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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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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전 서울시장 조문 거부(7월 10일) ▲ 국회 본회의장 원피스 복장 사건(8월 4일) ▲ 삼성전자 간부의 국회 부정 출입 관행 폭로(10월 7일) ▲ 고 김용균 노동자 복장으로 한국서부발전 상대 국정감사(10월 15일) ▲ 국회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1인 시위(10월 28일)…

역대 최연소 국회의원, 소수정당 출신이자 여성 초선 비례대표, 류호정 정의당 의원(28)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 순간들이다. 지난 5월 30일 국회의원 임기 시작 후 단 5개월여 만에 그는 여의도의 '스타'가 됐다. 4.15 총선 정의당 비례대표 1번에 배정됐을 때 나오던 우려를 생각하면 극적인 반전이다.

류 의원을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만났다. 류 의원은 김용균 복장 국감 질의 등이 '쇼'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쇼라는 말을 들어도 별 상관 없다, 6석 정의당이 주목 받기 위해선 모든 자원을 활용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정치적 꿈이 뭐냐고 묻자 "집권여당 정의당"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그는 "평범한 사람이 평범한 삶을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을 정치에 뛰어든 이유로 꼽았다.

"쇼? 그런 말 들어도 상관 없다"

- 국회의원으로서 첫 국정감사를 치렀다. 이번 국감을 두고 "초반은 류호정, 후반은 윤석열"이라고 요약하는 사람도 있을 만큼 활약이 컸다.

"정신 없이 끝났다. 워낙 주변에서 걱정과 우려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무사히 마쳐 다행이다. 많은 당원이나 지지자들이 국감이나 상임위를 통해 실력으로 인정 받아야 한다고 해주셔서 정말 준비 많이 했다."

- 특히 삼성전자 간부의 국회 부정 출입을 밝혀내면서 삼성이 공식 사과했고 국회는 제도 개선을 약속하는 등 변화를 이끌어냈다.

"삼성전자의 중소기업 기술탈취 문제에 대해 국감을 준비하는데 그쪽 직원이 의원실에 너무 자주 찾아오더라. 이상하길래 알아봤더니 허위 기자증으로 드나들었다는 게 아닌가. 이 문제에 대해선 국회 사무처가 조사를 하고 있고 고발도 했다는데 진척 속도가 너무 느려서 답답하다. 우선은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

-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국감에서 삼성전자 임원 증인 채택이 불발된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는데.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 탈취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책임 있고 권한 있는 사람에게 대답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매번 권한 없는 분들만 국감장에 불려 나와 시간만 보내다 들어가니 변화가 없지 않나. 그래서 주은기 삼성전자 상생협력센터 부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근데 갑자기 국감 시작 10분도 안 남은 상황에서 주 부사장의 증인 채택이 철회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보통 증인 채택 자체가 어렵지 일단 증인으로 채택되고 나면 잘 철회되지 않는다. 매우 이례적이었고 일방적이었다. 결국 다음날 삼성의 다른 상무가 대신 나오더라. 높으신 분을 내보낼 수 없다는 삼성의 의지가 국회에서 관철된 것 같아 매우 불쾌했다.

다만 국감 당일엔 삼성 쪽이 '문제가 있다면 조치를 취하겠다'고 단서를 달았는데, 그 뒤로 다른 삼성 임원이 의원실에 찾아와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하더라. 앞으로 해당 중소기업과 보상 협의를 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그 경과도 지켜볼 것이다. 제 질의에 공감한 다른 산자위 위원들이 향후 중소기업 기술탈취 문제에 대한 위원회 차원의 간담회 개최와 입법 발의를 해보자는 얘기도 나왔다. 진전이라고 본다."

- 국감장에서 고 김용균의 옷을 입고 최근에도 또다시 산재 사망 사고가 발생한 한국서부발전을 질타하는 장면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질의 도중 눈물도 보이더라.

