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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9일부터 '공동 법률 대응을 위한 스타트업' 화난사람들 웹사이트에서 '장애인 이동권 투쟁, 돌아온 건 손해배상소송' 프로젝트의 소송모금과 탄원인 모집이 진행 중입니다. 프로젝트의 주체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입니다. 화난사람들 에디터인 저는 해당 프로젝트를 소개하기 위해 인터뷰 콘텐츠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장애인 이동권 투쟁에 걸린 손해배상 소송모금 프로젝트를 하다 보니 아무래도 여러 부정적인 시선에 부딪히게 되었는데요. 이 기사를 통해 사람들이 장애인 시위에 대해 흔히 가지고 있는 오해를 풀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기자말]
지난 12월, 서울교통공사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시위를 이유로 지하철 4호선 혜화역 2번 출구 엘리베이터를 폐쇄했습니다. 엘리베이터 앞에는 ‘금일 예정된 장애인 단체의 불법시위(휠체어 승하차)로 인하여 이용시민의 안전과 시설물 보호를 위하여 엘리베이터 운행을 일시 중지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었습니다.
 지난 12월, 서울교통공사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시위를 이유로 지하철 4호선 혜화역 2번 출구 엘리베이터를 폐쇄했습니다. 엘리베이터 앞에는 ‘금일 예정된 장애인 단체의 불법시위(휠체어 승하차)로 인하여 이용시민의 안전과 시설물 보호를 위하여 엘리베이터 운행을 일시 중지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었습니다.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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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솔직히 난 장애인 시위 남일 같지 않음"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습니다.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지하철 이동권 문제에 공감하게 됐다며, 함께 장애인 시위를 지지해달라는 내용이었는데요. 작성자는 시위를 이끈 장애인 단체가 서울교통공사 측으로부터 손해배상소송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리며, 장애인 단체 측을 지원하기 위한 소송비용 모금 동참을 촉구했습니다. 

그런데 이 게시물에 비난을 담은 댓글 수백 개가 달렸습니다. 충격적인 것은 대부분이 장애인 단체 측을 상대로 소송을 건 '서울교통공사' 직원의 댓글이었다는 점입니다. "시위하는 장애인은 벌레다", "소송 너무 잘했다" 등의 비방 및 조롱 조의 댓글도 난무했습니다.

장애인 이동권 투쟁을 이끌고 있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활동가들이 직접 나서 댓글을 읽고 답변을 했습니다.

"이미 충분하다는 말은 맞지 않습니다"
 
ⓒ 블라인드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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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지하철 시위 왜 하는지 모르겠지만..."

"장애인 이동권 투쟁은 2001년 오이도역 지하철 리프트 사망사고* 후 가열차게 시작되었습니다. 20년의 장애인이동권 투쟁으로 바뀐 것도 물론 많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장애인들은 일상 속에서 대중교통 이용에 어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2022년까지 서울 모든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100% 설치하겠다고 했지만 2022년 예산에는 일부 역사에 대한 공사비가 책정되지 않았습니다.

이동권 투쟁의 결실로 2005년 제정된 교통약자의이동편의증진법(약칭 '교통약자법') 역시 아직 미비한 점이 많습니다. 21대 국회에 교통약자법 개정안이 총 53건 발의되었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여러 개의 개정안을 병합심사하여 2차례 개정이 이루어졌지만, 예산이 수반되고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낸 법 개정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장애인 단체들은 좌절하지 않고 할 수 있는 행동을 계속해왔습니다. 논란이 된 지난 12월 출근길 지하철 시위가 그 일환입니다. 이 시위를 통해 언론과 국회의 주목을 받으면서, 12월 31일에 비로소 의미 있는 교통약자법 개정이 이루어졌습니다.

12월 31일에 개정된 교통약자법에 담긴 내용은 버스 대·폐차(차령이 만료된 버스를 다른 버스로 교체하는 것) 때 저상버스 도입 의무화와 광역이동지원센터(장애인콜택시 등 특별교통수단 이동지원센터)의 국비지원이 주요 내용이고, 2015년 발표한 '장애인 이동권 증진을 위한 서울시 선언' 약속을 지키라는 것이 주요 요구사항입니다."

(*2001년 1월 22일, 지하철 4호선 오이도역에서 장애인 노부부가 지하철을 이용하기 위해 역 출구에 설치된 리프트를 타다가 떨어져서 사망한 사고를 말합니다. 이 날을 계기로 소수의 장애인들이 '장애인이동권연대(이동권연대)'를 결성, 지난 20년 간 ▲지하철역사에 엘리베이터 설치 ▲저상버스 도입 ▲특별교통수단 도입 등을 요구하며 이동권 투쟁을 해왔습니다. - 기자 주)
 
ⓒ 블라인드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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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역사에는 엘리베이터 설치할 만큼 했는데?"

