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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일주일 살기' 세 번째 날(8월 18일)이다.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에 따라 전체적인 계획을 변경하게 되었다. 오늘은 숙소로 정한 '학은재'(독채형 한옥 민박) 주위를 돌아보기로 했다.

목포는 예향이다

성옥기념관은 성옥 이훈동 선생이 평생 모아 온 서예 대가들의 작품과 동양화, 도자기, 현대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추사 김정희, 소치 허련, 석파 이하응, 남농 허건, 김병종, 김영주, 김흥수, 박은선 등의 뛰어난 보석 같은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보물 같은 곳이다.

9인 합작의 화조도를 보고 있을 때, 갑자기 한 분의 여성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그녀는 작은 배낭을 등에 메고 산행을 다녀온 듯 했다. 그녀는 국어 교사를 하다가 퇴직을 하고 현재는 그림 공부를 하고 있다고 했다. 매일 유달산을 오르고, 매일 빠짐없이 성옥기념관과 목포의 미술관을 방문한다고 한다. 성옥기념관은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곳이지만, 전국에서도 보기 드문 보석 같은 곳이며, 그것도 무료로 우리나라 최고 화가와 서예가의 작품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하였다.

그저 지나치듯 보았던 작품들이 그분의 말씀 덕분에 내 영혼에 특별한 작품으로 다시 태어났다. 추사 김정희의 행서팔곡병은 그가 70대 노후에 쓴 글씨이지만, 필체에 강한 힘과 기운이 느껴진다고 하였다. 남농 허건의 금강산 보덕굴은 남농 선생의 작품 중 최고의 걸작으로 꼽힌다고 한다. 그 밖에도 김병종, 김흥수, 박은선 작가의 작품에 대해서도 찬사를 아끼지 않으셨다.

세계적으로 찬사를 받는 박은선 조각가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제3전시실에 있는 작품과 별관 마당에 있는 조각 작품이 박은석 조각가의 작품이다. 세계적인 조각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성옥기념관이라고 했다. 이곳에서 그녀는 박은석 조각가를 네 번이나 만났다며 내심 자랑을 하였다. 그와 그의 작품이 선생님의 말씀을 통해 내게로 왔다.

작품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들려주어 고맙다는 인사에 우연히 만난 것도 인연이라며 밝게 웃어 주시던 선생님. 덕분에 마음과 영혼이 예술의 세상으로 가득한 시간이었다.

노적봉예술공원미술관, 근대문화역사관 2관 옆 여행자 쉼터도 가까이에 있으니 꼭 가보라는 말씀과 함께 목포의 여러 미술관을 더 안내해 주었다.

노적봉예술공원미술관에는 목포를 사랑하는 김암기 화가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었다. 목포항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애환을 그린 작품에는 안타까움과 슬픔이, 유달산과 다도해를 그린 작품에서는 동화 같은 감성을 가득 마음에 담았다.

근대문화역사관 2관 옆 여행자 쉼터에는 어릴 적 뛰놀던 다순구미(온금동)의 기억을 화폭에 담은 조순현 화가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었다.

'맹렬히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희망의 빛으로 복원하고 기억하고자 화폭에 담았다.'

조순현 화가의 작품에 대한 설명이다.

전시된 몇 개의 작품을 보며 화가의 말처럼 내 어릴 적 기억도, 목포의 지난한 역사도 우울함과 슬픔이 아닌 무언가 가슴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환희로 다가오는 듯 했다.

목포는 예향이다. 목포인들은 예술에 기본적으로 관심이 있는 것 같다. 목포인은 예술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인 것이 분명하다. 첫날 묶었던 '피카소게스트하우스'도 소민경 화가가 운영하는 곳으로 건물과 방에 화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곳은 작은 미술관이었다.

예술을 향한 관심과 열정은 인간의 영혼을 더욱 풍요롭게 할 것이다. 목포는 여러모로 풍요로운 도시였다.
 
숨겨진 보석 같은 예술작품을 볼 수 있는 성옥기념관
 숨겨진 보석 같은 예술작품을 볼 수 있는 성옥기념관
ⓒ 심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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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옥기념관 제1전시실
 성옥기념관 제1전시실
ⓒ 심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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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 허련(小癡 許鍊) 묵목단(墨牡丹) 8곡병(八曲屛) 성옥기념관 제2전시실
 소치 허련(小癡 許鍊) 묵목단(墨牡丹) 8곡병(八曲屛) 성옥기념관 제2전시실
ⓒ 심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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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옥기념관 제3전시실
 성옥기념관 제3전시실
ⓒ 심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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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현 '마을 이야기' 목포 근대역사관 1관 옆 여행자쉼터에 전시 중.
 조순현 "마을 이야기" 목포 근대역사관 1관 옆 여행자쉼터에 전시 중.
ⓒ 심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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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목포, #목포 일주일살기, #성옥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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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를 본 대로 들은 대로 생생하게 풀어가고 싶습니다. 공감과 존중, 비폭력과 평화를 마음 속에 두고 성찰하며 살아가고자 합니다. 지금부터라도 순수한 어린이의 마음으로 돌아가 변화, 발전하고 성장하고픈 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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