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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재해 피해자 유가족 등이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일하다 죽은 2400명을 상징물 세우고 제대로 된 중대재해법 제정,해고금지,김진숙 복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열고 있다.
 산업재해 피해자 유가족 등이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일하다 죽은 2400명을 상징물 세우고 제대로 된 중대재해법 제정,해고금지,김진숙 복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열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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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피해 유가족이 말하는 제대로 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소한인 5일 아침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 마련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단식농성장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의 제목이다. 이 자리에는 지난 5월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생활폐기물 처리업체에서 근무하다 파쇄기 점검 중 기계에 빨려 들어가 사망한 고 김재순씨의 아버지 김선양씨가 참석했다.

김선양씨는 "50인 미만 작업장은 앞으로 4년간 지금처럼 계속 죽어도 괜찮은 것이냐. 작은 사업장일수록 안전장치가 더 허술하고 위험한 곳이 많다"면서 "재순이가 일했던 조선우드도 바로 그런 곳이었다.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법적용을 4년 유예 할 거면 국회의원 자식부터 위험한 곳에 보내고 나서 법안을 처리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에 따르면 사망한 고 김재순씨의 업무는 고위험 직군으로 분류돼 2인 1조로 일을 해야 한다. 하지만 사업주는 인건비 절감을 이유로 관련 내용을 지키지 않았다. 2014년 60대 노동자가 같은 이유로 같은 현장에서 사망한데 이어 재순씨가 같은 일을 겪고 사망한 까닭이다. 첫 번째 사고 이후에도 사업주는 특별한 안전설비와 안전 작업조치를 하지 않았다.

재순씨의 아버지 김선양씨는 "사람이 죽어도 아무런 대책도 없이 똑같이 작업을 시키니 재순이가 죽은 것"이라면서 "사업주는 자기 사업 피해만 걱정만 한다. 위험을 방치해서 계속 죽이는 사업주들이 아무 처벌을 안 받으니 바뀌지를 않는다. 기업주를 처벌해야만 사람 죽는 환경이 바뀔 수 있다"라고 호소했다. 검찰은 업체 대표 박씨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 등으로 지난 8월 불구속기소했다.

이날 재순씨의 아버지를 비롯해 산재피해 유가족들은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제대로 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필요하다"면서 "▲말단관리자 노동자 처벌에서 경영책임자 처벌 ▲기업비용으로 처리되는 벌금형에서 하한형 형사처벌 도입 ▲작은 하청업체 처벌에서 원청과 공기단축 강요하는 발주처 처벌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불법적 인허가등 공무원 책임자 처벌 도입 ▲반복적 사고 및 사고은폐 기업에 인과관계 추정 도입 ▲직업병, 조직적 일터 괴롭힘, 50인 미만 사업장등 사각지대 없는 중대재해법을 포함하는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경총 "정부안도 경영에 막대한 부담"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5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가 열리는 회의실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피켓팅을 하는 가운데 백혜련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위원장이 입장하고 있다.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5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가 열리는 회의실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피켓팅을 하는 가운데 백혜련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위원장이 입장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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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중소벤처기업부는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앞두고 '300인 미만 사업장은 법 시행을 2년 유예'하는 내용을 추가하는 중대재해법 수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지난 12월말 정부는 '50명 미만 사업장은 4년, 50명에서 99명 이하 사업장은 2년간 유예한다'는 내용을 담은 수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당시 제출된 정부안에는 '발주만으로 안전보건 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과잉'이라면서 '건설공사 발주처에 대한 안전 의무' 조항이 삭제됐다. 

또 사업주와 경영 책임자 등에 대한 처벌 수준 또한 안전보건 조치 의무 위반으로 노동자가 사망한 경우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에게 2년 이상의 징역 또는 5억 원 이상의 벌금에 처한다'는 국회 원안에 대해 '2년 이상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상, 10억 원 이하 벌금'으로 내용을 바꿨다. 

재순씨 같은 사망사건과 관련이 있는 '인과관계 추정' 역시 정부안에서는 삭제됐다. 원안에서는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3회 이상 확인된 경우와 사고 원인 규명, 진상조사, 수사 등을 방해한 사실이 확인된 경우에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토록 한다'고 명시됐었다.

