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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오전 서울 국회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재정 촉구 기자회견을 마치고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당선인(가운데)과 노동당 현린 대표, 변혁당 김태연 대표, 김주환 전국대리운전노조위원장, 김재하 민주노총 비상대책 위원장이 단식에 돌입하고 있다.
 29일 오전 서울 국회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재정 촉구 기자회견을 마치고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당선인(가운데)과 노동당 현린 대표, 변혁당 김태연 대표, 김주환 전국대리운전노조위원장, 김재하 민주노총 비상대책 위원장이 단식에 돌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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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오전 서울 국회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재정 촉구 단식 돌입 선포 기자회견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가운데)  당선인 등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9일 오전 서울 국회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재정 촉구 단식 돌입 선포 기자회견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가운데) 당선인 등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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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투쟁'

104만 명 노동자의 수장이 된 민주노총 양경수 신임 위원장 당선인이 처음으로 선택한 공식행보는 국회 앞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 제정 촉구 농성장에서 이뤄진 '단식투쟁' 선언이었다. 

양 당선인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곳 국회에서는 김용균의 어머니가, 이한빛의 아버지가, 누군가의 형제자매가 '다시는 내 가족의 죽음과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달라'고 19일째 곡기를 끊고 있다. 이를 외면할 수 없었다"라며 단식투쟁에 동참했다.

이날 붉은색 바탕에 흰색 글씨로 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이라고 적힌 자보를 몸에 두른 양 당선인은 "2400명 노동자들이 매년 죽어나가지만 28일 정부가 발표한 안을 들여다보니 법의 본질이 바뀌었다"면서  "정부안은 중대재해법이 아닌 면죄부이자 살인기업 보호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양 당선인은 "오늘 국회(법사위)에서의 논의 과정을 지켜보겠다"면서 "중대재해법이 온전한 형태로 제정이 안되면 거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9일 오전 서울 국회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재정 촉구 농성장 뒤로 국회의 지붕이 보이고 있다.
 29일 오전 서울 국회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재정 촉구 농성장 뒤로 국회의 지붕이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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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당선인이 지적한 정부안은 전날(28일) 국회 법사위에 제출된 중대재해법으로 산업재해 발생 시 처벌 대상에 기업 대표는 유지하되 중앙부처 장관과 지방자치단체장은 제외하는 내용이 담겼다. 상시근로자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법 적용을 4년 유예하는 상태에서 상시근로자 50~10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법 적용을 2년 유예하는 방안도 추가됐다.

기존 징벌적 손해배상액의 범위가 '손해액의 5배를 최저한도'로 봤던 내용에 대해선 '손해액의 5배를 최고한도'로 해 처벌 범위를 대폭 축소시키는 방향으로 후퇴했다. 또 '임대와 용역, 도급 시 제3자 책임' 등에 대해선 기존 '안전 및 보건조치 의무 위반 시 처벌한다'는 내용이 '설비 소유 또는 장소 관리책임 때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적용 범위가 축소됐다.

"싸움 원하면 맞대응 한다"
 
 29일 오전 서울 국회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재정 촉구 단식 돌입 선포 기자회견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당선인이 고 김용균 상 앞에 서 있다.
 29일 오전 서울 국회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재정 촉구 단식 돌입 선포 기자회견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당선인이 고 김용균 상 앞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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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당선인은 날선 목소리로 "경총이 중대재해법을 반대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중대재해법을 제정하자는 우리의 요구가 과도한가. 수천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는 걸 언제까지 방관해야 하나. (재계와 정부가) 싸우겠다면 예외 없이 맞대응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앞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29일 오전 법사위가 열리기 직전 간사인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과 법안심사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찾아 "국회에서 논의 중인 중대재해법에 담긴 '독소 조항'을 빼달라"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회장이 강조한 독소 조항은 '대표자 형사처분, 법인 벌금 부과, 행정제재, 징벌적 손해배상' 등이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에서 양 당선인을 포함해 단식에 참여한 인사들은 한 목소리로 "중대재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건 원청"이라면서 "재발방지를 위한 경영책임자 처벌, 벌금형이 아닌 하한형 있는 형사처분, 소규모 하청업체 처벌이 아닌 원청 및 발주처 처벌,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불법적 인허가에 대한 공무원 책임자 처벌, 사고 은폐 기업에 대한 인과관계 추정 도입, 사망사고와 직업병, 조직적 일터 괴롭힘에 의한 죽음 포함 등 7가지 내용이 담긴 중대재해법이 제정돼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11월에 발표한 '2020년 산업재해 발생현황'에 따르면 올 9월까지 사고와 질병에 의해 사망한 노동자는 1571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11명이 감소했지만 하루에 6명 이상 노동현장에서 사망한 수치는 변하지 않았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19년에는 2020명, 2018년에는 2142명, 2017년에는 1957명이 산업재해로 사망했다.

