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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에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에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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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무리 된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자 경선

2021년 10월 10일. 더불어민주당 20대 대통령선거 후보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확정됐따. 최종 득표율은 50.29%(71만9905표)였다. 경선에서 2위를 기록한 이낙연 전 총리는 39.14%(56만392표)를 얻었고, 결선투표까지 희망을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민주당 경선은 '이재명의 압승'으로 시작해 '대장동' 이슈로 이어져 '이낙연 후보의 경선 결과 수용여부'로 이어진 내러티브가 주된 스토리 라인이었다. 

많은 이들이 예측한 결과였다. 대장동 이슈가 터져 나왔지만 대선 본선까지 시간이 있으며 사건의 진상이 파악 될수록 이재명 후보에게만 국한된 사건이 아닌 것으로 이슈가 흘러가는 모양새기 때문에 이재명 후보의 승리라는 예상하기 쉬운 결과를 바꾸지는 못했다. 게다가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기는 했지만 2위를 기록한 이낙연  후보가 경선 결과를 수용함에 따라 내부 논란도 표면적으로는 매듭이 지어졌다.

민주당에게 이번 경선은 어떤 의미에서는 그럭저럭 큰 사고 없이 잘 끝낸 선거로 볼 수도 있는 경선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 경선이 단순히 후보자를 뽑는 것 외에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은 실패한 경선으로 볼 여지도 존재한다.

2.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사라진 가치, '다음'

대통령선거 경선은 정식 후보자를 선출하는 것 외에 해당 정당에게 아주 중요한 결과물을 남긴다. 그게 바로 차기 정치 지도자의 부상과 성장이다. 2017년 더불어민주당 경선 당시를 기준으로 안희정 충남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추미애 대표, 김부겸 의원과 같이 19대 대선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잠룡들이 대두되고 이들의 과거와 실력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실제로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당선 된 이후 민주당은 이들을 중심으로 정치적 위상을 쌓을 수 있었고 시민의 정치적 관심을 민주당에 유지시킬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이들 중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자신의 정치적 자산을 쌓아온 이재명 후보가 20대 대선후보가 될 수 있었다. 2017년 당시 보수진영 역시 홍준표 후보가 다시 정치적 입지를 다지면서 보수정치에 대한 시민의 관심을 유지시킬 수 있었고, 다른 보수정당이었던 유승민 후보는 온건 보수의 교두보가 되어 현재까지 대권 주자로 뛸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다.

단순히 대선 잠룡뿐만 아니라 정치적 가치나 정책 역시 대선 경선에서 시민들에게 소개되고, 그 자산은 해당 정당의 정치적 자산으로 기능하기도 해왔다. 2012년 민주통합당 경선 후보였던 손학규 후보는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슬로건을 통해 노동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고 이는 민주당의 노동정책에 영향을 준 것 역시 그 사례로 볼 수 있다. 

3. 2022년 20대 대선 이후의 민주당

이번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자 경선에서 사라진 지점이 바로 '다음'인 것이다. 물론 최종 결과 3위를 차지한 추미애 후보가 정치적 생명력을 이어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든 것을 그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이는 윤석열 국민의힘 예비후보와 검찰개혁의 연장선으로 볼 여지도 있다. 그렇기에 이 역시 민주당의 미래에 어떤 정치적 자산으로 작용하게 될지는 불투명하다.

김두관 후보나 최문순 후보는 정치적 힘을 보여주지 못하고 중도에 탈락했고, 정세균 후보 역시 정치 현역으로의 복귀 명분이 될만한 결과를 만들어내진 못했다. 이들 외에 경선 후보자 중 박용진 후보 역시 서울시 합동연설에서 노동의 가치를 역설하는 등 당내 진보세력의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그 결과 역시 대중정치 자산으로 삼을만한 수준은 되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경선이 '다음'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운 지점으로 볼 수도 있는 것이다. 2012년 대선에서의 새누리당, 2002년 대선에서의 새정치국민회의 역시 경선에서 대선 이후의 정치적 자산을 만들어 내지 못했으며 이후 정치적 결과물이 좋지 못했다는 점에서 민주당은 이를 고찰해볼 필요가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10일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합동연설회 및 3차 슈퍼위크 행사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10일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합동연설회 및 3차 슈퍼위크 행사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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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다만, 시간은 남아 있다

그러나 2022년 3월 대선 이후 6월에 지방선거가 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민주당은 다시 한 번 '다음'을 만들어 낼 시간이 존재한다. 오히려 정치적 거물들이 많이 사라졌으며 당내 세력 교체를 통해 당시 대거 초선으로 여의도에 입성한 20대 총선 초선들도 이제는 당내 리더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 이들의 정치적 성장이 이번 민주당 경선에서 부재했던 '다음'이라는 가치를 채운다면 민주당은 또 다른 정치적 미래를 그려볼 수 있다. 

태그:#박용진, #김두관, #최문순, #추미애,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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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사회복지학 학사 졸업. 사회학 석사 졸업. 사회학 박사 수료. 현직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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