그러나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마저도 "기업경영과 산업현장 관리에 감당하기 어려운 막대한 부담을 가중시키는 법안"이라며 "보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신중히 검토하여 합리적인 법이 제정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5일 국회 법사위에 제출했다. 또 사망사고가 발생했을 때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벌금의 하한선을 삭제하고, 상한선도 재검토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안을 심사하고 있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는 5일 오후 산재 사망사고시 경영책임자의 처벌수준을 '징역 1년 이상, 벌금 10억 원 이하로 하는 데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징역의 하한선을 2년에서 1년을 낮추고 벌금의 하한선을 없앴다.

제대로된 법안 마련해야 제2의 김용균 막을 수 있다
 
 산업재해 피해자 유가족 등이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일하다 죽은 2400명을 상징물 세우고 제대로 된 중대재해법 제정,해고금지,김진숙 복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열고 있다.
 산업재해 피해자 유가족 등이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일하다 죽은 2400명을 상징물 세우고 제대로 된 중대재해법 제정,해고금지,김진숙 복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열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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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5일 오후 국회 앞에서 '온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위한 양대노총 긴급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양대노총은 "고 김용균 노동자의 사망 이후 우리는 더 이상 김용균이 나오지 않기를 바라며 노동현장에서 처절한 투쟁을 이어왔지만 2020년 사고사망은 전년보다 증가했다"면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전면 적용되어야 하며,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안전보건조치가 선행되도록 정부가 필수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라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2018년 말 통계청 전국사업체조사에 따르면 전국 사업체 410만 3172개 중 50인 미만 사업장은 405만 2967개소로 98.8%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100인 미만 사업장으로 한정할 경우에도 99.56%에 이른다.

2020년 1월부터 9월까지 사업장 규모별 중대재해 및 사고재해 발생현황을 따졌을 때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중대재해의 84.9%가 일어난 것으로 확인된 이유다. 100인 미만으로 확대 적용할 경우 88.6%를 기록했다.

산업재해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건설업으로 한정할 경우 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2020년 7월부터 11월 실시한 재해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해당기간 건설업에서 발생한 재해사망사건 141건 중 '50인 미만 사업장'의 재해가 121건으로 전체의 85.8%를 기록했다. 반면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발생한 재해사망사건은 14.2%인 20건에 불과했다. 2018년 통계청 자료에는 건설업의 경우 전체 7만 5421개 업체 중 50인 미만의 업체가 93.3%인 7만 428개인 것으로 조사됐다.

고 김용균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 이행점검단이 4일 국회에 제출한 '제대로 된 중대재해법 제정을 위한 의견서'에 "50인 미만 사업장 시행 유예안을 적용할 경우 전체 사업체의 98.8%, 건설업체만 한정할 경우 93.3%가 중대재해법 적용을 유예 받는다"면서 "50인 미만 사업장을 제외한다면 중대재해법은 있으나 마나 한 법으로 전락한다"라고 비판한 이유다. 

위원회는 의견서에 "대기업의 경우 이미 도급과 용역을 활용해 대개 50인 내외 규모로 분산 운영한다"면서 "50인 미만 사업장 적용을 유예한다는 것은 대기업의 책임을 또다시 유예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위원회는 "김용균씨가 사망했을 당시에도 발전5사의 1차 협력사의 절반가량이, 2차 협력사는 예외없이 50인 미만의 업체였다"라고 덧붙였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19년에는 2020명, 2018년에는 2142명, 2017년에는 1957명이 산업재해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 9월까지 사고와 질병에 의해 사망한 노동자는 1571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여야는 오는 8일 본회의에서 기업처벌법 처리를 합의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회동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을 갖고 오는 7일 본회의를 열어 백신 수급 관련 긴급현안질의를, 8일에는 중대재해법 생활물류법 등 주요 민생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회동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을 갖고 오는 7일 본회의를 열어 백신 수급 관련 긴급현안질의를, 8일에는 중대재해법 생활물류법 등 주요 민생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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