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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는 우리 사회에서 방송계나 음악 분야를 이끄는 중요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본래 'produce'라는 영어는 일반적으로 과일 등 농작물을 생산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그리고 'producer'는 농가 등 농산물 생산자를 의미한다.

그런데 일본이 이 '프로듀서'란 영어를 방송이나 음악 부문의 "창의적인 제작자"라는 의미로 둔갑시켰고, 이 말을 그대로 우리가 들여와서 사용한 것이다. 물론 영미권에는 이러한 의미의 '프로듀서', 혹은 'PD'라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캠핑카는 일본식 영어다. 자료사진.
 캠핑카는 일본식 영어다. 자료사진.
ⓒ 염정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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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인'이란 말도 마찬가지다. 이 말은 축구나 농구 경기에서 "골인!"이나 "결혼에 골인하다"라는 말처럼 우리 주변에서 자주 사용된다. 그러나 '골인'이라는 이 말은 전형적인 일본식 영어, '자플리쉬'다. 지금 사용되는 '골인'이라는 의미에 대응하는 영어라면, 'a finish'나 'breasting the tape', 혹은 'make a goal'라고 표현해야 한다. 야구경기나 빙상경기에서 들을 수 있는 '아웃코스'나 '인코스'라는 말도 일본식 엉터리 영어다.

그런가 하면, '잠바'나 '파카'도 일본에서 들어온 잘못된 말이다. '잠바'는 특히 발음이 취약한 일본식 발음이다. 그 발음에 해당하는 '점퍼(jumper)'는 미국에서 주로 여성용 소매가 없는 옷을 지칭한다. 'jaket'이 올바른 표현이다. '파카'는 러시아 원주민이 입었다고 전해지는, 국적 불명의 용어로서 'hoodie'라는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캠핑카'나 '렌트카', '오픈카'도 모두 잘못된 일본식 영어다. '샌드백'은 'punching bag'이라고 고쳐 써야 하는 일본산(産) 영어다.

홈페이지, 본네트, 게임셋, 베드타운... 바꿔써야 할 용어들

'홈페이지'란 용어 역시 일본에서 만들어졌다. 이 말 역시 정확하게 말하자면 잘못 사용되고 있는 용어다. 이 의미로 영미권에서 사용하고 있는 용어는 '웹사이트(website)'이다. '웹사이트'란 인터넷에서 사용자들이 정보가 필요할 때 언제든 제공할 수 있도록 웹서버에 정보를 저장해놓은 집합체이고, 반면 '홈페이지'는 웹사이트를 실행했을 때 나타나는 첫 번째 페이지를 가리킨다.

'인스턴트 식품'이란 말은 우리가 흔하게 쓰이는 말이다. 'convenience food'가 올바른 용어다. 자동차 '본네트'도 우리가 잘 쓰는 말이지만 잘못 사용되고 있는 일본식 영어다. 본래 'bonnet'은 주로 여성의 모자를 의미한다. 미국에서 사용하는 말은 'hood'다. '베란다'라는 용어도 '발코니(balcony)'라고 바로 잡아야 한다. '베란다' 역시 일본이 만든 말이다.

우리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파마'며 '마이크', '프린트', '베테랑', '에티켓', '노이로제', '게임셋', '베드타운'을 비롯해 '볼펜', '샤프펜슬', '사인펜', '하이틴' 그리고 심지어 '노브라'까지 너무도 많은 말들이 모두 일본식 '엉터리' 영어다.

언제까지 우리는 일본이 만들어낸 이런 엉터리 말들을 쓰고 있을 것인가? 이제는 바꿀 시기가 됐다.

태그:#프로듀서, #홈페이지, #골인, #인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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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학 박사,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근무하였고, 그간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왔다. <이상한 영어 사전>,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 <논어>, <도덕경>, <광주백서>, <사마천 사기 56>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시민이 만들어가는 민주주의 그리고 오늘의 심각한 기후위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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