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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민신문이 화성시에 사는 청년 농부를 두번째로 만났다. 차진선 삼대농장 대표는 정남면에서 할아버지와 아버지와 함께 사과 농업을 대를 이어 짓고 있다. 경험치에 젊음을 더해 혁신을 시도하는 그의 이야기가 궁금하다.[편집자말]
삼대농장의 삼대가 다 모였다. 왼쪽이 차진선 대표.
 삼대농장의 삼대가 다 모였다. 왼쪽이 차진선 대표.
ⓒ 화성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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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진선 대표(29, 정남)는 화성시 정남면에서 삼대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름 그대로, 삼대(三代)를 이어 1만 2560㎡(3800평) 사과밭에 7000주의 사과나무를 심고, 사과를 재배한다. 부작목으로 블루베리 2640㎡(800평)도 함께 재배한다. 직접 키운 사과를 사과즙으로 가공생산하는 가공센터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삼

대농장은 농장 내 직매장에서 자가판매가 95% 이뤄진다. 나머지는 위탁판매와 화성능금영농조합을 통해 관내 학교급식으로 공급하고 있다. 

차 대표는 어떻게 농사를 시작했는지 물었다. 

"다른 친구들은 모두 꿈을 찾아가는데 저는 꿈이 없었어요. 고3 때만 해도 막연히 직장생활을 하겠거니 싶었죠. 농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아버지의 한 마디였어요. 수원에서 서비스업에 종사하시던 아버지가 귀농을 요청하셨어요.

늘 산처럼 커다랗던 아버지가 어느새 작아지셨더라고요. 그 후 일주일 동안 고민하면서 농업에 대해 이것저것 알아봤어요. 농업은 국가 생명 산업이며 식량 산업이고, 정년 없는 평생직장이라고 결론을 지었어요. 자리를 잘 잡으면 꾸준히 할 수 있겠다 싶어서 결정했어요."

 
삼대농장의 모습, 주렁주렁 달린 사과가 탐스럽다.
 삼대농장의 모습, 주렁주렁 달린 사과가 탐스럽다.
ⓒ 화성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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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없어 아버지의 권유로 가업을 잇던 그였다. 농사의 보람을 느꼈을지 궁금했다. 

"이 일을 시작한 지 올해로 6년 됐어요. 4년 전만 해도 몸도 힘들고 생산 판매까지 해야 하는 부담감이 심해져서 고민이 많았어요. 당시에는 서비스적인 부분, 소비자의 불만 대응과 소통에 서툴렀어요. 모든 게 다 제 탓인 것만 같고. 지금은 비결이 쌓여 적절한 대응을 하고 있어요.

또 사람 좋아하는 제가 농장에서 종일 혼자 일하는 것에 스트레스가 심했어요. 그래서였는지 추석 때 찾아온 어린 친구의 한 마디, '제가 좋아하는 사과, 계속 먹을 수 있게 해주세요'가 큰 울림으로 다가왔어요. 힘들 때마다 생각하곤 해요."

  
- 코로나19가 심해진 2020년과 2021년에 화성시 4-H연합회(지성 head, 덕성 heart, 근로 hand, 건강 health를 지향하는 농부들의 연합회) 회장을 맡았다. 아쉬움이 많았을 텐데. 

"확실히 초중고 친구들과는 내 직업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잘 안 돼요. 농업을 전혀 모르며 건네는 말에 상처가 되고. 4-H연합회에서 활동을 하며 서로 어려운 점을 이야기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공감대를 쌓아갔어요.

지금까지도 4-H 활동이 재미있어요. 사실 화성시 4-H연합 회장 활동이 많이 아쉬워요. 코로나19로 임기 동안에 많은 활동을 하지 못했어요. 계획은 많았는데 실현하기 어려웠죠. 

4-H 활동 중에는 4개의 큰 행사가 있어요. 야외교육, 경진대회, 전통민속문화경연, 청소년의 달 행사 등이 국가적 재난 상황에 무산되며 아쉬움이 컸어요. 겨우 줌 비대면으로 4-H 회원간 가죽공예활동을 했고,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2500장 마스크 기부를 했어요."

- 할아버지에 이어 아버지 그리고 본인까지 삼대농장 가업을 운영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었을 것 같다. 

"아직도 소비자를 대하는 것, 서비스적인 부분이 가장 힘들어요. 정기적인 문자 메시지를 발송하고 농장을 소개하는 등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간극을 좁히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결국 생산과 판매의 발란스를 맞추며 농장을 운영하는 것이 목표예요. 

가족경영을 하면서 트러블이 많았어요. 아버지의 시선으로는 제가 사업 파트너이기 전에 부자 관계가 먼저다 보니, 부모님의 시선에는 늘 부족한 아들의 모습으로 비치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가족경영이 어렵다고들 하는가 봅니다."
 
 '레드 애플'을 판매하며 소비자를 만나고 싶은 정남면 삼대농장 농산물 직판장
  '레드 애플'을 판매하며 소비자를 만나고 싶은 정남면 삼대농장 농산물 직판장
ⓒ 화성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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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시의 많은 과수농장 중에서도 삼대농장만의 전략은 무엇인가. 

"더 많은 품종의 사과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싶어요. 좋은 품질의 사과, 특별한 품종의 사과를 재배하는 것이 목표예요. 신품종으로 '레드 애플'이라는 속 빨간 사과가 있어요. 다른 농장과 차별성을 두고 20~30대 연령층을 공략해 제공하고 싶어요. 사과나무의 갱신 주기는 10년이라서 내년에 나무를 새로 심어야 해요. 레드 애플을 심어서 후년에는 소비자에게 빨리 판매하고 싶습니다."

- 과수농가를 대표해 시에 바라는 정책이나 지원이 있다면. 

"소득보다 생산비, 투자비가 많이 들어가는 업종이 과수 분야에요. 화성시 지원을 받고는 있지만, 더 다양한 지원책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홍보방안 모색에 적극적일 것을 요청해요. 화성시만의 특성인 도농복합 도시를 살려, '도농 교류의 장'이 열렸으면 좋겠어요. 타지역에 수매하러 가는 농업인을 봤어요. 안타깝더라고요.

가장 이상적인 '지역 내 생산물의 지역 내 소비'가 시급해요. 지자체의 적극적 개입으로 농업인과 소비자가 교류할 수 있는 장 마련이 되길 원합니다. 또한 농산물 가격 급등에 따른 가격 안정화 방안이 있는 것처럼, 농산물 가격 급락에 따른 안정화 방안을 모색해주길 바라요."

- 새해를 맞이해 <화성시민신문>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농업은 하늘이 돕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하늘의 선택을 받은 사람으로서 농업인의 자세에 대해 항상 생각하고 있어요. 농부로서 생명과 식량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농업이 이러한 매개체를 통해 좀 더 친밀감을 높여가길 바라요. 시민들이 농업을 좀 더 편안하게 생각해주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청년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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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빠진 독 주변에 피는 꽃, 화성시민신문 http://www.hspublic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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