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2층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2층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관련사진보기

 
"방역은 너무 잘하고 있어서 질문이 없나요?"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웃으며 기자들에게 정치 부문 질문 대신, '방역' 관련 질문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18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89명으로, 54일만에 300명대로 돌아섰다. 1차, 2차 대유행을 막은 데 이어, 3차 대유행까지 억제하면서 K-방역을 책임지는 문 대통령의 어깨도 가벼워졌다.

한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낮다. 또한 유럽과 미국, 일본 등이 '북반구 겨울철 대유행'을 겪으며 연일 최대 확진자를 경신하는 것과 달리, 한국은 정점을 지나 감소세로 진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현재 주요 국가 중 미국은 이달 들어 매일 신규 확진자가 20만명 이상 나오고 있으며, '변이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는 영국은 4만 명 이상, 일본은 6000~70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당초 겨울철은 기온 하락은 바이러스가 생존하기 좋아하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들이 많아져 밀접 접촉이 많아지기 때문에 백신 접종 이전 코로나19의 최대 위기로 여겨졌다. 한국 역시 '대규모 유행'의 위기가 있었지만, 또다시 효과적으로 유행을 통제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여전히 지역사회에 감염원이 넓게 퍼져있는 상태라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거리두기 3단계 등 전면 통제(록다운)없이 감소세로 전환한 것은 상당한 성과라고 볼 수 있다.

거리두기와 방역 역량 집중의 성과

3차 대유행 초기였던 11월 30일 확진자 한 명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보여주는 감염재생산지수는 1.43이었다. 그러나 현재 감염재생산지수는 0.79까지 떨어진 상태다. 지난해 12월 25일(1241명) 이후 3주 연속 감소세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8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코로나19 브리핑에서 "25일(1241명) 정점을 지난 후 3주 연속 감소세"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감소세에 대해 '강력한 거리두기' 조치가 효과를 거뒀다는 분석이 많다. 실제로 수도권 주말 이동량(1월 9일~10일 기준)은 거리두기 1.5단계 격상 이전보다 35%나 줄어들었다. 방역당국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조치가 모임이나 단체여행 등을 막으며, 3단계 격상 없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전반적인 의료 대응 역량을 늘린 것도 한몫했다. 특히 임시 선별 진료소를 설치하고 검사량을 늘리면서 지역사회에 퍼져있는 숨은 감염원들을 잡아낼 수 있었다. 또한 지난해 12월 병상 부족 상황에서 정부가 상급종합병원에게 '의료기관 허가 병상 수의 최소 1%'를 중환자 병상으로 바꾸는 행정명령을 내렸고, 일부 병원이 자발적으로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이 참여하면서 숨통이 트였다.

감신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진단 능력, 역학적 능력, 치료 체계, 재정적 뒷받침 등이 현재 어느정도 갖춰진 상황으로 보인다"라며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면 문제가 생기는데, 지금은 전반적으로 '박자'가 맞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감 교수는 "위기의식을 느꼈을 때 서로 잘 협력을 하는 태도가 다른 나라와 달리 감소세로 돌아설 수 있었던 비결"이라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 견뎌주는 국민들에게 감사함을 느낀다"라고 밝혔다.

"정말 방역에 문제 없었다고 보는가?"
 
11일 오전 용산구청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11일 오전 용산구청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그러나 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는 대통령의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상황이 나을지 몰라도, 경제적 고통을 겪거나 병상 문제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대통령으로서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우 공동대표는 "거리두기 단계마다 영업이 제한되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정부는 노동자나 자영업자에게 미친 손해에 따른 보상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라며 "K-방역의 이면에는 굉장한 고통 속에서 방역지침을 준수하는 이들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요양시설 코호트 격리는 병실 부족 문제를 은폐하도록 만들었고, 그래서 사망자의 60% 가량이 요양시설에서 발생했다"라며 "정말 방역이 '문제가 없었다'라고 말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지방의료원 의료진이 코로나19 최전선에서 뛰었지만, 정작 대통령이나 장관은 지방의료원 의료진들은 찾아가지 않는다"라며 "K-방역을 지탱하는 숨은 이들의 공을 제대로 인정하고, 그에 걸맞는 대우를 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태그:#코로나19, #문재인 대통령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