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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재개 촉구를 위한 도라전망대 집무실 설치가 유엔사의 반대로 가로막힌 가운데, 경기도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천막으로 임시집무실을 설치한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
 개성공단 재개 촉구를 위한 도라전망대 집무실 설치가 유엔사의 반대로 가로막힌 가운데, 경기도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천막으로 임시집무실을 설치한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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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기본소득, 기본주택 등 이재명식 정책을 부산에서 실현하고 싶다"라면서 내년 4월 치러지는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할 뜻을 강하게 피력했다. 아직 최종적으로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권에서 인물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2년 문재인 대통령의 권유로 정치에 입문한 이재강 부지사는 그동안 보수세가 강한 부산 지역구(서구·동구)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세 번 연속 도전했다가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이후 지난 5월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임명된 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남북 평화교류 협력 사업, 인권 정책 등을 맡아왔다.

이재강 부지사는 28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인터뷰에서 "지금은 이재명 지사한테 배우려고 유학을 와 있다고 생각한다. 공부 잘하고 부산에 돌아가서 큰 정치를 하고 싶다"라면서 "부산 시민들이 요청한다면 출동할 준비가 돼 있고 그런 의지도 강하다"라고 밝혔다.

이 부지사는 특히 "이재명 지사가 만약 대권에 나선다면 제가 부산에서 교두보를 만들 수 있는 세력을 형성할 수 있다고 본다"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제 부산시장 선거 출마가 이재명 지사를 돕는 길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여당에서 꾸준히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되던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이 이날 퇴임하면서 페이스북에 "부산의 재건과 발전을 위해 제게 주어진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라고 밝혀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도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지만 28일 현재 민주당은 예비후보 등록자가 한 명도 없다.

상대적으로 잠잠한 여당과 달리 야당에서는 예비후보 등록이 잇따르면서 경선이 과열 조짐을 보인다. 지난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박형준 동아대 교수와 이진복·박민식·유재중·이언주 전 의원 등이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하며 문전성시를 이뤘다.

진보당은 이미 노정현 부산시당위원장을 최종 후보로 결정했고, 정의당도 거대 양당 심판론을 앞세워 독자 후보를 내기로 했다.

다음은 이재강 부지사와 나눈 일문일답 요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2일 오전 경기도청 도지사 집무실에서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임용장을 수여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2일 오전 경기도청 도지사 집무실에서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임용장을 수여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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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 기본주택 등 이재명식 정책 필요한 곳이 부산"

- 부산시장에 출마할 생각이 있는가?
"저는 부산에서 정치를 계속했고, 앞으로도 부산에서 정치할 생각이다. 지금은 이재명 지사한테 배우려고 유학을 와 있다고 생각한다. 공부 잘하고 부산에 돌아가서 큰 정치를 하고 싶다. 김영춘 전 장관이 (부산시장 선거 출마) 준비를 하고 있는데, 내년 2월에 국회에서 가덕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출마하지 않겠다고 해서 부산 여론이 썩 좋지 않다. 저는 항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부산시민들이 요청한다면 출동할 준비가 돼 있고 그런 의지도 강하다. 왜냐면 현재 부산을 제대로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총선에서 이겨서 큰일을 해보고 싶었는데 3연패 하면서 조금 의기소침했다. 그런데 여기 (경기도에) 와서 보니까 내가 여전히 부산에서 할 일들이 많더라. 특히 기본소득, 기본주택 등 이재명 지사가 펼치고 있는 정책들이 정말 필요한 곳이 바로 부산이다. 저는 도시재생 전문가로서 (부산에서) 여러 활동을 했는데 (현재 부산시장 선거에 나서겠다는 사람 중에) 아무도 부산을 어떻게 바꾸겠다는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제가 그쪽 방면에서는 뛰어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출마) 의지를 가지게 됐다."

- 아직 결정한 것은 아니고 검토 중이라는 의미인가?
"결정한 것은 아닌데 부산에는 여권 후보가 현재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여러 분들이 (저를) 추천하고 있고, 저도 여기서 이재명 지사에게 배우고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것)도 (이재명 지사를) 돕는 일환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 이전에는 국회의원 선거에만 세 번 출마했다. 지방선거 도전은 처음인데.
"저는 이전에도 계속 (부산을 위해) 큰일을 하려고 했는데 (선거에서) 잘 안 되니까... 노무현 대통령도 그랬고, 저도 이제는 좀 더 크게 정치를 하자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갖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 기회가 된다면 출마할 생각을 하고 있다."

