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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립극단 부조리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25일 광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 앞에서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광주시립극단 부조리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25일 광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 앞에서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 광주시립극단 대책위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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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문화예술회관 측이 새로운 공연을 앞두고 또다시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고 있다. 지난해 불거진 갑질사태에도 회관 측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25일 광주시립극단 부조리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아래 '대책위')가 광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 앞에서 집회를 진행했다.

앞선 2020년 8월, 광주문화예술회관 산하 광주시립극단의 <전우치> 공연을 둘러싸고 대규모 갑질사태가 불거졌다. 단원들에 의하면, 두 달간 진행된 공연 준비 과정에서 배우 13명 중 4명이 신체 부상을 입었다. 조연출 및 배우들은 폭언 및 성희롱에 노출됐다. (관련 기사 : "연극계 폐쇄적" 광주시립극단 갑질 피해자가 직접 나선 이유 http://omn.kr/1r41r

당시 시립극단 측은 "피해자들은 노동자가 아닌 객원 단원"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주장에 따르면 광주시립극단에 소속된 5명의 상임 단원을 제외한 전원이 '객원 단원' 지위에 속해있는 셈이다.

그러나 광주 시립예술단 설치조례에는 "예술단에는 상임 단원 및 비상임단원을 둘 수 있다"라고 명시돼 '객원 단원'이 존재하지 않는 지위라는 주장도 있다.

이 문제는 2020년 10월에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의 질의를 받은 임승순 광주지방고용노동청장은 "(조연출과 배우들이) 비상임단원에 해당한다"며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자이기 때문에 노동자성이 인정된다"라고 답변했다. 이후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이 사건 피해자들이 노동자가 맞다는 내용의 공문을 광주시와 광주문화예술회관 측에 전달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판단이 있었음에도 광주시립극단 측은 오는 4월 진행될 연극 <레옹세와 레나> 진행에 있어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했다. 여전히 프리랜서 계약만으로 극단을 운영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전우치> 조연출 A씨는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단원들은 계약의 형태만 프리랜서 계약일 뿐 작품 창작 과정에서 조례상 '비상임단원'의 근무 형태와 전혀 다를 바 없는 노동을 제공해왔다"며 "프리랜서 계약은 안전사고 발생 시 산업재해 보험 처리 등을 막기 위한 꼼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립극단 측은 "얼마 전 예술인고용보험법이 통과되었는데, 이 자체가 예술인은 노동자가 아니라는 방증이 아닌가 싶다"며 "정부 차원에서 정리해야 할 문제로 보인다"라고 해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 예술계 전문가는 "매년 정기적으로 연극을 진행하는 광주시립극단이 연극 때마다 대규모 인원을 새로 선발하는 방식으로 극단을 운영하고 있다"며 "이러한 운영 방식은 그 자체로 지역 예술인들의 안정적인 생계를 위협하고 다음 연극에 단원을 합류시킬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소수 사람에 대한 충성심을 높여 지역 문화예술계 전반의 폐쇄성을 높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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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대해 고민하며 광주의 오늘을 살아갑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광주의 오월을 기억해주세요'를 운영하며, 이로 인해 2019년에 5·18언론상을 수상한 것을 인생에 다시 없을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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