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대국민 영상 메시지 갈무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대국민 영상 메시지 갈무리.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관련사진보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마침내 회담장에서 마주 앉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7일(현지 시각) '벨라루스 국경 지역에서 러시아 측과 어떤 전제 조건도 없이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대통령실의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보좌관도 "우크라이나 측으로부터 28일 오전 벨라루스 고멜 지역에서 회담하는 것을 확인받았다"라고 밝혔다.

앞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회담 장소를 놓고 충돌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사태에서 자신들을 지지하는 폴란드를, 러시아는 오랜 동맹국인 벨라루스를 회담 장소로 주장하면서 난항을 겪다가 결국 합의에 도달했다. 

우크라 대통령 "회담 안 믿지만... 시도라도 해본다"

그러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회담 결과를 회의적으로 전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대국민 영상 메시지에서 "솔직히 회담 결과를 믿지 않지만, 대표단에 시도라도 해보라고 했다"라며 "우크라이나 국민 단 한 명이라도 내가 대통령으로서 전쟁을 끝내려고 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도록 노력해달라고 대표단에 전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악의 길을 걷고 있다"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범죄 행위에서 대량학살의 조짐이 보인다"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가 러시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결권을 박탈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러시아군은 수도 키예프를 향해 진격하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의 강한 저항에 막혀 진격 속도가 느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기자들에게 "러시아가 이번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군 전투력의 3분의 2를 사용했다"라고 말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내고 "러시아군이 특수 작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했다"라고 밝혔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 공격에 사상자가 나왔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러시아군이 입은 피해는 우크라이나군보다 훨씬 적다"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핵 억지력 준비... 미국 "전쟁 키운다" 반발 
 
2022년 2월 21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푸틴이 우크라이나 동부 분리주의 지역의 독립을 인정하면서 서방과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022년 2월 21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푸틴이 우크라이나 동부 분리주의 지역의 독립을 인정하면서 서방과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 AP

관련사진보기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핵무기 운용 부대의 경계 태세를 강화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박을 한층 강화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TV 연설에서 "핵 억지력 부대(nuclear deterrent forces)의 특별 전투임무 돌입을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에게 지시했다"라고 밝혔다. 핵 억지력 부대는 러시아가 보유한 핵무기를 관장하는 부대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 국가들이 경제 분야에서 러시아에 대해 비우호적인 행동을 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회원국의 고위 관리들도 러시아를 향해 공격적인 발언을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전날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러시아 은행을 배제하는 강력한 제제를 부과하기로 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미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하기 전 보였던 패턴을 다시 사용하고 있다"라며 "추가 공격을 정당화하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 위협을 만들어내고 있다"라고 맞섰다.

린다-토머스 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도 미 CBS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방식으로 이 전쟁을 키우고 있다"라며 "우리는 가장 강력한 방법으로 그의 행동을 막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이 세상을 공포로 몰아넣기 위해 모든 수단을 써왔기에 나는 (핵 억지력 부대 경계 태세에) 놀라지 않았다"라며 "이는 오히려 그에게 책임을 묻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독일 베를린과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등 유럽 대도시에서는 대규모 인파가 모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태그:#우크라이나, #러시아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댓글5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