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골이자 토트넘 복귀골 넣는 베일

결승골이자 토트넘 복귀골 넣는 베일 ⓒ AP/연합뉴스

 
지난 2018-2019 시즌 리그 4위와 함께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던 토트넘 핫스퍼는 지난 시즌 승점 59점으로 리그 6위에 머물렀다. 토트넘은 챔피언스리그에서도 16강에서 독일의 복병 RB라이프치히를 만나 합계스코어 0-4로 완패를 당하며 탈락했다. 토트넘은 시즌 도중 팀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을 경질하고 '명장' 주제 무리뉴 감독을 영입하는 강수를 뒀지만 끝내 반전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

하지만 토트넘은 10라운드까지 일정을 마친 이번 시즌 6승 3무 1패의 성적으로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FC를 골 득실에서 앞서며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아무리 손흥민이 9득점으로 리그 득점 2위, 해리 케인이 9개의 도움으로 도움 단독 1위를 달리고 있고 시즌 초반이라고 해도 토트넘이 쟁쟁한 명문팀들을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토트넘은 분명 지난 시즌이 끝난 후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통해 전력을 강화했다. 비록 이적루머가 강하게 돌았던 파울로 디발라(유벤투스FC)의 영입은 무위에 그쳤지만 포체티노 감독 시절과는 달리 이적 시장에서 발 빠르게 움직이며 유의미한 성과를 대거 얻어냈다. 과연 토트넘이 지난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열심히 영입한 주요 선수들은 이번 시즌 팀에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을까. 

친정 돌아와 행복 되찾은 토트넘의 전 에이스 

2012-2013 시즌 토트넘의 측면 공격수로 활약하며 45경기에서 26골 14도움을 기록한 가레스 베일은 2013년 여름 이적시장에서 1억 유로의 이적료를 투자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하지만 베일은 크리스티안 호날두(유벤투스)의 파트너가 될 거란 기대와 달리 잦은 부상으로 레알 마드리드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활약으로 점점 계륵으로 전락했다(그 와중에도 베일은 팀에 잔류하고 싶다는 뜻을 꾸준히 밝혀 구단을 피곤하게 했다).

그렇게 점점 경기 출전 기회가 줄어들던 베일은 급기야 2019-2020 시즌 20경기에서 3골2도움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결국 참다 못한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9월 임대 이적을 통해 베일을 전 소속팀 토트넘으로 이적시켰다. 베일은 메디컬테스트 도중 무릎부상이 발견돼 곧바로 복귀전을 치르진 못했지만 토트넘 팬들은 케인 등장 이전에 토트넘을 이끌었던 에이스의 복귀를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5라운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에서 복귀전을 치른 베일은 7라운드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FC와의 경기에서 헤더로 결승골을 터트리며 런던 복귀를 알렸다. 물론 전성기의 폭발적인 스피드와 깔끔한 마무리 능력은 아직 보기 힘들지만 교체 선수 및 로테이션 자원으로 출전하면서 점점 경기감각을 끌어 올리고 있다. 원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임대기간이 끝난 후 베일의 복귀를 언급했을 정도.

토트넘 팬들은 베일의 복귀소식이 전해졌을 때 이번 시즌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고 있는 케인과 손흥민에 왕년의 슈퍼스타 베일을 더해진 'KBS라인'이 가동되길 기대했다. 물론 베일이 이번 시즌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케인, 손흥민과 좋은 호흡을 보이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에서 그렇게도 뛰기 싫어하던 베일이 7년 만에 복귀한 토트넘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토트넘 여름 이적 시작 최고의 영입은 레길론

토트넘은 토비 알데르베이럴트와 얀 베르통언(SL 벤피카), 다빈손 산체스, 에릭 다이어 등 비교적 탄탄한 센터백 라인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베르통언이 팀을 떠났지만 웨일스 출신의 센터백 조 로든을 영입하면서 베르통언의 빈자리를 메웠다. 하지만 중앙 수비를 맡을 센터백들에 비해 양쪽 측면을 지키는 윙백 자원들은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부족한 게 사실이었다. 

