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물고 물리는 대접전 끝에 중요한 3차전을 잡아냈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2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홈런1방을 포함해 장단 9안타를 때려내며 7-6으로 승리했다. 2차전까지 1승1패가 됐던 역대 15번의 한국시리즈에서 3차전 승리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경우는 무려 14번에 달한다. 3차전에서 승리한 두산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한 93.3%의 확률을 선점한 셈이다.

두산은 2차전의 영웅 김재호가 결승타를 포함해 2안타 2볼넷 3타점 1득점으로 2경기 연속 맹활약했고 정수빈도 멀티히트와 함께 2득점을 기록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최원준과 홍건희가 나란히 3실점씩 기록하며 부진했지만 4회 2사부터 등판한 김강률, 박치국, 이승진이 5.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두산의 승리를 이끌었다. NC와 두산은 21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낮경기로 4차전 경기를 치른다.

도망가면 쫓아가는 NC와 두산의 치열한 타격 공방전
   
1차전에서 드류 루친스키, 2차전에서 구창모가 등판했던 NC는 외국인 원투펀치를 모두 가동한 두산과 달리 3차전을 위해 올 시즌 11승을 기록한 외국인 투수 마이크 라이트를 남겨 뒀다. 물론 라이트가 올 시즌 고척돔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12.91로 크게 부진했지만 이는 두산을 상대로 했던 성적이 아니다. NC는 2차전 9회 2타점 적시타를 때렸던 강진성의 타순을 권희동과 바꾸며 7번으로 전진배치했다.

이에 맞서는 두산은 1, 2차전에서 외국인 원투펀치 라울 알칸타라와 크리스 플렉센을 모두 소모했다. 두산은 올 시즌 10승을 따낸 사이드암 최원준을 3차전 선발로 내세웠는데 최원준은 고척에서 1패3.09로 비교적 강했던 반면에 NC를 상대로는 5경기에서 11.88로 뭇매를 맞은 바 있다. 두산은 호세 페르난데스를 7번에서 5번으로 오재일을 8번에서 7번으로 올려 승부를 걸었다.

두산의 선발 최원준은 박민우와 이명기를 외야플라이로 처리하며 1회를 잘 넘기는 듯 했지만 2사 후 나성범의 벽을 넘는데 실패했다. 나성범은 1회 2사 후 풀카운트에서 최원준의 6구째를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기는 선제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올 시즌 포스트시즌 9경기에서 선취점을 딴 팀이 모두 승리를 거뒀다는 점을 고려하면 나성범의 선제 홈런은 분명 의미가 남달랐다.

하지만 두산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두산은 2회말 공격에서 선두타자 페르난데스가 우측 담장 뒤의 스크린을 강타하는 대형 솔로 홈런으로 단숨에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두산은 이어진 무사 2, 3루 기회에서 박건우의 땅볼로 경기를 뒤집었지만 NC도 3회초 나성범의 희생플라이와 최원준의 폭투 때 박민우가 홈을 파고 들면서 다시 리드를 잡았다. 양 팀은 2회말과 3회초에만 2점씩 주고 받으며 혈전을 예고했다.

두산은 3회말 공격에서도 정수빈의 3루타와 최주환의 내야 안타, 김재환의 안타, 김재호의 2타점 적시타를 묶어 다시 5-3으로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NC는 4회초 2사 만루 기회에서 이명기와 나성범의 연속 적시타로 다시 한 번 경기를 뒤집었다. 2회말부터 4회초까지 무려 10점을 주고 받으며 엄청난 타격 공방전을 벌였던 양 팀은 4회말과 5회초 나란히 삼자범퇴로 물러나며 쉬어가는 이닝을 보냈다.

김강률 2.2이닝 무실점 역투 속 김재호의 결승타

한 이닝을 쉬어간 두산은 5회가 끝나기 전에 승부의 균형을 맞추는데 성공했다. 정수빈의 내야 안타와 김영규의 견제 악송구로 무사2루 기회를 맞은 두산은 최주환과 김재환이 범타로 물러나며 기회가 무산되는 듯 했다. 하지만 페르난데스의 평범한 유격수 땅볼이 NC 유격수 노진혁의 다리 사이로 빠져 나가면서 정수빈이 홈을 밟았다. 4회 2사 후에 등판한 두산의 세 번째 투수 김강률은 6회까지 2.1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내며 호투를 이어갔다.

7회초 1사1,2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긴 두산은 7회말 드디어 앞서가는 점수를 뽑았다. 두산은 7회 최주환의 몸 맞는 공과 임정호의 폭투 2개로 만든 1사 1, 3루 기회에서 김재호의 적시타로 7-6으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두산은 7회 1사 후에 올라온 박치국이 8회 2사까지 1.1이닝을 1피안타1볼넷으로 막았고 8회 2사 후에 등판한 이승진이 4개의 아웃카운트를 책임지며 한 점 차의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키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지난 2017년 후반기에만 34경기에서 5승 7세이브 10홀드 ERA 1.42를 기록하며 두산의 핵심불펜투수로 떠올랐던 김강률은 2018년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했다. 이 때문에 작년 시즌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던 김강률은 올해도 30경기에서 2승 2패 ERA 3.54로 썩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 10월23일 kt 위즈전에는 51구로 8실점을 기록하며 벌투논란에 시달리기도 했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도 2경기에서 1.1이닝만 던졌던 김강률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팀이 5-6으로 역전 당한 4회초 홍건희를 구원해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김강률은 7회초 1사 후 마운드를 내려 갈 때까지 4회까지 6점을 뽑았던 NC 타선을 2.2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김강률이 마운드에 있는 동안 두산은 추격에 성공했고 결국 승리로 가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베테랑 투수의 가치를 증명한 역투였다.

반면에 1회 1득점, 3회 2득점, 4회 3득점으로 올리며 활발한 공격을 이어가던 NC는 5회부터 단 한 점도 뽑지 못하며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 두산의 선발 최원준을 2.2이닝 만에 마운드에서 내렸고 홍건희를 상대로도 3점을 뽑아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기 중반 이후 적시타 부재는 큰 아쉬움으로 남을 수 밖에 없다. 특히 1회 선제 솔로 홈런을 포함해 3차전에서 멀티히트와 함께 4타점을 쓸어 담은 나성범의 맹활약은 빛이 바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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