"김용균 노동자가 돌아가신 지 곧 2년이 돼가는데 현장에서 크게 변화한 게 없다는 점에서 화가 났고, 울컥했던 것 같다. 그 옷은 질의 내용을 함께 준비한 현장 노동자들께서 직접 보내주신 옷이었다. 사실 노동자가 사장님과 일대일로 대화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 않나. 노동자들의 옷을 입고 노동자들을 대변해 질의하고 싶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2021년도 예산안 설명을 위한 시정연설을 하기위해  국회에 도착한 가운데, 정의당 류호정의원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촉구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2021년도 예산안 설명을 위한 시정연설을 하기위해 국회에 도착한 가운데, 정의당 류호정의원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촉구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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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 28일 문재인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았을 때 다시 김용균 옷차림으로 1인 시위를 하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처리를 촉구하기도 했다.

"정의당에서 이미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위한 1인 릴레이 시위를 한 달 넘게 이어가고 있었고, 그날이 마침 제 차례였다. 대통령께서 들어오실 때 저를 보고 계셔서 김용균을 기억하시냐고 외쳤다. 문재인 정부 공약 중 산재 사망 사고를 절반 이하로 줄이겠다는 공약이 있었지 않나. 그걸 잊지 말아주십사 하는 외침이었다. 김용균 노동자 사망 이후 특별조사위원회가 출범했지만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정부가 나서 이행 사항을 점검하고 미진한 부분을 개선해갈 때다."

- 정의당이 국회 시위를 이어가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에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따로 제정하는 것보단 기존의 산업안전보건법을 수정하는 방향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주당의 안에 대해선 말만 무성하지 실제 내용은 하나도 정리돼 나온 게 없다. 제발 그만 좀 신중했으면 좋겠다. 정의당이 40일 넘게 시위를 이어가는 와중에도 60명이 넘는 노동자가 산재로 돌아가셨다. 언제까지 방치할 건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으로 모든 산재 사망을 막을 수 있다고 보진 않는다. 하지만 죽음을 줄이기 위해 뭐라도 해야 하지 않나. 이 법안은 지난 국회에서도 발의됐다가 폐기됐었다."

- 국감장에서 김용균 옷 뿐만 아니라 한국전력 배전 노동자의 옷을 입고 질의를 하기도 했다. 국회 시위 땐 IT업계 노동자 복장을 연출하기도 한다. 앞서 8월 4일엔 국회 본회의장에 원피스를 입고 참석해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일각에선 '퍼포먼스', '이미지 정치', '쇼'라며 비판하기도 하는데.

"제가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선전홍보부장 할 때 느꼈던 게 있다.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작은 사업장이나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들의 투쟁 소식을 알리려면 그분들이 단식을 하거나 고공농성을 하거나 심지어는 죽어야 했다. 처절하게 자신의 불행을 전시해야만 기사 한 줄 나갈까 말까 했던 거다. 그에 비해 저는 옷 한 벌 입기만 해도 국민들께 그 현장의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다.

정의당의 사정도 있다. 말 한마디만 하면 온갖 매체에서 앞다퉈 다뤄주는 거대 양당과 달리 6석에 불과한 정의당이 주목을 받기 위해선 모든 자원을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우리가 원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쇼'라는 말을 들어도 별 상관 없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특허청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특허청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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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선전홍보부장을 하면서도 홍보 역량에 인정을 받았다. 기존 노동 운동의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노동과 정치는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우리 일상과 매우 밀접하다는 점이다. 둘째는 그렇게 밀접함에도 불구하고 일반 시민들이 노동과 정치를 멀게 느낀다는 점이다. 시민들이 노동과 정치를 좀 더 일상적이고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더 쉬운 용어를 써야 한다. 더 직관적인 이미지를 사용해야 한다. 그래야 현장에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 '이렇게 중요한데 왜 관심을 가져주지 않지?'라고 불평해봐야 아무것도 안 된다. 다들 먹고 사느라 바쁘지 않나. 뉴스 볼 겨를도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가 더 노력해야 한다. 그래서 홍보가 중요하다."

