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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무려 2년이나 주식을 해놓고도 고작 80만 원 밖에 잃지 않은 아주 스마트한 주식 투자자인 셈이다. 주식 투자자라면 이 수준 높은 농담을 이해해주길 바란다.
 나는 무려 2년이나 주식을 해놓고도 고작 80만 원 밖에 잃지 않은 아주 스마트한 주식 투자자인 셈이다. 주식 투자자라면 이 수준 높은 농담을 이해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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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을 시작한 지 어언 2년이 지났다. 나의 주식 경험담은 2020년 8월경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적이 있었는데, 요약하자면 아무것도 모르고 주식하다 800만 원 정도를 잃었던 흑역사, 그 이후 피나는 수련과 공부를 통해 이제 조금 주식 시장의 수상한 질서를 깨닫고 있다는, 비통과 교훈과 희망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 글이었다.

[관련 기사] 첫 투자에 날아간 800만 원... 주린이님, 그 리딩방에서 도망치세요 http://omn.kr/1ogdy

기사가 나간 이후 지나가던 한 누리꾼께서 친히 달아주신 댓글이 몹시 인상적이었다. 

"언젠간 성공할 수 있어 보이는 환상을 잘 표현했는데 아직 몇 번 더 말아먹을 게 훤히 보입니다."

그분의 혜안은 물론 빗나갔다. 지난해 8월 주식 경험담을 기고한 이후 수많은 개미처럼 나도 꽤 올랐다. 이 원고를 쓰고 있는 날 계좌를 살펴보니, 기사를 올린 이후부터 지금까지 대략 720만 원가량의 수익을 올렸다. 그러니까 전에 잃었던 것까지 모두 합산하면, 나는 무려 2년이나 주식을 해놓고도 고작 80만 원밖에 잃지 않은 아주 똑똑한 주식 투자자인 셈이다. (주식 투자자라면 이 농담을 이해하겠지...)

이런 장만 계속된다면, 아무것도 모르고 덤볐던 날에 잃은 800만 원을 모두 복구하는 날이 머지않은 것 같기도 하다. 그런 날이 온다면 좋은 와인과 함께 한우 스테이크나 구워 먹으면서 지난했던 나의 지난 주식 인생을 돌아보고 싶다. 코로나19 시대이기도 하고, 와인을 반병쯤 마신 다음에 조금 울지도 모르니 집에서 혼자 즐기고 싶다.

공매도에 당하지 않기 위해
  
 18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18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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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이런 장밋빛 희망에 제동을 거는 것이 나타났다. 바로 최근 주식 시장의 뜨거운 감자인 '공매도의 부활'이다. 공매도란 다른 사람의 주식을 빌려 시장에서 먼저 팔고, 약정 기간 안에 주식을 되사서 갚는 거래이다. 일각에선 공매도가 주식 거래를 활성화하고 주가의 거품 형성을 방지한다는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하지만, 사실 나 같은 평범한 개미의 입장에서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어쨌든 공매도의 역할은 인위적으로 주가를 내리는 데 있고, 사실상 일반 개인 투자자들은 활용할 수 없다 해도 무방한데 말이다.

이걸 RPG 게임(역할수행)으로 비유하면, 애초에 레벨 차이(투자금)도 어마어마한데, 그들 손엔 '엑스칼리버'를 쥐여주고, 우리는 그냥 맨손으로 싸우라는 것과 다름없다. 물론 그들이 나름의 노력으로 얻은 아이템이라면 뭘 어찌할 수 있겠나. 그들이 자본이 많은 건 어쩔 수 없다. 능력이 뛰어나서 정보를 일찍 얻는 것도 또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굳이 나라에서 나서서 공매도라는 그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시스템을 재개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 거다.

실제로 공매도가 금지된 기간 코스피 지수는 3000을 넘겼고, 거래량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이것만 봐도 공매도가 주식 시장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아닐까?
  
다만 공매도를 바라보는 입장과는 별개로 앞으로 벌어질 공매도에 당하지 않기 위한 공부와 계획은 필요하다. 아무리 '공매도가 나빠요' 주장해봤자 공매도는 부활할 가능성이 높고, 우리는 아직 주식이라는 게임판을 떠날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우리는 장마와 폭설에 대비하듯 공매도를 대비해야 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기관과 외국인은 우리를 공격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저 공매도라는 한동안 금지되었던 제도를 활용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최선을 다할 거다. 그걸 잘 이용하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몸을 피해있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이제 고작 주식 2년 차에, 계좌가 여전히 파란불인 주제에 감히 공매도를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 조언하기는 그렇고, 주식 공부할 때 읽은 책 문구를 가져와 본다.

"HTS(홈트레이딩시스템)의 기능 중에 대차 거래 내역, 종목별 공매도 추이 등의 기능이 있습니다. 이걸 통해 공매도 전의 대차거래가 얼마나 일어났는지 파악할 수 있으니 적극 활용하기 바랍니다. 내가 매수하려는 종목의 대차거래가 증가했다면 공매도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고, 감소했다면 공매도가 끝났다는 걸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겠죠. 이것을 잘 활용하면 역으로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3월 이후 공매도가 부활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이럴 때 가장 현명한 방법은 무리해서 들어가지 않고 지켜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2021년 3월이 되면 스스로 패턴을 파악할 수 있을 때까지 주식 비중을 줄이고, 현금 보유량을 늘린 채 한 달 정도 추이를 관망하기 바랍니다." - 채종원 <스스로 수익 내는 주식투자의 모든 것> 중에서


많은 사람이 최악의 상황에서 이런 말을 한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주식 시장에서, 특히 하락장을 정통으로 맞아 파랗게 변하는 계좌를 보는 일은 누구에게나 마음 쓰린 일이다. 하지만 주식에선 일단 피할 기회가 있다. 이 잔혹한 게임에 일 년 내내 접속해 있을 필요가 없다. 공매도뿐 아니라 주식의 모든 부분이 그렇다.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대응이란 것을 한다. 내리면 내리는 대로, 오르면 오르는 대로.

그러니 나로선 나와 이 글을 읽을 당신의 건투를 비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겠다. 각자의 고심과 방법과 대응과 운이 모두 좋은 방향으로 흐르길. 그래서 2021년에도 여전히 주식이 우리에게 작은 즐거움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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