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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합병 절차를 마무리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30일 36년 해고자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복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저는 이제 동부건설 해고자입니까" 인수합병 절차를 마무리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30일 36년 해고자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복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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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 동안 해고라는 감옥에 가두어 넣는 이 사회가 어찌 문명사회인가. 어찌 정상 국가라고 할 수 있나. 동부건설은 오늘이라도 결단을 하길 촉구한다."(송경용 성공회 신부)

"배를 계속 만들 것인지 묻고 있다. 동부건설은 여기에 대답해야 한다. 그 대답의 첫 번째가 바로 한진중공업의 마지막 해고자 김진숙 조합원의 복직이다."(김용화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


출근 선전이 465일째를 맞은 30일에도 '대한민국 조선 1번지'의 정문 상황은 달라진 것이 없었다. '한진중공의 마지막 해고자 복직 천막농성'은 여전히 지속됐고, 이날도 수십여 명의 노동자들이 모여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시민사회와 종교인들은 "새로운 주인이 최장기 해고자 문제를 반드시 풀어야 한다"라는 성토를 쏟아냈다.

대주주 바뀌었지만, 여전히 마지막 해고자는 거리에

이달 초 KDB산업은행은 "한진중공업의 채권단 공동관리 절차를 종결한다"라고 발표했다. 경영난 끝에 매각 절차를 밟아온 한진중공업에 새로운 대주주가 등장한 것이다. 동부건설 컨소시엄(아래 동부건설)은 인수대금을 모두 납입하고 합병을 마무리 지었다.

동부건설은 지난 28일 협약을 통해서 한진중공업 정상화를 약속했다. '투기자본 매각' 논란이 끊이지 않자 조선업종 유지를 공언하고 나섰다. 협약의 다른 주체인 부산시·시의회, 시민단체는 "적극적으로 이를 지원하겠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도 노동계가 바란 최장기 해고자의 복직 해법은 없었다.

이날 영도조선소 앞 전국금속노조 주최 '김진숙 복직 문제 해결 촉구 기자회견'에서는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심진호 한진중공업 지회장은 답답함부터 토로했다. 그는 "회사와 소통 부재가 뚫리지 않고 있다. 이 핑계, 저 핑계만 댈 것이 아니라 마지막 남은 해고자 김진숙 조합원의 문제를 반드시 풀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동부건설이 고용보장 합의를 지키려면 해고자 복직을 우선해서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재남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복직을 결정하지 않는다면 한진중공업의 새출발도 반쪽에 불과하다"라며 "김진숙 지도위원을 복직시키고 한진중공업을 지켜온 노동자들과의 제대로 대화하는 것이 정상화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최근까지 세 번의 수술을 받은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도 이들 곁에 함께 섰다. 복직 싸움 장기화에 김 지도위원은 "저는 이제 동부건설 해고자입니까? 대한조선공사에서 해고돼 끝내 한진중공업의 마지막 해고자로 남겨진 저는 이제 이름도 미정인 회사의 첫 해고자가 되는 겁니까"라며 자신의 처지를 반문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에서조차 이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점을 비판했다. 김 지도위원은 "전두환 정권에서 대공분실로 끌려간 채 못 돌아간 공장에서 7번의 정권이 바뀌었다"면서 "저의 복직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여당의 대선주자가 약속했던 말은 다 어디로 갔느냐. 강산이 네 번 바뀌고, 20세기를 지나 21세기에도 해고자로 남겨진 저는 언제까지 기다려야 복직이 되느냐"고 말했다.

반드시 공장으로 돌아가겠다는 뜻도 굽히지 않았다. 그는 "폭력과 탄압의 역사를 온몸에 새긴 한 인간을 문밖에 둔 채 상생·비전을 말해선 안 된다. 36년 세월을 해고자로 살아왔고, 죽어도 복직의 꿈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수합병 절차를 마무리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30일 36년 해고자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복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저는 이제 동부건설 해고자입니까" 인수합병 절차를 마무리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30일 36년 해고자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복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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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이제 동부건설 해고자입니까" 인수합병 절차를 마무리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30일 36년 해고자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복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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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김진숙, #한진중공어, #영도조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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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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