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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의 한 중고서점 외벽에 그려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7월 30일 오전 서점 직원이 논란이 된 ‘쥴리의 남자들’,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 문구를 덧칠해 지웠다.
 서울 종로구의 한 중고서점 외벽에 그려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7월 30일 오전 서점 직원이 논란이 된 ‘쥴리의 남자들’,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 문구를 덧칠해 지웠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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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말 서울 종로구의 한 중고서점 외벽에 이른바 '쥴리 벽화'가 등장해 논란이 일었다. '쥴리 벽화'는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씨에 대한 의혹을 의미하는 벽화다. 김씨가 과거 유흥업소에서 일했다는 주장을 하는 이들은 김씨의 예명이 '쥴리'라고 지목했다.

벽화가 알려지자 윤석열 예비후보 측은 명예훼손이라고 반발했지만 반대 측에서는 표현의 자유라고 맞선다. 현재 벽화는 지워졌지만 지난 6일엔 이번에는 1인 시위 형태로 서울 강남구에 '쥴리 벽화'가 재등장해 논란이 재점화됐다.

이 벽화는 표현의 자유에 해당할까, 명예훼손에 속할까. 법률가의 견해를 듣고자 지난 5일 법무법인 가로수의 김필성 변호사를 전화로 연결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주로 네거티브와 검증의 차이 등을 들어봤다. 다음은 김 변호사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

"벽화, 표현의 자유로 정당화 할 수 있는 수준 아니다"

- 이른바 '쥴리 벽화'가 논란입니다. 어떤 이는 표현의 자유라고, 어떤 이는 명예훼손이라 주장합니다. 어떻게 봐야 할까요. 

"저는 표현의 자유로 보호받을 범위를 넘어선, 명예훼손이라고 생각합니다. 표현의 자유가 매우 중요한 기본권이긴 합니다. 그러나 이 자유가 무제한으로 보호받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기본권이나 공익과 충돌하는 경우엔 표현의 자유를 인정할 수 있는 범위를 조화롭게 해석해야 합니다. 이를 이익형량이라고 부릅니다.

이 사례는 김건희씨의 인격에 대한 권리, 인간의 존엄성 등의 기본권과 표현의 자유 사이에 충돌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안은 윤석열 후보 본인이 아니라 가족인 김건희씨에 대한 것이고, 벽화에서 문제 삼은 것이 김건희씨의 결혼 전 남자관계에 대한 루머이기 때문에, 윤석열 후보의 청렴성이나 대통령으로서의 직무수행능력 등과는 별 상관이 없습니다.

김건희씨나 그 모친에 대한 다른 의혹들, 예를 들어 주가조작이나 사기 등의 사안은 검증이 필요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윤석열 후보의 가족들이 그런 범죄를 저질렀다면,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 그 지위를 이용한 범죄를 다시 저지를 수도 있으니까요.

게다가 김건희씨 등이 가까운 검사 등의 영향력을 이용했고, 윤석열 후보가 그 과정에 연관이 있다는 의혹 등은 윤석열 후보의 직무수행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으니 분명히 밝혀져야 합니다. 그러나 이 벽화는 김건희씨의 결혼 전 남성 관계에 대한 루머를 다룬 것이고, 김건희씨의 여성성에 대한 공격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표현의 자유나 공익 등의 이름으로 정당화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봅니다."

- 지금 김건희씨가 본인이 쥴리가 아니었다고 하고, 벽화 그린 사람도 김건희씨를 그린 게 아니라 쥴리라는 여성을 그린 거라고 합니다. 그래도 명예훼손인가요?

"명예훼손이 될 수 있습니다. 그 벽화가 누구를 지칭하는 것인지 국민들 모두가 다 알고 있고, 건물 주인의 인터뷰 등을 보면 건물 주인 역시 김건희씨를 대상으로 그린 벽화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명예훼손 인정에 필요한 특정성은 인정됩니다.

김건희씨가 자신이 쥴리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는 것은 그 벽화의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이어서, 그 벽화가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이라는 의미로 볼 것이지, 이를 김건희씨를 대상으로 하는 벽화가 아니라고 볼 근거로 삼을 수는 없습니다."

- 벽화에서 글씨를 지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 문제가 끝나나요? 

"아닙니다. 이미 글씨 등을 기재한 벽화를 공개한 순간 범죄는 성립합니다. 글씨를 지웠다는 사실은 사후적인 사정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미 성립한 범죄를 범죄가 아닌 것으로 바꾸진 못합니다. 글씨를 지웠다는 사실은 범죄 성립을 전제로 해 양형에서 고려할 내용일 수는 있습니다만, 범죄 성립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열린공감TV, 주거침입은 아니라 보지만..."
 
김필성 변호사
 김필성 변호사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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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후보 측이 김건희씨에 대해 문제제기한 언론인들 고소했잖아요. 대선주자의 법적 대응은 어떻게 평가하나요?

"적절하지 않습니다. 후보의 법적 대응은 정치적으로 판단할 문제입니다. 설사 범죄가 성립한다고 가정하더라도 반드시 고소·고발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정치적 선택의 문제인데, 정치인, 그것도 대통령에 출마하는 정치인이 언론인을 고소·고발하는 것은 언론의 취재를 위축시킨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적절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 그런데 고소·고발 안 하면 해당 주장이 맞으니 대응을 안 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지 않나요?