"현재 서울시 지하철의 엘리베이터 설치율은 92.2%입니다. 서울시 1~8호선 전체역사 283개역 중 엘리베이터 1역 1동선 확보된 역은 261개입니다. 공사 중인 6개역을 제외하고 여전히 엘리베이터가 없는 16개역 주변에는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나 교통약자들은 피해서 살아야 할까요?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지 않은 역 주변에 사는 지인은 만나러 가지 않아야 하고, 약속도 잡지 않으면서 살아야 할까요? 

이미 충분하다는 말은 맞지 않습니다. 지하철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장애인만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노약자, 몸이 불편하거나 무거운 것을 든 사람들까지 많은 비장애인이 이용합니다. 모든 역사에 더 충분한 엘리베이터가 설치된다면 모두에게 좋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 블라인드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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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시위 봤는데 이동권이랑 상관없는 피켓 들고 있던데?"

"장애인의 인권은 이동권의 문제로만 한정할 수 없습니다. 장애인에게 이동권은 지역사회에서 살아가야 하는 기본적인 권리입니다. 이동권 외에도 교육을 받을 권리, 노동을 할 권리, 시설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살 기본적인 권리가 있습니다. 비장애인이 당연히 누리는 권리가 장애인에게는 지하철을 타고, 시민들과 정부에게 외쳐야 만들어지는 권리이기 때문에 함께 알리는 것입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각종 요구안을 들고 있는 모습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각종 요구안을 들고 있는 모습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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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라인드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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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단체건 누구건 불법 시위는 안돼."

"평화 시위는 누구를 위한 평화일까요? 이동을 보장받지 못하는 장애인에게는 이 사회는 평화로울까요? 평화라는 단어는 모두가 함께 평화로울 때 사용할 수 있는 말인 듯합니다. 내가 불편하다고 해서 그것을 불법 시위라고, 평화 시위가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장애인의 지하철 타기는 누군가를 해치기 위한 행동이 아니라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출퇴근 시간을 인질로 잡다니.blind
 다른 사람들의 출퇴근 시간을 인질로 잡다니.blind
ⓒ 화난사람들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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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출퇴근 시간대에 시위하는 건 민폐"

"더 많은 사람들이 '장애인 이동권'이라는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해결에 동참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출근 시간대에 시위를 하게 되었습니다. 

혹시 '저항권'에 대해 아시나요? 헌법재판소 1997년 9월 25일 판례에 '저항권은 국가 권력에 의해 헌법의 기본원리에 대한 중대한 침해가 행해지고 그 침해가 헌법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경우 다른 합법적인 구제 수단으로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때에 국민이 자기의 권리 및 자유를 지키기 위하여 실력으로 저항하는 권리'라고 나와 있습니다. 

저항권을 제한한다면, 우리 민주사회의 발전도 없을 겁니다. 2017년 20만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집회 당시에도 집회 참가자들이 집회 신고 범위를 넘어선 도로까지 점유하여 교통 혼잡이 발생했습니다. 이때 발생한 사회적 비용에 대해서 집회 참가자에게 배상을 요구했다면, 촛불혁명도 없었겠지요.

장애인 지하철 시위도 마찬가지로 저항권의 문제입니다. 시민들의 지하철 이용 혼잡에 대하여 시위 참여자에게 배상 책임을 물어 시위 참여자들의 목소리를 묵살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집회 시위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하는 조치입니다."
     
ⓒ 블라인드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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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가서 해라. 지하철에서 하지 말고."

"서울시와는 면담도 하고 해마다 요구안도 내고 이동권 현황을 모니터링합니다. 서울교통공사와도 면담을 통해 엘리베이터 설치에 대해서 논의합니다. 

장애인 정책은 이동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자립생활권리, 교육, 노동, 주거, 탈시설 등 다양한 의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많은 의제들을 가지고 매년 요구안과 예산 마련 등을 위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또 장애인권리예산과 관련해 서울시뿐 아니라 중앙정부차원의 정책과 예산을 위해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노동부, 기획재정부까지 다부처 간의 협의를 하고 있습니다."
 
ⓒ 블라인드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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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이 지하철 기물 파손해서 소송하는 거야."

