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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크의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임상시험 결과를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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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약사 머크가 자신들이 개발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가 임상시험에서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뒀다고 알렸다.

AP,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동부시간으로 1일 머크는 코로나19 감염 5일 내의 경·중증 환자 7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몰누피라비르'(molnupiravir)의 마지막 3상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임상시험은 참가자 절반이 몰누피라비르를, 나머지는 플라시보(가짜 약)를 각각 5일간 하루 2알씩 복용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29일 뒤 몰누피라비르를 복용한 환자의 병원 입원률은 7.3%에 불과했고, 사망자는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플라시보를 복용한 환자 입원율은 14.1%를 기록했고, 사망자는 8명이 나왔다. 머크 측은 코로나19 환자가 몰누피라비르를 복용하면 입원 가능성이 50%가량 낮아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약은 코로나19의 유전 암호 오류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작용하면서 델타 변이를 포함한 모든 변이에 효과가 있다는 자체 연구 결과도 나왔다.

머크는 앞으로 2주 이내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이 약의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하고, 최대한 빨리 유통하겠다고 밝혔다. 만약 머크가 예정대로 승인을 받으면, 몰누피라비르는 세계 최초의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가 된다.

알약이라 보관·유통 쉬워... 미 정부 "그래도 백신 접종은 중요"

머크의 로버트 데이비스 최고경영자(CEO)는 "이제 우리는 코로나19와 싸울 수 있는 새롭고 사용하기 쉬운 무기를 갖게 됐다"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 약이 코로나19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감염병 전문가인 아메시 아달자 미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이 정도로 입원율을 낮출 수 있는 경구용 치료제라면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알약은 주사 치료제보다 보관과 유통도 쉽다"라고 말했다.

윌리엄 샤프너 미 밴더빌트대 교수도 "이 알약은 코로나19 환자를 더 많이, 더 빨리, 그리도 더 저렴하게 치료하게 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머크 측은 올해 말까지 1000만 명에게 투약 가능한 물량을 생산하고, 내년에는 생산량을 더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미국 정부에 170만 명 투약분을 공급하기로 계약을 마쳤다고 밝혔다.

또한 다른 여러 나라 정부들과도 계약에 합의한 상태이며, 약의 가격은 각국의 소득 수준에 따라 다르게 책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 정부와 전문가들은 이 약이 백신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를 종식하려면 여전히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다.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19 조정관은 "앞으로도 백신 접종은 코로나19 대유행을 통제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주요 전략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사람이 감염된 후 치료하는 것보다 감염을 예방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