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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오전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에서 징역 40년을 선고 받은 가운데, 선고 직후 서울중앙지법앞에서 텔레그램성착취공대위 회원들이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 전국 법원 1심 선고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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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주범 조주빈에 대한 선고가 내려졌지만 이것이 끝이 아님을 알고 있습니다."

'텔레그램 대화방 성착취(n번방 사건)'의 피해자 A씨가 조주빈 1심 선고 직후 내놓은 말이다. A씨의 발언은 26일 오전 11시 서울중앙지법 동문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김여진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피해지원팀장에 의해 낭독됐다.

A씨는 "공범들의 사건이 현재 진행되고 있고, 몇몇은 아직 수사를 받고 있다"라며 "재판부는 앞으로 모두가 안전한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 공범들 처벌에 있어서도 엄벌을 내려달라. 이런 사회악적인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본보기를 보여주길 부탁드린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숨고 싶었지만 두렵다고 피하면 (가해자) 그들이 웃을 것을 알기에 (그러지 않았다)"라며 "그들이 저를 피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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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오전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에서 징역 40년을 선고 받은 가운데, 선고 직후 서울중앙지법앞에서 텔레그램성착취공대위 회원들이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 전국 법원 1심 선고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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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A씨는 "국민들께서도 같이 분노해주시고 많은 언론에서도 관심을 가져줬지만 (언론이) 피해자들의 피해 사실과 가해자들의 수법을 가십거리 마냥 풀어내는 모습들을 보고 너무나도 마음이 답답했다"라며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순간들을 재구성하며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에 더 치가 떨렸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을 보시는 어떤 분들은 피해자의 잘못이라 말하기도 했다. 말하고 싶은 게 많지만 속으로 삼킨다"라며 "저의 잘못이라고 인정하면 왜 그런 선택을 했냐고 비난당할 것 같고, 잘못이 아니라고 호소하면 잘못한 것이 맞다고 비난당할 것 같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기자회견 직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재판장 이현우)는 텔레그램 대화방 성착취 가해자 ▲ '박사' 조주빈에게 징역 40년 ▲ '태평양' 이아무개씨에게 장기 10년, 단기 5년 ▲ '도널드 푸틴' 강아무개씨에게 징역 13년 ▲ '랄로' 천아무개씨에게 징역 15년 ▲ '오뎅' 장아무개씨에게 징역 7년 ▲ '블루99' 임아무개씨에게 징역 8년 등을 선고했다(관련기사 : 법원, 'n번방' 조주빈에게 징역 40년 선고   http://omn.kr/1qph2).

"안 잡힌다던 조주빈, 오늘로써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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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오전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에서 징역 40년을 선고 받은 가운데, 선고 직후 서울중앙지법앞에서 텔레그램성착취공대위 회원들이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 전국 법원 1심 선고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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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직후 기자회견에서 권효은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활동가는 "전보다 높은 형량이 내려지고 있는 상황을 보며 (이전에도) 검찰과 재판부가 성폭력 근절 의지를 보였다면 충분히 이러한 판결을 내릴 수 있었다는 사실에 씁쓸하기도, 분노스럽기도 하다"면서 "하지만 여성들의 목소리가 분명한 변화를 만들고 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린 더 나아간 판결을 원한다. 이전과 달라진 판결을 마냥 환영할 수 없는 상황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면서 "가해자 중심의 양형기준 대신 피해자의 현실을 반영하는 양형기준과 적극적인 재판부의 해석이 절실히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또 "영상물 유포와 소지에 대한 가벼운 처벌이 내려지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검찰과 재판부의 인식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지만 지역마다 편차가 있고 알져지지 않은 사건들은 여전히 가볍게 취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라며 "유포는 심각한 피해를 일으키는 중대한 범죄다. 한 번 유포된 영상은 어디로든 떠다닐 수 있는 만큼 여성들은 이 유포 피해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이야기해왔다"라고 덧붙였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도 "피해자들은 조주빈만이 아니라 공범들, 아직도 잡히지 않은 중간 가담자, 유포하고 다운로드 받은 가해자들을 계속 맞닥뜨리고 있다"라며 "디지털 성범죄가 플랫폼마다 특정 패턴과 특성을 가지고 이뤄지는 만큼 정부는 해당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온라인에서 나타나는 피해물에 대한 모든 텍스트, 댓글, 링크까지 차단할 수 있도록 빠른 삭제를 계속 이끌어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안경옥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공동대표 대독).

조은호 변호사(민변 여성인권위원회)는 "피해자 변호사의 일원으로 재판에 참석하며 형사절차에서의 피해자의 지위와 권리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봤다"라며 "피해자는 우리 형사법상 소송 당사자는 아니지만 사실관계의 당사자다. 수사기관과 법원은 절차에 대한 피해자의 의사를 존중하고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재량과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법적 과정에서 피해자의 지위와 권리를 보장하고자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 이후 디지털 성폭력에 대한 법원의 미흡한 대처에 유감을 표하는 재판부를 만나본 적이 있다. 그러나 전국 각급 모든 법원이 디지털 성폭력에 대해 뛰어난 이해도와 깊은 성인지감수성을 보일지 확신할 수 없다"라며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에 대한 보호와 존중을 운에만 맡길 수는 없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국의 모든 법원이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보길 원한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회견문을 통해 "조주빈을 비롯한 가해자들은 텔레그램 내에서 '절대 잡히지도 않고 처벌받지도 않는다'며 비웃어왔다. 슬프게도 그럴 확신을 가질만한 사회였다"라며 "그러나 적어도 조주빈의 말은 오늘로써 틀린 것이 되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조주빈 이외의 수많은 가해자가 법정에 서고 있지만 죗값을 제대로 받는 경우는 거의 없어 보인다. 피해 지원에 관련된 문제는 여전히 방치돼 있다"라며 "재판부를 향해 'n번방이 먹고 자랐던' 그 판결들로 돌아가는 게 아닐까 하는 불신과 우려도 그대로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우리는 정말로 끝장을 볼 것이다. 성착취의 근간을 찾고, 그것을 발본색원하고, 가해자들이 죗값을 받을 수 있게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피해자 회복을 할 수 있게 사회 인식을 갖춰 나가는 일은 결코 짧은 호흡에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더 많은 시민들과 함께 길고 노련한 호흡으로 나아갈 것이다. 텔레그램 성착취 끝장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