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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거리 플렛폼74에서 열린 청년문화예술인간담회를 마친 뒤 거리인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거리 플렛폼74에서 열린 청년문화예술인간담회를 마친 뒤 거리인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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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진자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사망자 숫자가 두 자릿수를 넘어선 지는 오래고 이제 세자리숫를 향하고 있는 점이다. 사망 또는 심각한 후유증이 우려되는 위중증 환자 숫자 역시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단계적 일상회복(일명 '위드 코로나')를 멈추어야 할 때가 되었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의 등장과 더불어 국민들의 불안감 역시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전면 등교 후 학교에서 청소년 확진자들이 늘어나고 있고, 청소년 방역 패스 도입을 둘러싸고 찬성과 반대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수능을 마친 고3 학생까지 학교에 등교하게 하는 한편에서는 백신 미접종 청소년의 학원 출입을 제한하는 조치도 예고되어 있다.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은 최근까지 코로나 대응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인구 5천만이 넘는 나라 중에 대한민국보다 확진자 수, 사망자 수가 적은 나라는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상황은 결코 가볍지 않다.

코로나는 우리만의 문제도 아니고 전세계의 문제다. 지난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은 현 정부의 코로나 대응을 비판하면서 선거운동을 했지만 당선 후 현재 서울과 부산은 연일 코로나 확진 최대치를 경신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시장, 대통령 1명의 문제가 아니다. 당연히 여야의 문제도 아니다.

대면 선거운동을 멈추자, 단 10일만이라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9일 오후 전남 영광군 영광읍 영광터미널시장에서 굴비를 구입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9일 오후 전남 영광군 영광읍 영광터미널시장에서 굴비를 구입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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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상을 멈추는 최악의 사태가 걱정되고 있는 상황에서 요지부동, 아니, 코로나 소도라고 불릴 정도로 예외인 영역이 있다. 바로 정치권이다. 특히 여론조사 1,2위를 달리고 있는 양강 후보의 전국 순회 유세가 절정을 향해 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매타버스(매주 타는 버스)를 타고 지방 순회 유세를 다니고 있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선대위 출범 후 충청을 시작으로 부산, 강원 등 전국을 누비며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당연히 후보 혼자 가는 것이 아니다. 수행원을 비롯하여 수많은 관계자들이 동행하고 있으며, 가는 곳마다 후보들을 보겠다며 구름처럼 인파가 모이고 있다.

동원된 인원인지, 자발적 인원인지 알 수 없지만, 가는 곳마다 인산인해라는 말이 틀리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인원들이 모여들고 있다. 그냥 조용히 구경만 하고 가는 것이 아니라 미리 준비한 푯말과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박수를 치고 연호한다. 

거의 매일 TV를 틀면 반복되는 장면이다. 수천 명씩 모여서 고함을 치는 사람들의 모습이 방송과 언론을 통해서 연일 보도되는 와중에 국민에게 '코로나가 심각한 상황이니 일상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한들 먹힐 리가 없다. 

물론, 대통령 선거를 불과 3개월 정도 앞둔 상황이니 여야 모두 단 1표라도 더 모아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 단 1명의 국민이라도 더 만나야 한다. 지키려는 쪽과 뺏으려는 쪽 모두 그 절심함을 모르지 않으나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조금의 손해를 보더라도, 더 나아가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는 상황이 오더라도 지금은 대면 선거 유세보다는 일상 자제를 통한 코로나 방역이 더 우선이다. 

이재명, 윤석열 두 호보의 합의, 아니 나아가 심상정, 안철수를 포함하여 허경영에 이르기까지 모든 후보들이 신사협정을 통하여 당분간 대면 유세를 중단하자고 선언해야 한다. 모든 대통령 후보들이 '대면 선거 운동 잠정 중단을 선언'하는 것만큼 국민들에게 현 코로나 상황의 엄중함을 어필하는 것은 없을 것이다. 

유불리를 따져야 하기에 전원이 동의하기 힘들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 국민은 현명하다. 자신의 당선 유불리를 앞세워 오프라인의 대면 선거운동을 계속하겠다는 후보, 즉, 이렇게 해서 더 많은 국민을 만나려는 후보와 당장은 불리할 수 있지만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 자발적이고 선제적으로 대면 선거 운동을 중단하겠다는 후보로 나뉜다면 어떻게 될까? 과연 우리 국민은 누구에게 더 표를 줄까? 대면 선거운동을 계속하겠다는 후보보다 중단에 동의하는 후보가 훨씬 더 국민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면 대통령 선거를 연기하자는 거냐?'라는 반문이 바로 들어올 수 있다. 조금만 생각해보자. 지금은 19세기, 20세기가 아니다. 21세기도 20년이 지난 2021년 12월이다. 오프라인이 아니더라도 온라인으로, 가상공간을 활용하여, 그것도 실시간으로 얼마든지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기존의 전통적 방법을 이용할 때보다 훨씬 많은 국민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방송토론의 조기 실시, 확대 실시 같은 것이다. 오프라인 대면으로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국민은 아무리 많아도 수천 정도이다. 그런데, 방송토론은 한꺼번에 수십만, 수백만, 수천만명도 만나는 것이 가능하다.

오프라인 대면 유세로는 일방적으로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하는 단방향 선거운동만 가능하지만, 방송토론의 경우 다른 후보와의 비교,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다. 국민들이 후보를 판단하는데도 일방적인 유세보다 다른 후보와 인물과 정책을 동시에 비교해볼 수 있는 방송 토론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현행법에는 최소 3번의 방송토론을 하도록 되어 있다. 법을 고치지 않더라도 후보들이 합의, 아니 동의만 하면 얼마든지 방송토론 횟수를 늘릴 수도 있고, 본 선거운동 기간이 되기 전에도 할 수 있다. 후보들이 자기들의 유불리를 따져 합의하지 못하기 때문에 안 되는 것이지 법적으로 안 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재명, 윤석열, 심상정, 안철수 등 국민의 지도자가 되겠다는 대선 후보들에게 긴급히 제안한다. 대면 선거운동을 10일만이라도 멈추자. 그리고 그 기간 선거 운동은 방송토론을 더 빨리, 더 많이 하자.

아이들은 학원도 못 가게 제한하겠다면서 대통령을 하겠다는 분들이 이것도 못하겠다고? 거부하는 후보에게 국민의 대표될 자격을 묻는다. 대선 후보들의 결단을 요구한다.

태그:#코로나, #이재명, #윤석열, #일단 멈춤, #방송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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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육에 관심이 많고 한국 사회와 민족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글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가끔씩은 세상 사는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고 싶어 글도 써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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