- 경기도 부지사로서 지방정부 운영을 경험해봤으니, 경기도 기본소득, 기본주택 등의 정책을 부산시정에 구현해보겠다는 것인가?
"그렇다. 오랫동안 그런 고민을 해왔다. 특히 부산은 고령 인구가 많기 때문에 기본주택이 정말 필요한 곳이다. 저는 오래전부터 장기임대주택 공급을 주장해왔다. 총선에 세 번 출마하면서 장기임대주택이 모두 주요 공약이었다. 그동안에는 당선을 안 시켜주니까 실현을 못 하겠더라. 하하. (웃음) 이제는 실현할 때가 되었다."

- 현재 부산에 여권 후보가 없다고 했는데 김영춘 전 장관 등 여권 후보가 나온다고 해도 본인의 출마 가능성은 있는 것인가?
"저는 김영춘 전 장관이 나오든 안 나오든 그것과 상관없이 출마할 생각이 있다."

- 민주당 소속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추행 사건으로 사임하면서 보궐선거를 하게 됐다. 이 때문에 민주당이 부산시장 후보를 내는 것 자체로도 논란이 많았는데.
"지난 4월 총선이 끝난 뒤 부산에 출마했던 민주당 후보자 18명을 대상으로 언론사에서 조사했는데 저 빼고 전부 다 부산시장 후보를 내지 않아야 한다고 답했다. 김영춘 전 장관도 당시에는 후보를 내면 안 된다고 했는데 지금은 입장이 바뀐 것이다. 그러나 그때 저 혼자만 삼보일배라도 해서 부산 시민들에게 사죄를 충분히 하고 난 뒤 후보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공당이다. 그렇다면 당사를 천막으로 옮기고, 부산시민들에게 절이라도 해서 진짜로 사죄드리고 난 뒤, 부산시를 바로 잡기 위해 후보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부산시) 민주당 당원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 삼보일배해서라도 사죄를 하겠다고 하지만 현재 부산 민심은 여권에 대해 좋지 않은 상황이다.
"민심이 민주당과 이반되어 있다. 쉽지 않은 선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공당으로서, 또 문재인 정권을 연장한다는 큰 틀에서 보면 더 열심히 사죄드리고 더 열심히 싸워서 부산시를 정말 바꿀 수 있는 당이 민주당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그냥 물러설 수 없다."

'부산시장 선거 출마 검토한다'는 말에 이재명 지사의 반응은?
 
개성공단 재개 촉구를 위한 도라전망대 집무실 설치가 유엔사의 반대로 가로막힌 가운데, 경기도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천막으로 임시집무실을 설치한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
 개성공단 재개 촉구를 위한 도라전망대 집무실 설치가 유엔사의 반대로 가로막힌 가운데, 경기도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천막으로 임시집무실을 설치한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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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선에서 내리 세 번에 걸쳐 패배했다. 이렇게 어려운 판에 다시 뛰어드는 게 주저되지 않나.
"런던에서 20년을 살았다. 그 생활을 청산하고 한국에 오면서 그냥 쉽게 오지 않았다. 한 번, 두 번 떨어진 뒤에 (당에서) 당선 가능성이 큰 다른 지역으로 가서 출마하라고 했을 때도 저는 여기서 이겨야 내가 원하는 정치를 한다고 생각했고, 굳이 부산을 고집했다. 그렇게 한 번 더 좌절했지만, 아직 제 나이가 만 59세면 늦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계속 도전할 생각이다."

- 최종 결정을 안 했지만, 만약 출마한다면 이번에는 승리를 확신하나?
"현재 야권 인사들은 (오거돈 전 시장에 대한 비판 여론의) 반대급부로 여론조사 지지도가 높을 뿐이다. 그 내부를 보면 이전투구가 심하다. 수사하면 나오겠지만 여러 가지 엄청난 문제로 얽혀 있다. 복마전이 좀 심하다. 게다가 이 사람들은 부산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 않고 있고, 또 비전도 없는 것 같다. 제가 '부산 대개조론'을 앞세워서 비전을 제시하면 부산 시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영국 런던에서 공부하다가 한국으로 돌아와 정치를 시작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 때문이고, 경기도 평화부지사로 임명된 것은 이재명 지사 때문인데, 부산시장 선거 출마와 관련해 이재명 지사와는 상의했나?
"출마를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상의는 조금 있었다. 이 지사가 저에게 '출마를 하세요, 마세요' 차원은 아니고 제가 '부산시장 선거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고 이 지사에게 말씀드렸다."

- 이 지사는 뭐라고 하던가?
"좋은 일이 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 부산시장 선거에 실제 나서게 되면, 언론에서는 이재명 지사의 세력이 부산까지 확산하는 것으로 해석할 텐데?
"그런 해석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재명 지사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만약 대권에 나선다면 제가 부산에서 교두보를 만들 수 있는 세력을 형성할 수 있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제 부산시장 선거 출마가 이재명 지사를 돕는 길일 수도 있다."

태그:#이재강, #이재명, #부산시장보궐선거, #경기도평화부지사, #민주당부산시장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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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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