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 전문가인 지그프리드 헤커 미국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선임연구원이 11일 "과거 비핵화 협상에 비춰 봤을 때 제재·압박만으로는 (북한 비핵화에) 한계가 있다"면서 "제재 완화를 정책수단으로 고려하는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헤커 선임연구원은 이날 이인영 통일부장관, 문정인 아시아 태평양 리더십 네트워크(APLN) 공동의장과 화상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헤커 선임연구원이 언급한 '유연한 접근'은 대북 제재 완화 등의 방식을 통해 북한 비핵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 2004년부터 북한을 일곱 차례 방문해 영변 핵시설을 직접 둘러본 헤커 선임연구원은 북핵 관련 최고권위자 중 한 명으로 평가 받는다.
이날 화상간담회에서 그는 "북한 비핵화 과정에 있어 영변의 의미가 과소평가 돼선 안 된다"면서 "북핵협상에서 과학과 기술에 기반한 정교한 정책 추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헤커 선임연구원은 또 "비핵화는 장기적 과정인 만큼, 외교적 접근과 함께,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남북이 협력해 평화를 조성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북 측의 행보에 따라 차기 미국 행정부의 선택도 달라질 수 있다"면서 "바이든 당선인이 대북정책 추진 과정에서 동맹인 한국 정부와의 긴밀한 협의를 강조해온 만큼, 한미 정책 공조를 통해 긍정적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현재 한반도 정세변화의 시기에 가능성과 기회를 잃지 않고,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구축을 위해 다시 전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