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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교육청이 지난 1월 29일 사회관계망 서비스에 올려놓은 만화.
 인천시교육청이 지난 1월 29일 사회관계망 서비스에 올려놓은 만화.
ⓒ 인천시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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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교육청이 페이스북에 올린 만화.
 인천시교육청이 페이스북에 올린 만화.
ⓒ 인천시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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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인권을 강조해온 인천시교육청이 '포로 자세' 미화 지적을 받은 만화를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 올려 '학생인권 침해' 지적을 받고도 '비만아동 비하' 만화를 또 올렸다.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학생인권 침해 만화를 검증할 역량이 없는 교육청의 의식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5일, <오마이뉴스>는 인천시교육청이 최근 페이스북 등에 올려놓은 만화 3편을 배경내 인권교육센터 '들' 상임활동가와 임정훈 연구공동체+교육의 품:격 연구위원 등에게 보여주고 의견을 들었다.

인천시교육청은 최근 '손 머리의 효과'란 만화를 올려 "우유를 먹는 학생들이 시끄럽다는 이유로 전쟁 포로 다루듯 '머리 위에 손'을 하는 것은 아동학대"란 지적을 받았다. (관련 기사 <포로 자세? 집중 자세?...인천교육청 '손 머리 효과' 만화 논란> http://omn.kr/1rxal

그러나 이 교육청은 해당 만화를 그대로 둔 채, 며칠 뒤 '달의 날 수 세기'란 만화를 다시 올렸다.

이 만화 내용은 비만아동이 손에 살이 너무 많아 "주먹이랑 날짜가 안 맞는다"고 말하자, 교사는 "넌 꼭 주먹을 눌러가면서 세어야겠다"고 말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해당 만화에 대해 배 상임활동가는 "몸집이 큰 어린이를 지능이 떨어지는 존재로 그려놓고 있으며, 피부색도 검게 칠한 것은 무의식적인 인종 편견의 소산"이라면서 "'넌 꼭 눌러가면서 세어야겠다'는 교사의 말은 학생의 신체 특성을 비아냥 꺼리로 삼는 언행"이라고 지적했다. 조선희 인천시의원(정의당)도 <오마이뉴스>에 "그 그림을 본 누군가는 커다란 상처를 받았을 수 있다는 사실을 왜 모르는지 답답하다"고 우려했다. 
 
인천시교육청이 페이스북에 올린 만화.
 인천시교육청이 페이스북에 올린 만화.
ⓒ 인천시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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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인천시교육청이 올린 '산책'이란 만화도 학생 우롱 지적을 받았다. 산책을 하는 교사가 선을 따라 걷도록 학생들에게 지시하면서 "(다른) 빨간 길은 용암"이라고 말하고서는 정작 자신은 빨간 길로 걸어간다. 한 학생이 "선생님은 왜 용암으로 가요?"라고 묻자, 교사는 "선생님은 무적이야"라고 말하는 내용으로 끝난다.

이 내용에 대해 배 상임활동가는 "학생들을 통제하기 위한 거짓말을 만화로 보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임 연구위원도 "초등학생이라는 이유로 학생들을 뭔가 모자라고 부족한 것처럼 표현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인천시교육청의 만화들에 대해 배 상임활동가는 "교사의 편의를 위한 통제와 체벌을 당연시하고, 신체조건, 나이, 인종 등에 대한 편견을 담은 내용"이라면서 "작가인 현직 교사의 감수성도 아쉽지만, 이를 검증할 역량도 없는 인천시교육청의 시대착오적이고 반인권적인 인식이 더 문제"라고 꼬집었다.

임 연구위원도 "인천시교육청과 일부 교사들조차 이 정도로 비하하는 것은 괜찮고 학생들이 재미로 봐도 괜찮다고 여기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인천시교육청 "앞으로 인권 관련단체와 게시물 협의할 것"

인천시교육청은 해당 만화들에 대한 '학생인권 침해' 지적이 나오자, 5일 오후 해당 작가가 그린 만화를 모두 페이스북에서 삭제했다.

이 교육청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나쁜 의도는 아니었는데 우리가 (학생인권에 대한) 생각이 부족했던 것 같다"면서 "앞으로 학생 관련 게시물을 올릴 때에는 인권 관련단체와 현장 교사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인천시교육청, #학생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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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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