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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6일 오후 대전 카이스트를 방문해 탈원전 반대운동을 하는 학생과 연구원을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대선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6일 오후 대전 카이스트를 방문해 탈원전 반대운동을 하는 학생과 연구원을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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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 관련 수사 그리고 추미애 법무부장관과의 갈등에 대해 작심하고 털어놓았다. <경향신문>의 9일자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은 조국 전 장관 지명 전 사모펀드 내사 진행, 대통령 독대 요청설 등도 모두 부인했다(관련 기사: 윤석열 첫 언론 인터뷰 "조국 관련 대통령 독대 요청한 적 없다").

<경향신문>은 지난 7일 윤석열 전 총장과 5시간 가량 인터뷰를 하고 이를 기사화해 9일 오전부터 여러 편으로 나누어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이 특정 매체와 독대해 장시간 인터뷰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내가 조국에 무슨 원한이 있다고 그렇게 하겠는가"

윤 전 총장은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 등이 주장한 '사모펀드 내사설'에 대해 "그 사람들 이야기가 사실에 기반해 하는 거라고 보느냐?"라며 "있는 얘기, 없는 얘기 막 하는 사람들"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조국 장관이 민정수석으로서 대통령을 측근에서 보좌했고 제가 중앙지검장으로 일하던 2년 동안 음으로 양으로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제게 많은 지원을 하지 않았겠느냐?"라며 "그런데 무슨 원한이 있다고 제가 그렇게 하겠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 사람들(여권 인사들)은 내가 정치적 의도가 있어 한 것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것"이라며 "그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이다. 그런 식의 선동이나 조작은 받아들일 수가 없다"라고 이야기했다. 윤 전 총장은 당시 휴가 중 "집에서 TV를 켜는데 일주일 내내 하루종일 법무장관 후보자와 관련된 각종 의혹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라며 "농담이 아니고 제가 문재인 대통령한테 받아 우리집 거실 선반에 놓아둔 임명장의 잉크가 말랐나 안 말랐나 만져봤다. 잉크도 안 말랐는데 내가 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됐다"라고 회고했다.

윤 전 총장은 '문 대통령 독대 요청설'에 대해서도 "독대 요청을 한 적이 없다. 그건 말이 안 된다"라며 "검찰총장이 무슨 대통령에게 독대요청을 하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일반 공무원은 대통령이 오라고 하면 만나는 거지 독대 요청을 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대통령을 뵙고 싶다고 하는 건 몰라도 독대 요청은 말이 안 된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뵙고 싶다'라는 이야기를 한 적도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조국만 도려내면 된다'라고 말했다는 것 역시 "상당히 악의적인 주장"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9월 9일 조 장관 임명 후 민정 관계자를 통해 대통령께 전달해달라는 이야기는 있었다"라며 "조 장관 관련 수사는 무리없이 원칙대로 진행해서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으로부터의 욕은 내가 먹겠다"라고 했다는 것. 그는 "아무래도 대통령께서 핵심 지지층의 이반이나 공격에 대해 걱정이 많으실 것 같아서였다. 실제로 내가 공격을 많이 받았다"라고 말했다.

또한 조국 전 장관 수사가 '검찰개혁에 대한 반발'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백혜련 안으로 검경 수사권 조정이 확정되는데 내가 기여했으니 검찰개혁에 대한 반발이라는 주장은 성립되지 않는다"라고 받아쳤다. '대선 라이벌 제거 목적'이라는 추측에 대해서도 "양식 있는 언론이라면 그런 선동에는 가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건 당시 상황 자체로 봐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반발했다.

"다양한 종류의 사퇴압박... 임기 끝까지 마치려고 했다"
 
지난해 6월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지난해 6월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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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은 소위 '추-윤 갈등'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추 전 장관이 같은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윤석열 사단'을 '하나회'에 비유한 것을 두고 "추 장관이 검찰에 대해 뭘 아는가? 정신 나간 이야기"라고 비난했다.

그는 "후배들을 사단이라고 해서 정기적으로 밥 먹고 이런 거 안 한다"라며 "나는 실력으로 프로가 되라고 하지 무슨 인적 네트워크로, 휴먼 릴레이션(인간관계)에 기대서 하는 거는 안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추 전 장관이 당시 윤 전 총장을 직무배제 시킨 것과 관련해 "실제로 나를 무조건 옷을 벗기려고 했다. 징계청구와 직무정지명령을 지난해 11월에 했잖느냐"라며 "그게 깨지면서 제가 12월 1일 복귀하니까 이 사람들이 '멘붕'이 와서 나한테 그러더라고. '그냥 추미애 장관과 동반 퇴진하면 징계는 없는 걸로 하겠다'고" 회고했다. 그는 "내가 물러나준다는 약속만 해주면, 대통령 입장에선 일거양득인 것이다. 그런 일을 비롯해서 다양한 종류의 사퇴압박이 있었다"라는 것.

윤 전 총장은 "대통령은 아니라고 하시겠지만 그렇다(대통령의 뜻)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라며 "물러나 주는 걸로 약속만 해주면 추미애도 즉각 물러나게 하고 징계는 없던 것으로 해주겠다고 했다. 그러다가 검사징계심사위원회가 열리는 날이 다가오니까 징계를 아주 약하게 해줄테니 거기에 대해 다투지 말아달라는 이야기가 계속 있었다"라고 기억했다.

그는 "검찰총장은 병풍이 되고 버팀목이 돼야 하기에 총장이 받은 총알을 다 공개할 수는 없다"라면서도 "작년부터 월성원전 감사 끝물부터 시작해서 검찰시작 단계까지 얼마나 많은 여권 관계자들이 공격을 가했느냐? 이게 대통령의 통치행위에 대한 도전이라는 둥, 정부정책에 대한 수사라는 둥 하면서"라고 비판했다. "공개적으로 그 정도면 비공개적으로는 검찰총장에게 수사하지 말라는 취지의 다양한 압력이 얼마나 들어왔는지 짐작할 수 있잖느냐"라는 것.

윤 전 총장은 자신의 임기와 관련해 "7월 24일까지 어떻게든 임기를 마무리하려고 했다"라며 "무조건 임기를 채우겠다는 생각이 강했고 정부 쪽에서도 그런 제 생각을 읽지 않았겠느냐. 제가 존경하고 저와 학창시절부터 굉장히 가까웠던 신현수 선배가 민정수석으로 온 것도 그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내가 작년 12월 24일에 두 번의 가처분 소송에서 이기고 복귀하니까 추 장관과 민주당 쪽에서 저를 내보내려고 작심했던 사람들이 굉장히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라며 "그때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 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 이야기가 처음 나왔다"라고 이야기했다. 박범계 법무부장관과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의 발언을 토대로 추측컨대 "아, (중수청, 검수완박) 가기로 청와대와 얘기가 끝난 모양이구나 생각했다"라며 사의 표명의 계기를 밝혔다.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의 구속영장 청구 후, 박범계 장관이 신현수 전 민정수석과 윤석열 전 총장 사이에 협의되던 인사안을 '패싱'한 채 인사를 강행하고, '검수완박'과 '중수청'이야기가 수면 위로 올라오자 어쩔 수 없이 사의를 표명했다는 설명이었다.  

태그:#윤석열, #검찰총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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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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