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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이 쉬는 시간을 보내는 장소.
 초등학생이 쉬는 시간을 보내는 장소.
ⓒ 전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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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시간을 운동장(놀이터와 강당 포함)에서 보내는 초등학생이 대구광역시는 1%인 반면, 전라남도는 이보다 95배 많은 95%인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영향도 있지만 시도별 교육환경 편차에 따른 교원 지도문화의 차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전국 초등학교 4~6학년 1841명을 대상으로 벌인 '2022 어린이 생활과 의견조사' 결과를 3일 살펴봤더니, '쉬는 시간을 보내는 장소'(중복 응답 허용)에 대해 '교실'이 90.7%로 가장 많았다. 이어 복도 30.2%, 화장실 15.9%, 운동장 12.7%, 도서관 3.8% 순이었다.

대부분의 초등학생이 쉬는 시간에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운동장에 나가지 못한 채 교실이나 복도 등지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초등학생들의 서술식 답변에서도 확인된다.

"놀지 못한다. 놀고 싶어요."
"가끔씩 복도에서 창문으로 운동장을 내다본다."
"쉬는 시간이 없을 때가 많다."
"교실에서 배운 것을 배움 노트에 정리한다."
"(담임 선생님이) 쉬는 시간에 운동장, 놀이터, 도서실, 강당에 못 가게 하는데요?


이런 '쉬는 시간' 운영은 시도별로 편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이 쉬는 시간을 보내는 곳으로 서울특별시의 경우 교실과 운동장이 각각 95.1%와 8.4%로 간극이 무척 컸다. 역시 대도시인 대구광역시의 경우에는 간극이 더 심해 교실과 운동장이 각각 96.5%와 1.3%였다.
 
초등학생이 쉬는 시간을 보내는 장소.
 초등학생이 쉬는 시간을 보내는 장소.
ⓒ 전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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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은 한국에 '아동 쉴 권리' 권고했지만...
      
반면, 농산어촌이 상대적으로 많은 전라남도의 경우 교실과 운동장 비율이 82.1%와 94.8%로 비슷했다. 쉬는 시간에 학생들이 자율로 운동장에 나가도록 허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전교조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과밀학급, 거대학교 등으로 학생 간 거리 두기가 어려운 도시 지역 학교의 경우 방역 문제로 인해 학생의 교실 밖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확진자 수가 적었던 지역의 경우 학생 활동이 자유롭게 보장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 시대 이전에도 상당수 초등학교의 경우 '안전사고 예방' 등의 이유를 들어 학생들의 쉬는 시간 운동장 출입을 사실상 막는 경우가 많아 학교별, 교육청별 교원 지도문화의 차이도 작용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초등학생들의 38.7%는 '학교 쉬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고 답했다. 또한 '하교 후에 친구들과 놀지 않는다'는 답변 또한 43.2%에 이르렀다. '집에 돌아가는 시간'에 대해 '오후 6시 이후'라고 답한 학생이 57.3%였다. '오후 8시 이후'란 답변도 16.4%에 이르렀다. 방과후 사교육을 받다 보니 집에 늦게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초등학생의 17.1%는 '평일 여가 시간이 1시간도 안 된다'고 답했다. 여가 시간 2시간도 누리지 못하는 초등학생까지 포함하면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4.6%였다.

2019년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우리나라 교육부에 "과도한 학습 시간으로 여가 활동을 즐기지 못하는 아동의 놀 권리와 쉴 권리 보장하라"고 권고했지만, 현실은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태그:#초등학생, #쉬는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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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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