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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청각 전경
 임청각 전경
ⓒ 안동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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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광복 후 지금까지 과거사가 제대로 청산되지 못했고 국토는 분단된 채 한민족의 아픔으로 남아 있습니다. 독립운동은 남북,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만주 벌판에서 민족통일을 이끄시던 석주 선생의 통합 정신이 오늘날 모든 갈등을 잠재우는 교훈이 되기를 바랍니다."

일제 하 신흥무관학교를 세워 독립군을 양성하고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 선생을 비롯해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경북 안동의 임청각(보물 182호)을 가로지르던 중앙선 기차가 멈춰섰다.

중앙선 복선 전철화 사업이 완료돼 안동역이 기존 운흥동에서 송현동으로 이전하면서 석주 선생의 생가인 임청각 앞을 지나는 철길도 멈춘 것이다.

임청각은 석주 선생의 생가로 3대에 걸쳐 11명의 독립운동가를 배출, 대한민국 독립운동을 대표하는 곳이다. 본래는 99칸이었으나 1942년 일제가 민족정기를 끊는다며 임청각 마당을 가로지르는 철도를 건설하고 강제 훼손했다.
 
17일 오후 안동 임청각 앞에서 철길이 멈춘 후 방음벽을 뜯어내는 퍼포먼스를 한 후 태극기를 들고 만세를 부르고 있다.
 17일 오후 안동 임청각 앞에서 철길이 멈춘 후 방음벽을 뜯어내는 퍼포먼스를 한 후 태극기를 들고 만세를 부르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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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주 이상룡 선생의 증손인 이항증 선생이 17일 낮 임청각 방음벽 철거행사에 앞서 사당에서 고유제를 지내며 고유문을 낭독하고 있다.
 석주 이상룡 선생의 증손인 이항증 선생이 17일 낮 임청각 방음벽 철거행사에 앞서 사당에서 고유제를 지내며 고유문을 낭독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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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낮 임청각에서는 석주 선생의 후손인 이창수·이항증 선생을 비롯해 정재숙 문화재청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권영세 안동시장, 독립운동가 후손 등이 참석, 임청각을 가로막고 있는 방음벽 철거 행사를 열었다.

행사는 이창수·이항증 선생의 고유제를 시작으로 참가자들의 인사말, 살풀이 공연, 방음벽 철거 퍼포먼스, 독립군가 노래 제창, 만세삼창 순으로 진행됐다.

이항증 선생은 고유문을 올려 "일제의 침략으로 돌아가던 철길이 국가와 국민들의 노력으로 바로잡히게 되었다"며 "이제 철길 본연의 소통과 이동의 자유를 회복하여 금강산과 백두산, 대륙을 횡단하여 구라파까지 평화로운 한국의 기상이 세계로 나아가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임청각 마당을 가로지르던 철로를 80년 만에 걷어내는 오늘은 뜻깊은 날"이라며 "문화재청이 임청각을 일제강점기 이전의 옛 모습으로 복원하겠다. 멸실된 본가 3동을 되살리고 원래 모습에 가깝게 회복해 독립운동가의 산실을 오롯이 되찾아 가겠다"고 말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역사적인 자리를 방치하게 돼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잘 복원해서 우리 후손들이 애국적이고 민족적인 교육의 장과 관광자원으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17일 오후 안동 임청각 앞을 지나는 철길이 멈춘 가운데 철길 앞을 가로막은 방음벽을 부수는 퍼포먼스가 열렸다.
 17일 오후 안동 임청각 앞을 지나는 철길이 멈춘 가운데 철길 앞을 가로막은 방음벽을 부수는 퍼포먼스가 열렸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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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경북 안동 임청각 앞에서 철길이 멈춘 후 방음벽을 뜯어내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17일 오후 경북 안동 임청각 앞에서 철길이 멈춘 후 방음벽을 뜯어내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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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청각 앞에 모인 참가자들은 80년 만에 임청각 앞 철길이 멈추자 대형 망치를 들고 방음벽을 부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방음벽의 일부가 뜯겨나가자 철길을 바라보며 태극기를 흔들고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앞서 이항증 선생 등 임청각 종손은 지난 16일 오후 7시 36분 마지막 기차를 타고 임청각 앞을 지나며 열차의 모습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인 2016년 임청각을 방문하고 2017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완전 복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또 2019년 2월 방영된 '나의 독립영웅' 프로그램에 출연해 석주 선생의 독립운동과 임청각을 직접 소개했을 정도로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경상북도는 문화재청·안동시와 함께 3.1운동 및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 핵심사업의 일환으로 오는 2025년까지 총 280억 원을 투입해 문화재 보수와 주변정비, 역사문화공유관 건립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석주 이상룡 선생을 비롯한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해낸 안동 임청각 앞에 높여진 방음벽이 17일 뜯겨지자 시민들이 철로를 바라보며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석주 이상룡 선생을 비롯한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해낸 안동 임청각 앞에 높여진 방음벽이 17일 뜯겨지자 시민들이 철로를 바라보며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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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7시 36분 임청각 앞을 마지막 기차가 지나가고 있다.
 16일 오후 7시 36분 임청각 앞을 마지막 기차가 지나가고 있다.
ⓒ 안동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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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임청각, #방음벽 철거, #철길, #퍼포먼스, #이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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