 깎거나 사업을 없앴다. 12개 분야 예산 지원 규모는 전체 민간위탁·보조사업의 6%가량이다. 예정된 사업의 예산을 최대 70% 깎고, 10년 치 모든 자료를 내놓으라면서 감사를 했다. 시민사회 거버넌스를 깨고 풀뿌리 민간단체와 서울시의 '협치'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 

게다가 '차별을 뚫고 평등으로 나아가자'는 시민들의 목소리에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국정감사에서는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사단법인 설립에 대한 시정 질문을 받자 "동성애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서울시가 어느 한쪽 입장에서 판단하기는 적절치 않다"라고 했다. 불특정 다수의 정체도 없는 '사회적 합의'를 운운하며 책임을 전가했다.
 
지난 5월 1일 노동자의 날 1만 5천 명의 노동자가 광화문에 모여 서울로부터 사회 대전환을 외치고 있다.
 지난 5월 1일 노동자의 날 1만 5천 명의 노동자가 광화문에 모여 서울로부터 사회 대전환을 외치고 있다.
ⓒ 여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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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 10명 가운데 8명이 자산 불평등이 심각하다고 느낀다. 실제로 서울은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도시다. 자산 불평등은 심화되었고 서울 시민의 대다수가 1인 가구이자 월세로 살고 있다.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해놓고 저임금의 위험한 일자리만 있다. 양질의 일자리 예산은 모조리 삭감했다. 또한 서울 부동산 가격이 치솟으면서 주거 및 청년 내부의 자산 격차를 증폭시켰다. 자산 가치의 상승률이 높을수록 자본 소유자들의 자산은 빠르게 축적되고 격차는 끝도 없이 벌어졌다. 

집은 투기의 대상이자 '영끌'의 주어다. '땀'의 가치보다 '땅'의 가치가 높아졌다. 서울 택지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세입자들끼리의 갈등도 심화되었다. 철거민들은 흩어지고 건물주들이 단체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부동산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대형 재개발을 부추기고 집단행동과 담합을 일삼고 있다. 이는 무주택자를 위한 정책이 아니라 다주택 소유자와 개발 건설업자들의 투기를 부추기는 꼴이다. 

서울의 집값을 해결하려면 수도권의 인구 과밀부터 막아야 한다. 인구 과밀은 교통혼잡을 유발하고, 오염물질을 과잉 배출하는 기후위기의 근원이다. 서울을 제외한 지방 소멸은 이미 가속화되었다. 단지 지역불균형과 지방 경기침체의 문제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의 지속적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대한민국 전체가 서울에 종속되고 경제적 부가 서울로 빨려 들어가는 속에서 보이지 않는 이들이 비명횡사하고 있다. 서울을 분산하지 않고는 대한민국 자본주의 경제에 내재된 모순을 바로 잡을 수 없다. 서울의 불평등 문제는 서울이 가진 특권을 지양하고 공간의 분할과 해체를 시도해야만 해소될 수 있다.

송파 세 모녀의 죽음을 기억하는가. 2017년 12월 정부가 발표한 임대사업자 종합대책은 조세혜택을 확대했고, 무제한 담보대출을 허용하고 건강보험료를 감면했다. 송파 세 모녀에게도 깎아주지 않은 건보료를 임대사업자에게 깎아주는 곳이 바로 서울이다.

'코로나 너머 서울을 만드는 사람들' (너머서울)은 차별 없는 서울 대행진에서 "불기차(불평등, 기후위기, 차별) 서울로부터 사회 대전환"이라는 슬로건을 걸었다. 진보정치의 위기, 노동운동의 위기, 시민사회의 위기 속에서 우리를 묶는 결속력을 갖기 위해서다. 이속에서 진보단일후보를 내는 성과도 보았다. '서울로부터 사회 대전환'이라는 구호 속에는 지워진 사람들, 억압받고 차별받는 '을'들의 외침이 담겼다.

신자유주의의 헤게모니 속에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서울로부터 사회 대전환을 만드는 일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새로운 서울을 만드는 것이 곧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지름길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너머서울 언론홍보팀 활동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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