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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9일 국회에서 퇴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9일 국회에서 퇴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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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선 출마를 위해 9일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다. 그는 당대표로서 마지막으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신복지'를 거듭 강조하며 향후 대권 경쟁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임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예고했다.

'대선에 출마하려면 선거 1년 전 당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당헌당규에 따라 192일만에 임기를 마치게 된 날, 이낙연 대표는 국민생활기준 2030범국민특별위원회의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기조발제를 했다. 자신이 화두를 던진 신복지의 세부 구상 중 하나인 '돌봄국가책임제'를 제안하는 내용이었다. 곧이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그는 "국민의 삶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가 시대 과제"라며 "그래서 신복지 제도를 제창했다"고 밝혔다.

강력한 경쟁자,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기본소득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기본소득과 신복지의 공존이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신복지 제도는 우리가 알 만한 국제기구에서 승인하고 채택한 종합복지제도"라며 "기본소득은 그 가운데서 소득을 모든 국민에게 보전해드리자는 제도라 두 가지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답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신복지에 대해 '회복과 도약을 포용으로 실천하려는 시대정신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씀하셨다"고 소개했다. 

본인이 생각하는 대선주자로서의 장점 역시 "국가를 경영하는 데에 필요한 많은 경험을 가졌던 것, 그 길을 걸어오면서 비교적 좋은 성과를 낸 것, 그 경험이 주는 균형감과 안정감"을 꼽았다. 이 대표는 '올드(Old)하다'는 평가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물음에도 "좋은 점도 있고, 그렇지 않은 점도 있겠다. 적어도 미숙하다는 말은 안 들어서 다행이 아니냐"고 답변하며 웃었다.

'신복지가 시대정신' 강조... 윤석열·차별금지법엔 말 아껴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9일 국회에서 퇴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9일 국회에서 퇴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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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임기 동안 대선주자 지지율이 거의 반토막 났지만 그는 "작년 여름으로 되돌아갔더라도 비슷한 선택을 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의 조기 극복과 민생 안정, 경제 회복이라는 큰 숙제를 외면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당 대표 출마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회고했다. 또 "지지율 하락은 저의 부족함과 정치의 어려움 때문이라 생각한다"며 "당연히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관해선 "총장 임명장 받고 바로 다음날 총리실에서 인사하러 와서 접촉한 것이 전부"라며 "그 정도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오만한 일"이라는 말로 답변을 갈음했다. 다만 윤 총장의 대선주자 선호도가 최근 30%를 넘긴 상황 등을 두고는 "국민의 마음은 늘 움직이는 것"이라며 "매일매일의 등락에 대해, 그때마다 논평해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최근 변희수 하사 등 성소수자의 잇따른 죽음으로 다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차별금지법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이 대표는 "단 종교계 내부에서 우려가 있다는 것은 현실"이라며 "그걸 감안해 소관 상임위에서 논의가 진척되길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직 차별금지법을 논의하기 이르다는 뜻이냐'는 추가질문에도 "제가 아까 말씀드린 그대로다. 제 개인 생각은 그것이고, 소관 상임위에서 논의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4.7 재보선 진두지휘... 호남 출신·올드함, 극복할 수 있을까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9일 국회에서 퇴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9일 국회에서 퇴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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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대표는 당장 '전임 대표'가 되지만,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4.7 재보선을 진두지휘한다. 선거 자체가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 등 민주당 출신 자치단체장의 잘못으로 치러지는 데다 정권 말기라 민심은 다소 냉랭하다. 하지만 '대선주자 이낙연'에게는 반등의 기회이기도 하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도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해 제법 길게 발언했다. 이 대표는 "서울시민들은 서울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늘 생각하는 분들인 동시에 당신이 사는 마을이나 골목마다 현안이 따로 있다"며 "그에 얼마나 부응할 것인가 하는 점에서 성실하고 진실하게 선거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보궐선거 당선자의) 짧은 임기 동안 정부와 매번 싸우는 정권심판론자들에게 맡기는 것이 현명할 것인가 등을 주민들께서 현명하게 판단해주시리라 기대한다"고 했다.

가덕도 신공항 추진이 '부산시장 선거용 공약'이라는 비판에는 이 대표는 "2030년 부산엑스포를 유치하고 성공시키려면 번듯한 국제공항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상식에 속하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현재의 김해신공항은 원거리에 있는 분들이 직항으로 오기 어려운 제약이 있고, 여객기도 비행거리에 한계가 있다"며 가덕도 신공항은 항공물류, 여객산업 면에서도 지역에 필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관광산업이나 소재·부품·장비산업에도 유용할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그는 '역대 대통령 중에 호남 출신은 김대중 대통령 하나뿐이고, 인구학적으로 호남 후보는 대선에서 이기기 어렵다'는 호남필패론에 관한 질문을 받자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이후 이 대표는 "그런 생각이 과거보다는 많이 엷어지지 않았냐"며 "많이 엷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그런 얘기를 한다는 게 좀 그렇다"고도 했다. 

'정치인 이낙연'은 호남 출신, 1952년생 등 약점을 딛고 차기 대권 주자로 재도약할 수 있을까. 이날 당직자들은 기자간담회 후 이 대표에게 케이크와 함께 '당신의 내일, 언제나 힘차게 응원하겠습니다'란 문구가 적힌 꽃다발도 전달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9일 국회에서 퇴임 기자간담회를 준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9일 국회에서 퇴임 기자간담회를 준비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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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낙연, #이재명, #대선, #신복지, #4.7재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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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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