지난 8월 울버햄튼 원더러스FC에서 활약한 아일랜드 국가대표 출신의 윙백 맷 도허티를 영입한 토트넘은 지난 9월 2500만 파운드를 투자해 베일과 함께 레알 마드리드의 레프트백 세르히오 레길론을 영입했다. 지난 시즌 세비야FC에서 임대생활을 한 레길론은 세비야의 주전으로 활약하며 팀의 리그 4위와 유로파리그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임대 생활을 했지만 실력에 있어서 만큼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라리가 정상급 레프트백이다.

베일과 마찬가지로 토트넘 입단 후 가벼운 무릎 부상으로 데뷔가 다소 늦어졌던 레길론은 첼시FC와의 카라바오컵 16강을 통해 데뷔전을 치르며 좋은 움직임을 선보였다. 베일의 복귀골이 터졌던 7라운드 브라이튼전에서는 정확한 크로스로 베일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했고 리그에서도 맨체스터시티,첼시 같은 강팀을 상대로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적한 지 갓 두달이 지났지만 레길론은 어엿한 토트넘의 주전 레프트백으로 자리 잡고 있다.

레길론은 상대의 측면 공격수를 막아내고 역습시 위협적인 드리블 돌파 역시 프리미어리그에서 충분히 통하고 있다. 다만 지나치게 무리한 돌파를 시도하다가 상대에게 역습을 허용하거나 왼쪽 측면 공격수로 출전하는 손흥민과 동선이 겹치며 상대에게 공을 빼앗길 때가 있는데 이는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토트넘이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했던 가장 좋은 영입은 베일의 복귀가 아닌 레길론의 영입이었다. 

포르투갈 득점왕 비니시우스, PL 적응 문제없다

토트넘에는 지난 2018-2019 시즌까지 케인을 보좌했던 페르난도 요렌테(SSC 나폴리)라는 백업 스트라이커가 있었다. 요렌테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득점왕 케인의 자리를 위협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케인의 백업 스트라이커, 그리고 로테이션 멤버로 쏠쏠하게 활약했다. 하지만 토트넘은 지난 시즌 이탈리아로 떠난 요렌테의 빈자리를 메우는데 실패했고 결국 시즌 내내 백업 스트라이커 부재에 시달려야 했다.

따라서 이번 시즌을 앞둔 토트넘의 과제는 케인을 보좌할, 그리고 장차 케인의 뒤를 이을 수 있는 차세대 스트라이커를 영입하는 것이었다. 토트넘이 주목한 선수는 지난 시즌 32경기에서 18골을 넣으며 포루투갈리그 공동 득점왕을 차지한 브라질 출신의 스트라이커 카를로스 비니시우스였다. 결국 토트넘은 임대 이적을 통해 포르투갈 리그의 득점왕을 케인의 백업으로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10월23일 LASK린츠(오스트리아)와의 유로파리그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른 비니시우스는 루카스 모라의 선제골과 손흥민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하며 선발 데뷔전에서 2도움을 기록했다. 비니시우스는 8라운드 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온FC전에서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렀고 루도고레츠(불가리아)와의 유로파리그 4차전 경기에서는 2골1도움을 기록하는 원맨쇼를 펼치며 토트넘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아직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은 기록하지 못했지만 비니시우스는 케인의 백업 스트라이커 겸 로테이션 멤버로 토트넘의 시스템에 잘 녹아 들고 있다. 단순히 백업 역할뿐 아니라 WBA전에서 보여준 것처럼 케인과의 공존도 기대할 만 하다. 뛰어난 피지컬과 빠른 주력, 그리고 운동능력을 겸비한 포르투갈 리그 득점왕 출신의 브라질산 스트라이커가 토트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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