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종교 지도자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7대 종단 지도자들에게 "설 연휴와 맞물리며 오미크론 변이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지금 정부와 종교계 간에 코로나 대응 실무협의회를 계속하고 있습니다만, 오미크론의 고비를 잘 넘길 수 있도록 종교계가 다시 한번 힘을 모아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부터 청와대에서 새해를 맞아 7대 종교 지도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4차 유행이 점점 진정되어 가고 있지만, 코로나의 완전한 극복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아주 큰 고비가 아직 남아 있다"면서 종교계의 협조를 구했다. 

오미크론 변이와 상황과 관련해 "이웃 일본을 비롯한 외국의 사례들을 보면 오미크론 변이는 위중증으로 악화되는 비율은 낮아도 일단 우세종이 되고 나면 확진자 수가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백신접종에 대한 불신이나 불안 해소, 3차 백신접종 독려에 종교계가 힘을 모아줄 것을 부탁했다. 

문 대통령은 "방역 당국과 의료진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제가 보기에 접종 대상자가 3차 접종까지 빨리 마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다"면서 "이번의 4차 유행에서도 60대 이상 고령층의 3차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위중증 환자 수와 사망자 수를 많이 진정시킬 수 있었다. 그래서 이제는 50대 이하의 3차 접종률이 오미크론의 피해 정도를 좌우하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백신접종에 대한 불신이나 불안 해소에 종교계의 역할이 아주 크다고 생각한다"며 "백신접종 확대를 위해 마음을 모아 주시기를 당부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7대 종단 대표자들에게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오랜 기간 고통을 나누며 함께 노력해주신 것에 감사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각 종단마다 그동안 정부의 방역조치에 적극 협조해 법회, 예배, 미사 같은 신앙 활동을 자제해 주셨고, 심지어 부처님 오신 날 경축법회와 연등회 같은 가장 중요한 종교 행사까지 방역을 위해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솔선수범을 보여주셨다"면서 "그 같은 협조 덕분에 이번의 4차 유행에서는 종교시설 관련 감염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강조했다.

"종교지도자들, 탄소중립 위한 실천운동 격려하며 이끌어 주시길"
 

큰사진보기
▲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종교 지도자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종교계가 기후 대응과 탄소중립을 위한 실천 운동에 앞장서 주고, 국민의 마음을 모으는 데 힘써주는 것에 대한 감사도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실 인간이 자연과 함께 모두 연결되어 있는 하나의 생명공동체라는 사실은 종교가 오랫동안 가르쳐 온 내용이었다"면서 "그러나 세상이 그 사실을 잊어버리고 경제 성장에만 몰두하며 지구환경을 파괴해온 탓에 심각한 기후 위기 상황을 맞게 됐다"고 말을 꺼냈다. 

이어 "탄소중립의 목표 달성은 정부의 정책적 노력뿐만 아니라 국민과 기업의 노력이 하나로 결집되어야만 가능하다"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국민의 공감과 참여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나서 문 대통령은 "종교지도자들께서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주시고, 탄소중립을 위한 생활 속 실천 운동을 격려하며 이끌어 주시기를 바란다"면서 "정부도 국제 사회에 한 약속을 반드시 실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진 것에 대한 종교계의 역할에도 고마움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를 맞으면서 우리나라가 오히려 국제적 위상이 매우 높아졌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우리나라가 경제력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방역·보건, 문화, 군사력, 외교, 국제 협력 등 모든 분야에서 G7 국가에 버금가는 명실상부한 선진국이라는 사실을 공인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오기까지 종교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우리 전통문화를 지키면서 또 한편으로는 나라를 근대화하고, 민주화하고, 남·북의 화해를 도모하고, 국민의 복지를 확대해 나가는 데 종교가 매우 큰 역할을 해 주었다. 그에 대해서도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통합의 사회, 통합의 민주주의 위해 종교 지도자들이 잘 이끌어달라"

다가온 제20대 대통령선거에 대한 당부도 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으로 한 가지 더 욕심을 부린다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에서 남은 마지막 과제가 국민들 사이의 지나친 적대와 분열을 치유하고, 통합과 화합의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라며 "당연히 정치가 해냈어야 할 몫이지만, 저를 포함해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고 반성의 마음을 밝혔다. 

그리고는 "오히려 선거 시기가 되면 거꾸로 가고 있는 것 같아서 걱정스럽다"면서 "통합의 사회, 통합의 민주주의를 위해서도 종교 지도자들께서 잘 이끌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다"고 요청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우리가 한마음으로 서로 격려하며 위기를 넘는 연대와 협력의 중심이 되고,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를 사랑하는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종교 지도자들께서 큰 역할을 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재차 당부했다. 

끝으로 문 대통령은 "오늘 평소에 늘 생각해 오셨던 문제점들과 함께 국민을 위한 여러 가지 지혜로운 말씀을 청하고 싶다"면서 "다시 한번 추운 날 이렇게 귀한 걸음해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고 조언을 구하면서 인사말을 맺었다. 

"국민들 분열되지 않고 상생하도록 종교 지도자들 힘을 합칠 것"
 

큰사진보기
▲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열린 종교 지도자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의 발언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이어서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7대 종단 지도자들을 대표해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대표의장이자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대표회장인 원행 스님이 인사말을 했다. 

원행 스님(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은 "온 세계가 코로나19로 인해서 일상이 멈춰버린 어려운 시기인데도 불구하고 대통령님 그리고 정부, 국민, 종교 지도자님들이 힘을 합쳐서 K-방역을 이뤄냈다.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대통령께서는 조금 전에도 말씀하셨다시피 탄소중립 그리고 남북문제에 대해서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계셨다. 우리 종교 지도자 여러분들께서도 남북의 동질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많이 해서 역할을 담당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행 스님은 "금년에 중요한 선거가 있다. 국민들이 분열되지 않도록, 상생할 수 있도록 종교 지도자 여러분들께서 함께 힘을 합칠 것"이라며 "우리 종교 지도자 여러분들의 원력과 수행력으로 대통령님 그리고 국민들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고 국운이 용천되기를 진심으로 축원드린다"고 답사를 마쳤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원행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류영모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용훈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나상호 원불교 교정원장, 손진우 성균관장, 송범두 천도교 교령, 이범창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 문덕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수석부회장, 정순택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