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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03년 우리나라 최초의 하와이 이민을 떠났던 갤릭 호에 탑승했던 102명 1903년 우리나라 최초의 하와이 이민을 떠났던 갤릭 호에 탑승했던 102명이다. 그들은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하면서 힘든 이민생활을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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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한 역사의 섬 월미도, 면적은 0.66제곱킬로미터로 여의도의 크기(2.49제곱킬로미터)에 비해 5분의 1도 안 되는 정말 작은 크기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유원지 느낌의 월미 문화의 거리 주변 말고도 생각 외로 다양한 명소와 박물관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월미도는 자차 말고도 대중교통으로도 편하게 접근할 수 있다. 우선 1호선의 종점 인천역에 내려서 버스로 쉽게 갈 수 있고, 최근엔 월미 바다열차라고 불리는 모노레일이 개통되어 월미도를 보다 수월하게 이동이 가능하다(현재 코로나 4단계로 운행정지 상태다).

표정속도 10.5km의 다소 느린 열차지만 월미도를 갈 때 이 열차를 타야 하는 단 하나의 이유가 있다. 월미공원역으로 이동하는 도중에 볼 수 있는 세계 최대의 야외 벽화인 사일로 벽화를 가장 잘 살필 수 있기 때문이다.
    
수십 미터의 거대한 콘크리트 굴뚝처럼 생긴 것들에 마치 크래프트 맥주의 캔 디자인처럼 벽화가 그려져 있는 모습이 정말 장관이다. 원래는 1979년 건립된 곡물창고로 호주와 미국 등지에서 수입된 밀을 보관했던 장소라 한다. 사일로 창고와 그 주변은 칙칙하고 낡아 그 일대를 음침하게 만든 주범이기도 했다.

하지만 벽화작업을 통해 기존의 이미지를 벗자, 일부러 벽화를 보러 찾아오는 사람들도 점차 늘었다. 사일로는 둘레 525m, 높이 48m의 거대한 규모와, 86만 5400L의 페인트를 사용했으며, 100일간의 제작기간을 거쳤다. 사진 명소로 정말 좋은 장소니 꼭 바다열차를 타고 꼭 찾아가 보길 추천드린다.

배를 타고 낯선 곳으로... 해외 동포들의 삶 

월미도에 입도해 먼저 찾아가 볼 곳은 그 유명한 문화의 거리가 아니라 인천해사고등학교 맞은편에 자리 잡은 한국 이민사박물관이다. 월미도에 생뚱맞게 이민사 박물관이 왜 있냐고 반문하시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가 힘없던 시절 민중들이 새로운 기회를 얻기 위해 인천항을 통해 이민을 떠난 것을 먼저 들 수 있겠다.      

그리고 인천을 대표하는 대학 인하대가 인천 하와이대학의 줄임말이고, 하와이 동포들의 성금을 기반으로 설립되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면 인천과 해외동포들의 관계가 정말 깊다는 걸 알 수 있다. 

한국 이민사박물관은 2003년 미주 이민 100주년을 맞아 우리 선조들이 해외에서 개척자로 살아간 삶을 기리고 그 발자취를 후손들에게 전하기 위해 설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이민사 전문 박물관이다.

좀처럼 해외동포에 관한 정보를 얻기 쉽지 않은데 한 자리에서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꼭 가보길 추천하는 박물관 중의 하나다. 우선 박물관 2층에 올라와서 1 전시실부터 차근차근 관람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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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와이 이민생활을 재현해 놓은 모형 하와이에서 이민생활을 하고 있는 한인들은 채소를 키우고 장을 만들면서 그들의 생활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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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시실은 <인천에서 하와이로>라는 주제를 가지고 전시가 이어지는데 실제 배에 탑승해서 사탕수수밭으로 가는 여정을 직접 체험하는 것처럼 실감 나게 재현해 놓았다. 이민의 출발지였던 개항 당시의 인천을 소개하고, 우리나라 첫 공식 이민이 이루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알차게 살펴볼 수 있는 전시다.

예전 대한제국 시절의 여권과 이민 모집 공고, 갤릭호를 타고 첫 이민을 떠난 102명의 사연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1903년부터 2년 동안 인천항을 통해 하와이로 이민을 떠난 사람은 얼마나 될까? 64회에 걸친 항해 동안 7415명이라는 통계를 보고 그 당시 우리 사회가 정말 살기 힘들었고, 말도 안 통하는 낯선 세계에 와서 새로운 출발을 하려는 이들이 많았다는 걸 짐작해 볼 수 있었다.      

