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영화의 거리>에서 신인 감독 도영 역을 맡은 배우 이완.

영화 <영화의 거리>에서 신인 감독 도영 역을 맡은 배우 이완. ⓒ 시네소파

 

<연평해전> 이후 6년 만에 모처럼 배우 이완이 영화로 관객과 만나게 됐다. 전작에선 딱딱한 해군 중위였다면 이번엔 사랑을 잊지 않고 고향에 돌아온 신인 감독으로 올가을 관객들의 설레는 마음을 자극할 만하다. 9일 오후 온라인으로 이완과 영화 관련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영화의 거리>라는 제목대로 영화에 대한 작품이다. 이완은 극중 도영 역을 맡았다. 고향인 부산에서 촬영 장소를 물색하는 로케이션 매니저를 하는 선화(한선화)와 사랑에 빠졌다가 꿈을 이루기 위해 연인을 등지고 서울로 올라가버린 인물이다. 영화에선 도영이 데뷔작을 들고 부산을 다시 찾은 뒤 선화와 재회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완의 해석

자칫 이기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캐릭터였다. 여자친구와의 관계보단 꿈을 좇아 떠났기 때문이다. 이완은 "사실 대본을 볼 때도 그 부분이 가장 걱정이었다"며 영화 준비 과정을 전했다.

"사랑에 원래 서툴고 순박한 청년이라 생각했다. 선화에게 이해를 더 구하고 믿음을 줬어야 하는데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그나마 사투리로 연기하는 게 도영이 좀 더 순박하게 보이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 저 또한 사랑이 먼저거나 꿈이 먼저라고 정해놓고 살진 않고 그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던 것 같다. 일과 사랑 중 택해야 한다면 저도 아마 일을 택했을 것이다. 그래야 사랑하는 여자를 지킬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다만 상대에게 믿음을 줬겠지. 

대본을 받았을 때 제가 나름 그런 서툴고 순박한 부분을 잘 표현할 수 있겠다 싶었다. 성공을 위해 사랑하는 여자를 두고 떠난 게 아니라는 걸 표현하기 위해 나름 순애보적이고, 순수한 마음을 갖고 연기하려 했다. 대사에도 나오지만 아무 생각 없이 살던 도영이 영화 감독이란 꿈을 꾼 것도 선화 덕이다. 그가 감독으로 성공하는 원동력이 선화다. 그래서 서울에서 성공해야 선화를 다시 당당하게 찾아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영화 <영화의 거리> 관련 이미지.

영화 <영화의 거리> 관련 이미지. ⓒ noon

 
정작 2년 전 이 영화를 촬영할 당시 이완은 지금의 아내인 프로 골퍼 이보미와 연애 중이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같은 업계 사람이 아니다 보니 제가 이런 내용의 영화를 찍는다고 하니 좀 귀엽게 질투도 하고 투정도 부리며 이해해준 것 같다"는 후일담을 전하며 이완은 부산의 여러 명소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비교적 단순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영화지만 이완 스스로는 6년 만의 복귀작이라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생각보다 공백기가 길어지면서 자신감도 잃었던 것 같다"며 그간의 소식을 전했다.

"작품을 못하던 기간에 조급함도 있었는데 그럴수록 제가 잘할 수 있는 작품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평소 축구를 엄청 많이 했는데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부상을 입어 1년 반 정도 재활운동을 하며 지냈다. 그러면서 공백도 길어진 것 같다. 다른 배우도 작품이 없을 때 마찬가지겠지만 나태해지지 않으려 다른 영화도 많이 봤고, 운동도 열심히 했다." 

남다른 각오

2003년 드라마 <천국의 계단>으로 데뷔한 이후 말 그대로 이완은 성공 가도를 달렸다. 신인 연기자답지 않게 많은 작품이 들어왔고, 당시 라이징 스타로 주목받던 누나 김태희와 함께 남매 배우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환경이 이완에겐 오히려 독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정말 관심이 끊이질 않았지만 몸과 마음이 많이 힘들었던 시기"라며 그가 말을 이었다.

"TV에 나오고 싶다는 생각을 어렸을 때 한적이 없는데 <천국의 계단> 감독님 눈에 띈 거지. 절 보더니 배우로 만들어주겠다고 하셨다. 당시 스무 살 때라 뭐든 도전해보겠다는 마음이었다. 1년 정도 연기 공부를 하고 데뷔하게 됐는데 제가 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큰 역할을 주시더라. 그땐 작품 소화하는 게 힘들고 정신도 없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라 정신도 힘들었다. 

군대를 다녀오고 서른이 넘으면서 내가 잘할 수 있는 것, 겉모습뿐만 아닌라 속도 표현할 수 있는 작품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공백도 생긴 게 있다. 이 영화가 2년 전에 찍은 건데 지금 개봉을 앞둔 작품이 하나 더 있다. 앞으로도 단편이든 독립영화든 다 열려있다. 좀 센 캐릭터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영화 <영화의 거리>에서 신인 감독 도영 역을 맡은 배우 이완.

영화 <영화의 거리>에서 신인 감독 도영 역을 맡은 배우 이완. ⓒ 시네소파

 
평소 이완은 누나 김태희의 동생이라는 수식어에 개의치 않았고, 오히려 누나가 김태희라 살면서 많은 이점을 누렸다고 한다. 결혼 이후에도 활발히 왕래하며 식사도 자주한다며 그는 "20대에 한집에서 살 땐 서로 작품도 많이 하던 때라 그런 얘길 주로 했는데 요즘은 서로 힘든 걸 아니까 격려하며 지낸다"고 말했다. "아내와도 언젠가 부부 예능 프로에 출연하고 싶다"며 그는 "정말 밝은 친구다. 함께 재밌게 이것저것 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추석 연휴즈음 하여 사랑의 감정을 그린 영화로 관객과 만나게 된 그다. "다들 자신의 나이대에 느낄 수 있는 연애 감정이 있기에 우리 영화에도 공감하실 수 있을 것"이라며 이완은 "잔잔하게 감정의 깊이를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숙한 만큼 어느새 영화에 대한 애정도 커져 있는 모습이었다. 
이완 영화의 거리 김태희 한선화 이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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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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