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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배업계가 내달 설 연휴를 앞두고 택배 물량에 대응하기 위한 인력을 추가 투입하기로 한 가운데 26일 오전 서울의 한 택배물류센터에서 관계자들이 물품을 옮기고 있다.
 택배업계가 내달 설 연휴를 앞두고 택배 물량에 대응하기 위한 인력을 추가 투입하기로 한 가운데 26일 오전 서울의 한 택배물류센터에서 관계자들이 물품을 옮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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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조가 29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했다. 21일 새벽,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 사회적 합의기구에서 '합의문'을 내놓은 지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택배노조가 밝힌 파업의 주된 이유는 공짜 노동인 분류작업을 둘러싼 이견이다. 

택배노조는 "합의안의 핵심이 택배 분류인력의 즉각 투입인데 현장엔 분류인력이 제대로 투입되지 않고 있다"면서 "택배사들은 지난해 10월에 약속했던 분류인력만투입한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택배사는 지점에 '분류작업은 현행대로 유지한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라고 총파업 이유를 밝혔다.

반면 택배사들의 입장은 다르다. 택배업계를 대표해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에 앉았던 한국통합물류협회는 28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합의문에는 지난해 10월에 약속한 분류인력에 대해 올 3월까지 투입한다는 것을 설 연휴를 앞두고 조기에 투입한다는 것"이라면서 "투입 못하는 인원에 대해서는 이에 상응하는 비용을 주기로 한 것이 이번 합의안의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택배노조는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한진택배 앞에서 "살기 위해 택배를 멈춘다"면서 "29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라고 선언했다.

하나의 합의안, 두 개의 입장... 차이 발생한 이유는?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2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전국서비스산업노조연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 노동자들이 이전과 같이 분류작업에 투입될 상황에 직면했다며 택배사들의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2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전국서비스산업노조연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 노동자들이 이전과 같이 분류작업에 투입될 상황에 직면했다며 택배사들의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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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발표된 합의문에는 '택배기사의 기본 작업범위는 택배의 집화, 배송으로 한다'라고 명시됐다. 노조의 말대로 택배기사들의 역할이 집화와 배송으로 분명하게 규정됐다. 이는 1990년대 초 택배산업이 생긴 이래 지금까지 택배기사의 업무로 강제됐던 '분류작업'에 대한 결별을 의미한다.

실제로 합의안 2조 3항에는 "자동화 설비가 완료되기 전까지는 택배사 등이 분류인력을 투입하거나, 택배기사에게 분류작업에 대한 적정 대가를 지급한다. 분류작업 비용 및 책임은 택배기사에게 전가하지 않는다"라고 명시됐다.

이날 합의안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낸 민주당 을지로 위원회가 합의안 발표 직후 낸 성명에서 "택배노동자가 불가피하게 분류작업을 수행하는 경우에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급하도록 함으로써 그동안 '공짜노동'이라 불리는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토록 했다"라고 평가한 이유다.

그러나 한국통합물류협회 택배위원회측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합의안 항목도 있다. 합의안 6조 '설 명절 성수기 특별대책 마련' 항목에는 "작년 하반기 택배사업자별로 발표한 분류지원 인력 투입 계획은 금년 특별관리기간에 최대한 이행하기로 하고, 인력 투입 실적은 투명하게 공개한다"라는 내용이 명시됐다. 택배사 주장대로 설 연휴 전에 지난해 10월에 발표한 분류인력 투입을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부분이다.

결국 하나의 합의문에서 상반된 두 개의 다른 입장을 뒷받침하는 조항이 모두 삽입된 것인데, 분류인력 투입 시기에 대한 내용이 정확하게 기재되지 않아 노사 양측의 혼란을 더욱 부추겼다.

 이에 대해 택배사들을 대표한 한국통합물류협회측도 "분류작업 등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한다는 내용이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합의문 발표를 성급하게 진행한 것이 합의문에 이견이 생긴 이유"라고 인정했다.

민주당 연석회의 "분류작업 책임 약속 지켜야"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 1차 합의문 발표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민생연석회의 택배종사자 과로대책 사회적 합의기구 1차 합의문 발표식에서 이낙연 대표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 1차 합의문 발표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민생연석회의 택배종사자 과로대책 사회적 합의기구 1차 합의문 발표식에서 이낙연 대표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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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민생연석회의는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택배사를 향해 "분류작업을 전적으로 책임지기로 한 합의를 최대한 빠르게 지켜줄 것을 촉구한다"며 "사측이 혹시 사회적 합의이니 안 지켜도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이라면 그 결과로 발생하는 추가적인 과로사는 전면적으로 택배사의 책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택배노조를 향해서도 연석회의는 "1차 합의의 이행 속도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다면 이 문제 또한 사회적 합의 기구를 통해 함께 해결해 나가길 호소드린다"면서 "노조가 노사교섭의 문제를 사회적 합의 기구를 통해 해결하는 방식에는 명백한 우려를 표명한다"라고 당부했다. 민주당 민생연석회의는 1차 사회적 합의를 추진했던 주체 중 한 곳이다.

한편 택배업계 관계자는 29일부터 이어질 파업에 대해 28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설은 극성수기이기 때문에 원래도 추가적으로 인력을 투입한다"면서 "그런데 지금 파업을 앞둔 상황이라 솔직히 현장이 쉽지 않다. 최대한 대체인력을 확보할 예정이지만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 무리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총파업에는 CJ대한통운·한진·롯데택배 소속 노조원 2600여 명이 참여한다. 분류작업 거부에 나선 우체국택배를 포함하면 전체 총파업 규모는 5500여 명으로 늘어난다. 전국 택배노동자 5만여 명의 11%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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