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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 급증 배경을 분석하는 <가디언> 갈무리.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 급증 배경을 분석하는 <가디언> 갈무리.
ⓒ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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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가 세계 최대인 90만 명을 넘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 코로나19 리소스센터 집계에 따르면 미국의 누적 사망자는 7일 기준 90만2000여 명으로 브라질(63만 명), 인도(50만 명), 러시아(33만 명) 등을 압도한다.

인구 대비로 볼 때 100만 명당 2700명 정도가 코로나19로 인해 숨진 것으로 전 세계 20위에 해당하며, 고소득 국가 중에서는 단연 최고다. 유럽에서도 미국보다 사망률이 높은 곳은 그리스, 폴란드, 우크라이나 등 의료 체계가 빈약한 국가들뿐이다. 

사망자가 90만 명을 넘었다는 소식을 접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 성명을 내고 "최소 1차 백신을 접종한 2억5천만 명의 미국인 자신뿐 아니라 가족과 지역 사회를 보호하러 나선 것"이라며 "그 덕분에 100만 명 넘는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라고 백신 접종을 촉구했다.

"미, 국가가 개인에 책임 떠넘겨... 결과 참담"

그러나 미국의 백신 접종률이 부진한 이유는 국가가 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겼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영국 <가디언>은 "미국의 사망자가 90만 명을 넘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며 "국가적으로 지속·능동적인 방식으로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하지 않고 많은 책임을 개인에게 떠넘겼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엄청난 소득 불평등과 열악한 의료 체계, 극심한 정치적 분열이 있는 나라에서 그 결과는 참담했다"라고 분석했다.

브라운대학 공중보건대학원의 메건 래니 교수는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작 많은 가장 명백한 이유는 백신 접종 및 추가 접종률"이라며 "미국의 백신 접종률은 대부분의 다른 고소득 국가보다 낮다"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넉넉한 백신 물량에도 불구하고 전체 인구의 약 64% 만이 백신 접종을 완료했고, 추가 접종률도 48%에 그치고 있다.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 중 절반이 백신 출시 이후에 나온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것은 부작용 우려, 가짜뉴스 범람, 정치적 갈등 여러 배경이 있지만 백신에 대한 접근성도 꼽힌다. 

백신 만든 나라인데... 맞고 싶어도 못 맞아 

하버드대학 보건대학원의 윌리엄 해니지 교수는 "부유한 사람들은 백신 접종의 기회가 많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지금도 백신을 맞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부작용으로부터 회복할 시간도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미국인의 약 15~20%가 백신 접종에 관심이 있다고 말한다"라며 "가난한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은데 백신도 맞지 못하면서 이중고(double whammy)에 처해 있다"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미국이 주요 7개국(G7) 국가 중 경제적으로 가장 불평등하며, 여전히 병가를 보장하지 않고 선택적 의료보험 체계를 고집한다고 비판했다. 

해니지 교수는 "유급 병가가 없다는 것은 너무 충격적"이라며 "병가는 다른 사람에게 감염되는 것을 막아줘서 오히려 일터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라며 "또한 미국은 의료보험이 부족한 사람들은 의사의 진료를 받으려면 더 오래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위험하다"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정부의 권한과 신뢰도가 낮아 봉쇄,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의무를 따를 가능성이 낮아서 이를 주정부 및 지방정부 지도자에게 맡기는 것도 취약점으로 지적된다.

래니 교수는 "사회적 불평등은 여러 방식으로 사망률을 높여왔고, 코로나19로 인해 더 이상 이를 숨길 수 없게 됐다"라며 "그러나 이번 기회를 통해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면 미래의 손실을 막을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태그:#코로나19, #백신,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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