지난해 6월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아 2013~2017년 5년 동안 전국 1심 법원에서 선고된 전체 산안법 위반 사건 3405건 중 1714건(50.3%)을 대상으로 최종 판결 내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산안법을 위반한 피고인의 90.7%가 집행유예(33.46%)와 벌금형(57.26%) 등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징역 및 금고형을 받은 피고인은 2.9%에 그쳤다. 

분석 대상 사건 가운데 노동자가 사망한 사건은 66.4%(1138건)에 달했지만, 피고인의 평균 구금 기간은 1년이 채 안 됐다. 5년간 평균 벌금액도 자연인은 420만 6600원, 법인은 447만 9500원에 불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지난해 6월 청주지법도 아파트 공사장에서 근로자 추락 사망사고를 낸 건설사 등에 업무상 과실의 책임을 물어 건설사 대표에게 벌금 700만 원, 원청 건설사 현장 소장에게는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한 바 있다. 앞서 2018년 9월 부산지법은 안전망을 설치하지 않아 추락사를 막지 못한 원청에 벌금 500만 원, 하도급업체 대표에게는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산재 피해 유가족들 2400배 올린 이유
 
 산업재해 사망 유가족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29일 오전 서울 국회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재정을 촉구하며 릴레이 2400배를 하고 있다.
 산업재해 사망 유가족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29일 오전 서울 국회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재정을 촉구하며 릴레이 2400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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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재해 사망 유가족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29일 오전 서울 국회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재정을 촉구하며 릴레이 2400배 돌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산업재해 사망 유가족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29일 오전 서울 국회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재정을 촉구하며 릴레이 2400배 돌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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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현장에선 양 당선인의 단식농성 선언 이후 산업재해로 사망한 유가족들을 중심으로 중대재해법 제정 촉구 '2400배 드리기'도 진행됐다. 2400배는 한 해 산업재해로 사망하는 노동자의 숫자를 의미한다.

'2400배 드리기'에 참가한 고 김태규 노동자의 누나 김도현씨는 "174석을 갖고도 수많은 산업재해 유가족들의 피눈물 서린 중대재해법을 후퇴시키려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의원들에게 경고한다"면서 "사람이 죽었을 때 432만 원만 내면되는 정부안은 필요 없다. 눈 뜬 장님 짓거리 하지 마라. 누더기 법안은 2018년 김용균 노동자가 사망하고 만들어진 산업안전법 개정안이면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김씨의 말대로 2018년 태안화력에서 일하던 청년노동자 김용균씨의 죽음을 계기로 '위험한 업무엔 무분별한 도급을 제한하고, 하청노동자의 산업재해가 일어나면 그 책임을 원청에도 묻겠다'라는 내용으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개정안에는 산재가 다수 발생하는 발전과 조선, 건설 등 위험한 작업에 대해 도급을 금지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결과적으로 김용균씨가 일했던 현장 등에서는 적용되지 않는 '김용균법'이 됐다.

김도현씨의 동생 고 김태규씨는 지난해 4월 경기도 수원시 고색동 건설 현장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일한 지 사흘째 되던 날 죽은 태규씨는 일용직이라는 이유로 안전화와 안전모, 안전벨트를 지급받지 못했다. 대신 자신의 오래된 운동화를 신고 현장에서 굴러다니는 헬멧을 쓴 채 안전교육도 받지 못한 채 일하다 변을 당했다. 지난 6월에 이뤄진 1심에서 해당 건설사는 700만 원 벌금형을 받았다. 하청업체 현장 소장과 차장에게만 각각 징역 1년과 10월이 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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