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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군포지점. 배달되지 못해 쌓인 택배물들이 보인다.
 CJ대한통운 군포지점. 배달되지 못해 쌓인 택배물들이 보인다.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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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택배노조가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 이행과 노조 인정 등을 내걸고 총파업 중인 가운데, 경기 군포시의 한 대리점에서 '물품 개선' 문제로 노사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6일 현재 전국택배노동조합 경기지부 CJ군포지회 소속인 군포 A영업소(대리점) 택배기사들은 지난 달 28일 시작된 총파업에 맞춰 CJ대한통운 군포HUB터미널 작업장 구역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해당 대리점 소속 택배기사 17명 가운데 노조원은 8명이다.

노조는 부피·중량에 비해 운임이 낮게 책정되거나 포장 상태가 불량인 물품 문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박동복 노조 지회장은 "총파업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파업을 한 것이지만, 우리 요구는 정해진 규격대로 물건 포장을 하고, 물건 크기와 무게에 맞게 배송 단가를 맞춰달라는 '물품 개선'"이라며 "(대리점에서) 안 들어 주고 있다. 이 요구만 관철되면 총파업과 관계없이 지금이라도 배송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리점 측은 CJ군포지회가 쟁의권이 없는 신생 노조이므로 이들의 천막 농성이 불법이라는 입장이다.

갈등이 심해지면서 물리적 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농성 8일째인 지난 4일 대리점 소속 노조원과 비노조원 사이에서 천막 철거를 둘러싸고 욕설 등 충돌이 빚어진 것. 조합원이 촬영한 영상을 보면, 한 비노조원은 난로 등 노조 천막 농성장 물품을 끌어내려 던졌다. 이 자리에는 대리점주인 소장도 있었다. 험악해진 분위기는 노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개입으로 진정됐다.

대리점 소장과 비노조원 측은 "물품을 쌓아놓은 채 배송을 하지 않고, 대체배송을 하려 했더니 건드리지 못하게 했다. 물건도 치워주지 않아 다른 직원들이 일을 할 수가 없어, 화가 나서 충돌이 일어난 것"이라 해명했다. 이어 "(비노조원들은) 다른 직배점(대리점)에서 눈칫밥 먹으며 일을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다툼 후 부서진 천막을 수리해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노조가 요구하는 '물품 개선' 중 운임단가는 사실 택배업계의 고질적 문제다. 택배물의 크기와 무게가 커지면 배송비도 올라가는 게 맞지만, 거래처의 배송계약을 따내기 위해 운임이 낮게 책정되면서 결국 택배기사들이 제대로 된 배송 수수료를 받지 못하는 것.

택배사 본사와 노조의 교섭이 성사되면 이 문제의 해법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CJ대한통운은 노조를 인정하지 않아 노동자들이 각 대리점에 해결을 요구할 수밖는 상황이다. 

원영부 전국택배노조 조직강화특별위원장은 "다른 택배사는 다 노조를 인정하는데 유독 CJ만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그러다 보니 협의할 곳이 없어 극단적 방법인 파업으로 내몰리는 것이고, 회사가 노조를 인정 안 하니 개별 대리점하고 교섭할 수밖에 없어 대리점과 노조 간 갈등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은 '본사-대리점-택배기사'라는 특수한 계약구조를 이유로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노조는 교섭에 불응하는 CJ대한통운을 상대로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을 제기했고,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해 6월 이를 인정했다. CJ대한통운은 중노위의 결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낸 상태다.

CJ택배노조의 총파업은 6일부로 10일째를 맞았다. 쟁의권을 가진 조합원 1650여 명과 자발적 참여자(쟁의권 없는 조합원)가 함께하고 있다.

태그:#택배 파업, #CJ대한통운,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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