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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이두봉 인천지방검찰청 검사장을 상대로 검찰의 공소권 남용 사건을 질의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이두봉 인천지방검찰청 검사장을 상대로 검찰의 공소권 남용 사건을 질의하고 있다.
ⓒ 국회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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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윤석열 사단' 검사를 수사할 수 있을까.

공수처가 최근 검찰의 공소권 남용 사건 수사 검사와 당시 검찰 지휘부를 입건하면서, 본격적인 수사 개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피의자에 '윤석열 사단'의 대표적 인물인 이두봉 인천지방검찰청 검사장이 포함된 탓이다.

다만, 자동 입건(사건번호 부여)으로, 공수처의 수사 의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이 사건의 본격적인 수사를 통해 공수처가 검찰 견제 기관으로서 그 존재 의의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이두봉 검사장의 경우, 윤석열 당선인과의 근무 인연을 살펴보면 한동훈 검사장(법무부장관 후보자)과 비견될 정도로 특별하다. 윤 당선인은 2018~2019년 이두봉 1·4차장검사, 한동훈 3차장검사와 함께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이끌었다.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에 오르자, 두 사람은 각각 반부패·강력부장(한동훈)과 과학수사부장(이두봉)으로 대검에 입성했다. '조국 사태' 이후인 2020년 1월 두 사람 모두 '추미애 법무부'에 의해 대검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이두봉 검사장이 한 일

"검사가 수사권 가지고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입니까."

2016년 12월 대전고등검찰청 검사였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한 말로, 뭇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는 이두봉 인천지방검찰청 검사장은 대법원이 인정한 '깡패'라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니다. 이 검사장은 대법원이 사실상 검찰의 보복기소를 인정한 사건의 핵심인물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은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인정해 항소심의 공소기각 판결을 확정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 주목을 받았다. 

이 사건의 피해자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의 피해자이기도 한 유우성씨였다. 앞서 검찰은 유우성씨를 간첩으로 의심하며 재판에 넘겼지만, 1심(2013년 8월)에 이어 항소심(2014년 4월)에서 잇따라 무죄가 선고됐다. 그 과정에서 국가정보원의 증거 조작이 드러났다. 여기에 연루된 검사들도 징계를 받았는데, 검찰은 곧 유씨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다시 재판에 넘겼다. 이는 4년 전 검찰 스스로가 기소유예한 사건이었다. 검찰이 보복 기소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2016년 9월 서울고등법원은 검찰의 당시 기소가 공소권 남용에 해당한다면서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고, 5년이 지난 2021년 10월 대법원은 이를 확정했다. 사실상 '보복 기소'였음을 인정한 셈이다. (관련기사 : 검찰의 유우성 보복성 기소, 대법원이 인정했다 http://omn.kr/1vjzt)

대법원 판결 한 달 뒤, 유우성씨는 자신을 보복 기소한 검사들을 공수처에 고소했다. 그 대상은 담당 검사였던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안동완 검사(현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장), 이두봉 형사2부장검사(현 인천지검장), 그리고 당시 서울중앙지검 지휘부다.

대법원 판결이 나온 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이 자리엔 공교롭게도 유우성씨 변호인을 맡았던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두봉 검사장이 참석했다. 김용민 의원은 이두봉 검사장에게 사과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 이두봉 지검장은 "업무처리에 유의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하면서도, 끝내 사과하지 않았다.

이후 <오마이뉴스>는 이 검사장에게 여러 차례 관련 사건의 내용을 문의했지만, 단 한번도 답변을 듣지 못했다. 

공수처, 수사 의지 있나

공수처는 유우성씨가 고소한 사건을 최근 입건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자동 입건"이라고 부연했다. 공수처 사건사무규칙에 따라 자동적으로 사건번호를 부여한 것일 뿐,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 것은 아닌 셈이다.

공수처가 이 사건을 수사할 의지가 있는지는 '물음표'다. 유우성씨 변호인 김진형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고소 이후 전혀 연락이 없어서, 1~2주 전에 공수처에 연락해봤더니 재배당으로 담당 검사가 변경돼서 이제 기록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왜 재배당을 했는지 납득되지 않는다. 지금 공수처가 적극적으로 수사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최근 공수처는 존폐 위기를 맞고 있다. 공수처에 비판적인 새 정부가 들어서면, 공수처는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공수처가 '윤석열 사단' 이두봉 검사장을 수사하면서 그 존재 의의를 증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태그:#이두봉 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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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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