"물론 그런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유력 정치인의 고소·고발이 언론보도 자체를 막는 효과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사안을 수사기관이 수사하게 되는데, 그것 역시 정치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고소·고발이 이뤄지면 사안이 커져서 언론에서 더 다룰 수도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치적으로 적절한 선택이라고 보기는 어렵죠."

- 유튜브 채널인 <열린공감TV> 취재에 대해 논란도 있었잖아요. 양재택 변호사(전 검사)의 어머니를 취재한 것에 대해 윤석열 후보 측에서는 주거침입죄에 해당한다고 하는데.

"주거 침입죄는 아닙니다. 주거침입이 인정되려면 집주인의 의사에 반해서 들어갔어야 하는데, 처음에 집에 들어갈 때 모친이 문 열어주고 들어갔으니 명시적인 의사에 반해서 들어간 것이 아닙니다. 물론 들어가는 과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다는 점도 고려돼야 하는데, 이때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면 들어오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는 사실이 인정돼야 합니다.

그런데 이 사안의 경우에는 취재진이 집에 들어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들이 언론인이라는 사실을 밝혔음에도 모친이 적극적으로 취재에 응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추정적 의사에 반해서 들어갔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니 주거침입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 그때 취재진 중에 <경향신문> 강진구 기자가 있었잖아요. 강 기자는 <경향신문> 기자라고 자신을 소개했지만, 기사가 나간 건 <열린공감TV>인데 문제없나요?

"기본적으로 큰 문제는 없습니다. 강 기자가 거짓말을 한 것도 아니고, 모친이 특정 언론에 대해서 특별한 반감이 있어서 그 언론 소속 기자라면 무조건 내쫓는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모르겠습니다만, 그렇게 볼 정황은 없습니다."

- 그럼 취재 윤리 위반에도 해당 안 되나요?

"저는 취재 윤리 위반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어느 부분이 위반인지는 짚을 필요가 있습니다. 처음 모친의 집에 들어갈 때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이 중대한 취재윤리위반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바람직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취재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그런 일이 벌어질 수는 있고, 취재진이 들어간 후 자신들이 기자라고 밝혔기 때문에 취재 전체가 기만행위를 통해 이뤄진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저는 그렇게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취재하려고 한 내용이 무엇인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유력 대통령 후보의 결정적인 문제점에 대한 탐사보도 과정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다면, 전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이번 취재는 그런 중대한 내용에 대한 것이 아니라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씨의 결혼 전 남자관계를 확인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취재 결과 재산 범죄 등의 정황이 확인됐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취재해 보니 그런 의혹이 드러난 것이지, 처음부터 그런 내용을 취재하러 들어간 것은 아니었습니다.

또한 김건희씨의 혼전 남자관계가 그렇게 거짓말까지 하면서 취재를 해야 할 정도의 사안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파파라치들이 연예인들의 스캔들을 캐는 것과 본질적으로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열린공감TV>의 취재가 적어도 취재윤리 기준에서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네거티브와 검증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응암역 앞에서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홍보 활동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응암역 앞에서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홍보 활동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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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건희씨의 사생활에 대해 취재하는 걸 한쪽에선 검증이라 하지만 다른 쪽에선 네거티브라고 해요. 검증과 네거티브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사실 네거티브와 검증이 정확히 구분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당히 넓은 범위에서 서로 겹칩니다. 다만 검증이든 네거티브든 대통령 후보의 도덕성이나 청렴성과 관련이 있는 내용이라면 어느 정도는 취재하는 것이 맞을 겁니다.

문제는 여기서 말하는 '어느 정도'의 기준이 무엇인가일 텐데요. 저는 적어도 후보 본인의 직무수행과 관련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검증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아니라 직무수행 능력이나 청렴성과는 관련 없는 루머들, 특히 범죄라고 볼 수도 없는 루머들을 무작정 파헤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특히 후보 본인도 아니고 후보 가족의 사생활에 관한 것이라면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김건희씨의 혼인 전 관계를 검증해야 한다는 사람들은 김씨가 영부인이 될 수도 있는 사람이니까 도덕성 검증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요.

"영부인이라고 하더라도 결혼 전에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이 문제 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부인이라는 공직이 별도로 있는 것도 아닙니다. 물론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된 다음에 남자 문제 등이 발생했다면, 그것은 국가원수의 배우자로서 품위유지가 문제 될 수 있을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혼전 관계는 그런 것도 아닙니다. 게다가 영부인의 도덕성 검증이라는 주장 기저에는 여성에 대한 봉건적인 사고가 깔려있다는 느낌도 듭니다. 그러니 그런 주장이 정당화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 김건희씨 논문 표절 문제도 있는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그건 도덕성 문제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범죄도 될 수 있으니 후보자가 직접 논문을 표절했다면 도덕성 측면에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공직선거 출마자들은 과거의 범죄경력 등을 공개하는데, 역시 후보자의 과거 범죄 경력이 공직 수행을 위한 청렴성 등의 판단 근거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후보자 가족들의 범죄경력까지 모두 공개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대선 정국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선거보다 후보자 가족들의 범죄경력이나 도덕성 역시 어느 정도는 검증할 필요가 더 있다고 볼 수는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김건희씨 논문표절 문제는 사실관계를 확인해봐야 합니다. 논문표절은 형사 범죄도 될 수 있는 심각한 도덕성 문제니까요. 그렇지만 여전히 후보 본인의 논문표절과 동일하게 볼 수는 없습니다."

덧붙이는 글 | WBC 복지TV에도 중복게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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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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