하와이에 정착한 한인 노동자들은 주로 사탕수수 농장에서 다른 민족들과 더불어 생활했다고 한다. 하지만 여기서의 생활도 쉽지 않았다. 십장인 '루나'의 감시를 받았고, 하와이의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열악한 노동생활을 지속해야만 했다. 농장에서 하루 일과는 새벽 4시 반의 기상 사이렌으로 시작되었고, 아침을 먹고 6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10시간 노동을 했다고 한다. 

2 전시실에서는 그들의 하와이 정착생활을 살펴볼 수 있었다. 그들의 살았던 집이 실물 크기로 재현되어 있는데 장독대로 장을 담가 생활했던 모습을 보니 안타까우면서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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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와이에서 교육과 독립운동을 이어갔던 한인 2세대들 하와이에서 교육과 독립운동을 이어갔던 한인 2세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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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에는 가족과 독신자를 위한 두 종류의 숙소가 제공되었다. 결혼한 부부는 작은 정원이 있는 통나무집이 주어졌고, 독신 남자들은 기숙사 생활을 이어갔다고 한다. 현지 음식이 비싸고 입에 잘 안 맞아 직접 채소를 심어 기르고, 장을 담그는 등 손수 요리를 해서 그들의 생활방식을 유지한 것이다.

이후 2세대 3세대로 넘어오게 되면 하와이 주류 사회로 진출하는 사람도 점점 늘게 되었고, 독립운동의 주요 기지가 되기도 했다. 비록 고국과 연은 끊어졌지만 나라에 대한 애정을 어떻게든 이어가고 싶었던 하와이 한인들의 기여를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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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멕시코에서 애네켄을 자르며 힘들게 이민생활을 이어갔던 맥시코 한인들 멕시코에서 애네켄을 자르며 힘들게 이민생활을 이어갔던 맥시코 한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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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제3전시실에서는 러시아, 중국, 일본, 멕시코, 남미 등 세계 각지로 향했던 한인들의 이주과정과 정착, 생활 등 초기 한인 이주사를 살펴볼 수 있다. 특히 나의 관심을 끄는 것은 영화 <애니깽>, 소설가 김영하의 <검은 꽃>을 통해 알려졌던 멕시코 한인들의 이주사다. 

애네켄이라고 하는 선인장과에 속하는 용설란 잎을 자르기 위해 많은 한인들이 농장으로 이주했는데 잎 자체가 날카롭고 가시가 많기 때문에 그들이 얼마나 힘든 상황 속에서 일을 해왔는지 짐작도 할 수 있다. 

모든 한인들이 낯선 나라에 오면서 힘들지 않았던 사람은 없겠지만 특히 멕시코 한인들의 힘든 이주생활이 박물관에 잘 재현되어 있었다. 정말 많은 생각과 의식을 확장해 줄 수 있는 좋은 박물관이니 월미도에 오시면 꼭 방문해 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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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미공원의 한국전통정원 예전에 군부대가 주둔했던 월미공원의 한국전통정원은 궁궐, 민가의 원림들을 재현해 놓은 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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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월미도에는 6.25 전쟁 이후 50년 동안 군부대가 주둔해 있다가 2001년에 시민들에게 개방한 월미공원이 있다. 울창한 숲으로 보존이 잘된 월미산의 정상에는 23m의 월미공원 전망대가 있어 인천시가지는 물론 서해바다와 인천항, 인천대교까지 두루 살필 수 있다(현재 거리두기 4단계라 폐쇄 상태다).

하지만 산을 오르지 않고도 가볍게 산책을 하고 싶을 때 월미공원에 위치한 한국 전통정원을 방문하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조선시대의 궁궐 정원 및 별서 정원, 민간정원을 어설프게 재현한 느낌이지만 반나절 산책 코스로 더할 나위 없는 곳이다.

이곳을 마지막으로 인천 중구의 웬만한 장소는 소개했다. 하지만 중구와 붙어있는 동구는 인천의 서민들 생활이 지금까지 잘 보존된 동네라 할 수 있다. 다음 화에 그 소개를 이어가 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