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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8일 오전 9시 45분] 

한국독립기념관 직원들이 제기한 직장 상사의 폭언, 부당 업무지시 등에 대한 진정 건이 5개월이 지나도록 결론이 나오지 않고 있다. 진정인들은 조사 지연에 따른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독립기념관(관장 이준식) 내 직원 20여 명은 지난해 8월 초 직장 상사인 A씨 등 3명으로 부터 폭언, 부당 업무지시 등 피해를 봤다며 내부 감사부서에 진정을 제기했다.

A씨 등은 상위 직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선 업무 지시나 폭언으로 근무환경이 악화하고 정신적 피해를 봤다는 게 요지다. 진정인들은 정식조사를 토대로 행위자에 대한 징계와 재발방지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하지만 6일 현재까지 감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직장 내 성희롱과 괴롭힘에 대한 관련법에 따른 처리메뉴얼을 보면 사건이 제기됐을 때는 지체 없이 조사에 착수해 신속하게 처리하라는 신속성 원칙을 중시하고 있다. 근무환경의 조속한 원상회복을 위해서다.

진정을 제기한 관계자는 "기념관 측이 애초 지난해 9월 29일 감사 결과를 발표한다고 했다가 10월 30일로 연기했고, 다시 11월 20일로 연기했고, 또다시 11월 26일로 일방적으로 연기했지만 아직도 조사하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가 제때 나오지 않자 진정인들이 근무환경 악화와 추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우선 피해자와 행위자 간 공간 분리와 접촉 방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독립기념관 내 한 직원은 "진정을 제기한 직후 업무공간 분리를 요청해 피해자와 행위자 간 공간 분리가 이루어졌으나, 조사 기간이 길어지면서 A씨가 수시로 업무공간을 드나들었고 지난 12월부터는 아예 사무실로 출근을 강행했다"고 말했다. 또 "병가 또는 재택 근무 중인 피해 직원들에게 전화해 회의 참석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와중에 기념관 측은 지난 달 그동안 조사를 벌여오던 감사실 담당 직원과 담당부장을 교체했다. 조사직원의 교체는 조사가 더 지연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처리가 지연되면서 2차 피해 예방을 위해 필요한 비밀유지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실제 진정인들은 기념관 측이 조사 결과를 내놓아야 할 때 행위자와 합의를 요구하는 등 행위자 입장에 서서 불공정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조직문화점검 등 재발방지대책 마련도 그만큼 늦어지고 있다.

한 진정인은 "시간이 오래 걸리면서 진정인 모두 정신적으로 극도로 지쳐 있다"며 "모 피해직원은 2차 피해로 공황장애 증세가 악화해 병가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독립기념관 감사부 관계자는 "피해자들로부터 업무공간 분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 A씨에게 주의를 줬다"고 말했다. 이어 "진정 건에 대해 중재를 시도했지만, 진정인들이 원하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지금은 원칙적으로 사안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진정 내용이 많아 진위 파악에 다소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대한 신중하면서도 신속하게 조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피진정인 중 한 명은 "진정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진정 내용을 언급해 진정인에게 불이익이 생기지 않도록 하라는 지침에 따라 부당한 점이 있어도 의견을 밝힐 수 없다"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문제의 본질에 대해 의견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태그:#독립기념관,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진정,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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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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