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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경남지사가 26일 오후 경남도청에서 서부경남 공공병원 입지 선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경수 경남지사가 26일 오후 경남도청에서 서부경남 공공병원 입지 선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경남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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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의 참여로 공론을 모아 만든 결정은 앞으로 어떠한 정치적 변화와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공론화 과정에 참여해 주신 도민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김경수 경남지사가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 입지 선정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서부경남 공공병원은 진주시 정촌면 옛 예하초등학교에 짓기로 경남도가 결정했다.

김 지사는 26일 오후 경남도청에서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 입지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은 옛 진주의료원 폐업 발표가 있은 지 꼭 8년만이다. 홍준표 전 경남지사 때인 2013년 2월 26일 옛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이 발표되었던 것이다.

옛 진주의료원 폐업과 관련해, 김 지사는 "2013년 우리나라 최초의 지방의료원으로 1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진주의료원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고 했다.

그는 "대법원은 '권한 없는 자의 위법한 결정'이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 되돌릴 수는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당연히 서부경남 지역 공공의료에 공백이 생겼고,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진주의료원이 없다는 것이 감염병 대응에 얼마나 큰 손실인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진주, 사천, 남해, 하동, 산청을 거점권역으로 하는 '서부경남 공공병원'의 위치 선정을 위해 2020년 상반기부터 '공론화 과정'을 거쳐 왔다.

김 지사는 "무너진 서부경남지역 공공의료를 확충하기 위해 그동안 서부권 공공병원 설립을 추진해 왔고, 모든 과정은 지역주민을 중심으로 참여와 토론을 통해 진행되었다"고 했다.

서부경남 공공의료 확충 정책권고안 따라 평가

'서부경남 공공의료 확충 공론화 도민참여단'에는 진주‧사천‧남해‧하동‧산청 지역 주민 100명의 참여해, 모두 네 차례 토론 끝에 2020년 7월 '서부경남 공공의료 확충 정책권고안'을 제시했던 것이다.

도민참여단이 권고한 후보지 3곳은 진주 옛 예하초등학교, 하동 진교나들목 부근, 남해 노량주차장 일원이었다.

보건의료와 건축 등 전문가 15명으로 '후보지 입지 평가위원회'가 현장 조사를 거쳐, 25일 1순위 후보지로 진주를 결정했던 것이다.

평가기준은 접근성, 인력확보, 의지와 계획, 환경특성, 건축용이성과 확장성, 의료취약성 개선효과, 주민참여 항목으로 진행되었다.

김 지사는 "평가위원회 심의 결과 최종적으로 진주 정촌면 옛 예하초등학교 일원을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 부지 1순위로 선정하였다"며 "평가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하고 도민과 전문가들이 함께 정해준 이곳에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히 진주의료원을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진주 사천 남해 하동 산청 지역의 공공의료를 책임지는 서부경남의 새로운 거점 공공병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 추진계획

김 지사는 "그동안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 보건복지부와 지속적으로 논의해 왔다"며 "부산 서부권, 대전 동부권 공공병원과 함께 예타 면제대상으로 추진하기로 협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그는 "진주 옛 예하초등학교 일원을 대상으로 설립 운영계획 및 타당성 조사 용역을 8월말까지 완료하고, 지방의료원 설립 심의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9월말까지 보건복지부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기로 협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보건복지부는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추진하고 기획재정부의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를 마친 후 2022년 상반기에 사업을 확정짓게 된다"며 "지방재정투자심사와 설계공모 등을 거쳐 이르면 2023년에 서부경남 공공병원이 착공될 것"이라고 했다.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 의미'와 관련해, 김 지사는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으로 시작된 갈등과 분열은 민주적이고 투명한 공공의료 확충 공론화 과정으로 극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고 했다.

이어 "경남도에서는 최초의 공론화 과정이었고, 공공의료분야에서는 전국 최초의 공론화 과정이었다"며 "도민들의 성숙한 역량은 공정하고 민주적인 소통을 가능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앞으로 공공병원 하나 만드는 일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도민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서부경남의 거점 공공병원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그는 "새로 지어질 서부경남 공공병원을 권역별 통합 의료벨트의 지역책임 의료기관으로 지정해 서부경남 지역 주민들께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공공의료의 질을 높여 나가겠다"고 했다.

"옛 진주의료원 폐업에 대해 사죄"

다음은 김경수 지사와 기자들이 나눈 일문일답.

- 후보지 선정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은?
"세부 평가 기준과 기준마다 배점을 두어, 전문가들로 구성된 입지평가위원회에서 논의해 선정했다. 접근성과 의료인력 확보 용이성, 치료 환경, 주민참여까지 포함한 다양한 세부 기준을 두고 평가했다. 여러 평가 기준을 종합한 결과 옛 예하초교가 1순위로 정해졌다."

- 서부경남 공공병원의 명칭이나 규모는?
"지금부터 진행하는 사전 타당성조사나 계획 수립 과정에서 결정될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새로 지어지는 공공병원은 300병상 이상 규모로 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공론화협의회는 500병상 규모가 적정하다고 해서 그 의견이 제출되어 있다."

- 진주 정촌으로 한다면 하동, 남해, 산청은 1시간 안팎의 거리인데.
"공공병원이 한 곳에 들어선다고 해서 권역 전체의 공공의료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후보지 결정 의미는 권역 공공의료를 맡을 거점 병원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5개 지역의 공공의료는 계속 구축하고 확충해 나가야 한다."

- 예타 면제를 위해 경남도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지난해 12월에 보건복지부가 진주권을 포함한 전국 3곳의 공공병원을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해 '예타 면제' 대상으로 선정했다. 오는 8월까지 타당성조사 용역을 마무리 하고, 사업계획서를 9월 중에 복지부에 제출해서, 연말연초에 국무회의에서 예타 면제가 통과되도록 하기 위해, 용역등을 서두르겠다."

- 진주 정촌도 약간 외곽지인데, 이용이나 운영 활성화를 위한 대책은?
"어느 지역이 되던, 한 곳의 선정이 중요한 게 아니라 공공병원이 들어가면 접근성과 주변 지역의 환경을 고려해서 추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주변 환경이나 조건을 감안하고 접근성과 주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 해당 시군과 함께 실질적인 서민들의 공공의료의 거점이 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

- 예산은?
"서부경남 공공병원은 정부의 공공의료 계획에 포함되어 있다. 가능한 예산을 최대한 확보하도록 하겠다."

- 8년 전 오늘이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이 발표되었던 날이다. 폐업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는 직원들도 있었고, 고통을 받는 도민들이 있었는데, 도지사로서 입장은?
"진주의료원 폐업 이후에 서부경남 공공의료의 빈 자리를 메꾸기 위해, 공공의료를 확충하려고 힘을 쏟아왔다. 옛 진주의료원을 그대로 복원하는 게 아니라 5개 시군의 거점 공공병원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게 되는 과정이다. 지난 과거에 대해 돌아볼 수 있을 필요가 있다.

책임 묻기가 아니라 도지사 개인의 결정이지만, 결국은 경남도가 내린, 공공기관의 처분으로 인해 많은 분들이 피해를 입었다. 폐업으로 피해를 입은 도민과 거기에 근무했던 분들에 대해서는 도민을 대신해서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이번 공공병원 입지 선정을 계기로 지난 8년간의 희생과 고통이 헛되지 않도록, 코로나19 과정에서 느낀, 공공병원 설립 필요성을 통해 경남의 공공의료 수준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진주의료원 폐업에 대해 진심으로 도민의 대표자로서 사죄를 드린다."

태그:#공공병원, #진주의료원, #김경수 지사, #예하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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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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