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소상공인·자영업 정책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마이크 위치를 조정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관련사진보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아들의 도박·성매매 의혹과 관련해 "둘이 붙잡고 울었다"라면서 거듭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가족 리스크'로 묶여 지적받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 김건희씨 논란에도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지만, 윤 후보를 향한 공세의 고삐는 놓지 않았다.

이재명 후보는 20일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아들 문제 관련 질문을 받고 "대화를 자주하는 편인데, 제가 2018년 말 기소되고 정신없는 사이에 일이 벌어졌다"며 "(의혹이 불거진 뒤) 둘이 붙잡고 울었다"라고 했다. 다만 일각에서 '아들 의혹 제기가 기획됐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두고는 "제가 얘기 드리긴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아들이) 잘못했으니까.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김건희씨 의혹 관련 질문에도 깊이 한숨을 내쉰 다음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갔다. 그는 "저는 제 아들들을 포함해서 국가의 운명을 책임질 사람을 국민이 뽑는 거라 가족, 본인, 측근 등 권한행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무한검증해야 된다 생각한다"며 "가슴이 아프긴 한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는 제가 상대 후보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는 게 적절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본인도, 윤석열도... 가족 얘기엔 '조심 조심'

하지만 윤석열 후보와 각을 세우는 데에는 거침 없었다. 이재명 후보는 자신과 윤석열 후보의 정책을 비교해달라는 물음에 "윤석열 후보 같은 경우는 종부세 폐지를 주장하는데, 종부세를 폐지하면 부동산 투기를 하라고 고사 지내는 꼴"이라며 "너무 진짜 포퓰리즘적"이라고 평가했다. 윤 후보의 '한반도 전술핵 배치, 종전선언 반대' 의견 또한 "우리가 전술핵 배치하고 북한 보고 비핵화하라면 말이 되겠나. 더군다나 국제사회에서 용인할 리 없다"며 "안보포퓰리즘"이라고 규정했다.

이 후보는 과거 '검사 윤석열'을 높이 샀던 것과 달리 '정치인 윤석열'은 "이중잣대"라고도 비판했다. 그는 "저번 대선 경선 때 훌륭한 검사라고 했던 것은 '큰 권력에 굴하지 않는구나' 생각해서"라며 "그런데 최근에 보니까 자기나 가족에 대한 잣대와 다른 사람에게 대는 잣대가 너무 다르다"고 짚었다. 이어 "사소한 거 같은데, 다른 사람들은 방역지침 지켜서 다 마스크 쓰는데 본인은 왜 자꾸 마스크를 안 쓰냐"며 "지금도 안 쓴다. 이중잣대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적재적소에 전문가를 배치해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윤 후보의 주장은 "본인이 역량이 안되니까 그 말씀을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본인이 세상을 모르면 거기 맞는 전문가라는 걸 어떻게 아냐"며 "대선이라는 게 국가의 운명, 국민의 삶을 통째로 책임지는 것이라 실력이 있고, 세상을 보는 통찰력이 있어야 하고 유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행자가 자신을 향해 '일머리가 없다'고 한 윤 후보 발언을 언급하자 크게 웃기도 했다.

이 후보는 앞서 중소기업중앙회 초청으로 열린 '자영업 코로나 피해지원 100조 원 추경' 관련 간담회 후 한 번 더 윤석열 후보에게 '주 1회 정책 토론을 하자'고도 제안했다. 그는 방송에서도 "여러 번 (토론 제안을) 했는데, 법정토론 외에는 안 하겠다고 한다"며 "(윤 후보가) 가끔씩 저에 대한 비판의 말씀을 하시는데, 같이 있는 데서 해주면 좋을 것 같다. 서로 보고"라고 말했다.
 

큰사진보기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19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서 엄수된 매헌 윤봉길 의사 순국 89주기 추모식에서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의 추모사를 듣고 있다. 2021.12.19 [국회사진기자단]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윤석열과는 각 세우고, 청와대와는 '살살'

한편, 이재명 후보는 '이재명스러움이 약해졌다, 우클릭'이라는 비판은 "일리 있는 지적"이라며 수긍했다. 다만 "일관성 있게, 과격한 원리적 주장을 하는 게 제일 편한데 현실은 좀 다르다"며 "저는 그게 유연함이라고 얘기하고 싶은데, '끝까지 처음하던 얘기로 가야지' 해서 그렇게 하면 너무 고집스럽다고 하고,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필요한 것들을 해내자'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은 좋은데 비난해버리면 너무 경직돼 있지 않은가"라고 했다.

그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공시가격 관련 제도 검토 제안이 '청와대와 엇박자 아니냐'는 지적에는 "부분마다 다른데, 공시지가 문제는 정상화하는 게 맞다. 그런데 최근 너무 급격하게 집값이 상승해서 부담이 갑자기 늘어나니까 속도조절을 하자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양도세 중과를 하지 말자는 게 아니다"라며 "다주택에 대해서는 중과하는 게 맞는데, 매물 출현을 막는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그래서 융통성을 발휘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