"저희에게 접수된 기물파손에 대한 민원이나 손해배상 요구는 없었습니다. 이번 서울교통공사의 손해배상소송은 지하철 운행 계획 대비 실 운행감소로 인한 운임 감소분, 열차 지연으로 인한 반환금액, 임시열차 운영 인건비 등의 손해배상이지 기물에 관련된 사항은 없음을 말씀드립니다. 

덧붙여 집회 시위 과정에서 기물이 파손되는 경우가 있지만, 이것은 참여자의 개인 과실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시위를 규제하는 과정에서의 충돌로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 정확한 사실 관계를 상황별로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 블라인드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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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로 손해 끼쳤으면 소송 거는 게 당연하지."

"지금까지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손해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을 청구받은 것은 이번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특히 기업이 아닌 공공기관이 집회·시위의 자유를 전략적으로 봉쇄하기 위해 소권을 남용하는 것은 아닌지, 또 공동의 이해관계를 갖는 다수의 사람들의 집단행동이 위법성을 갖는지 여부에 관한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공익법단체 변호인단을 구성해 소송에 대응할 계획입니다. 

이 소송에 시민들의 참여도 중요합니다. 탄원서로 이 소송을 힘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 모두의 권리를 위한 투쟁임을 꼭 알아주셨으면"

'댓글 읽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댓글을 읽으며 저도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장애인 지하철 시위로 불편을 겪어 화가 나더라도 장애인 당사자나 장애를 가진 가족, 친구를 둔 사람들이 볼 수도 있는 커뮤니티에 장애인들에 대한 지나친 비난 댓글이나 혐오표현을 남기는 것은 삼가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운행이 늦어지는 지하철에서 한 번쯤 '교통약자들이 평소에도 이런 불편을 겪고 있다면 많은 개선이 필요하겠구나' 하고 돌아볼 수 있는 기회로 삼으면 더 좋겠지요. 이러한 마음을 담아 지지를 보낸 댓글들도 있었습니다. 
 
ⓒ 블라인드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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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읽기를 끝으로 전장연 활동가에게 추가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소송을 건 서울교통공사 측에 전하는 말은 이랬습니다.

"저번 주에도 서울교통공사와는 지하철 엘리베이터 설치 관련 면담을 진행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교통공사의 노력에 감사함을 전합니다. 하지만 서울교통공사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이 같은 적극적인 요구가 없었더라면, 20년 전 10% 수준의 엘리베이터의 설치율을 90%대로 만들 수 있었을지는 의문입니다. 

세계도시 3위의 편의시설을 확보한 서울시라고 자랑하는데 이왕 잘하는 거 세계도시 1위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시민들의 불편함에 대해 지금보다 더 사전공지를 잘해주시고, 교통약자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서울교통공사가 더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한다면 시민들이 더 응원하는 공공기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한 함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동료 시민 분들께도 인사를 전해왔습니다.

"시위로 불편을 겪은 시민 여러분께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동권을 외치는 장애인들이 장애인만의 이익을 위해서 그렇게 한다고는 생각하지는 않으면 좋겠습니다. 이익은커녕 기본권도 보장되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 모두의 권리를 위한 투쟁임을 꼭 알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화난 시민들의 민원 전화와 불만 메일도 많이 받지만 응원한다는 메일과 소액이지만 투쟁을 위해 보태겠다는 시민들도 많이 만납니다. 그럴 때마다 긴 투쟁을 하고 있는 저희에게는 매우 큰 힘이 됩니다. 이번 소송에 맞서 싸우고, 앞으로도 계속 차별에 저항할 수 있도록 시민들이 소송비용 마련에 힘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장애인 이동권 투쟁, 돌아온 건 손해배상소송" 프로젝트 바로 가기  https://prj.angrypeople.co.kr/progress/v/112
 
지난해 12월 23일, 서울교통공사는 “피고(장애인 단체)들은 고의로 수 차례 지하철 운영을 지연시켜 교통 방해를 하고, 원고(서울교통공사)의 업무를 방해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며 장애인 단체 측을 상대로 3천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소송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원금을 모금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23일, 서울교통공사는 “피고(장애인 단체)들은 고의로 수 차례 지하철 운영을 지연시켜 교통 방해를 하고, 원고(서울교통공사)의 업무를 방해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며 장애인 단체 측을 상대로 3천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소송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원금을 모금 받고 있습니다.
ⓒ 화난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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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화난사람들 웹사이트www.angrypeople.co.kr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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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일상을 지키는 화난사람들, 에디터 예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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