"정의당 시즌 2… '민주당 2중대' 안 돼"

- 정의당 얘기를 해보겠다. 최근 심상정 체제에서 김종철 체제로 개편된 걸 두고 진보정당의 세대 교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시각이 있다. 동의하나.

"정의당 '시즌 2'라고 말씀하시는 당원들이 많은 것 같다. 변화에 대한 기대 아니겠나. 저도 더 긴장하고 있다."

- '시즌 2' 정의당의 과제는 뭔가.

"앞서 정치와 노동을 일반 시민들이 멀게 느낀다고 한 만큼 정의당도 시민들이 어렵게 생각하시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왠지 운동권이어야 할 것 같고 왠지 전태일 평전 정도는 끼고 읽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랄까, 뭐 그런 게 있다. 근데 사실 정의당이 표방하는 건 노동자와 서민을 위한 정당,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당이다. 그런 정당이 어렵게 느껴진다는 건 문제다. 마찬가지로 보다 일상적인 언어와 행동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본다. 진보정치도 업데이트가 필요한 시점이다."

- 최근 당에서 홍보전략본부장이란 당직을 맡았더라.

"홍보 부분에서의 업데이트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홍보전략본부 자체가 본래 없던 부서인데 이번에 새로 생겼다. 이제 시작이라고 본다."

- 당 홍보 측면에서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게 있을까.

"당 홈페이지부터 좀 바꿨으면 좋겠는데… 비용이 많이 드는 문제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저희 당 빚이 40억이다."

- 김종철 신임 대표가 취임 직후 공무원연금·사학연금의 국민연금 통합 같은 연금개혁, 저소득층을 포함한 보편 증세, 노동이사제를 전제로 한 노동 유연화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선명한 개혁 노선을 앞세우고 있다. 동의하나.

"그렇다. 과거 진보 정당들은 10년, 20년 뒤를 제시해왔다고 생각한다. 무상급식과 무상교육을 처음 얘기했을 때 누가 될 거라고 믿었나. 그러나 10여 년이 지난 지금 현실이 됐다. 정의당은 향후 10년 뒤, 20년 뒤 사회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변화된 시대에 맞춘 새로운 노동·조세 정책도 필요하다."

- 김종철 대표가 "민주당 2중대를 벗어나야 한다"고 한 데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역시 동의한다. 정의당과 민주당은 다른 당이다. 정의당은 정의당만의 강령이 있고 우리의 원칙대로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행동으로 보여야 신뢰를 얻을 수 있지 않겠나. 이번 국감에서도 정의당은 기후 위기와 불평등 문제 해결을 기조로 삼아 민주당과 차별화했다."

- 정의당이 '민주당 2중대'란 비판을 가장 많이 받은 때가 작년 조국 사태 때다. 당시 당의 대응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나.

"국민들이 기대하는 정의당의 모습이 있다고 본다. 적어도 명확한 입장을 내온 정당이라고 생각하시는데, 당시 이도 저도 아닌 입장을 보였다. 정의당이 잘 하지 못하는 일을 굳이 해보려다가 생긴 문제라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국민들께 실망감을 드렸다. 더 이상 민주당에 휘둘리는 모습은 안 된다고 본다."

"내 꿈? 집권여당 정의당"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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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민주당이 기존의 무공천 당헌을 뒤집고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했다. 어떻게 봤나.

"직관적으로 비겁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당헌이라는 건 당의 헌법과도 같은 것이다. 책임정치 하겠다고 해서 국민들께 신뢰를 얻어놓고는 그 뒤에 상황이 바뀌었다며 결정을 뒤집는다. 게다가 그 결정조차도 지도부가 아닌 당원들에게 맡김으로써 정치적 책임을 미뤘다. 더더욱 비겁하다."

- 지난 7월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망 후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연대 의사를 밝히며 가장 먼저 조문 거부 입장을 밝히기도 했었다.

"정의당은 일관되게 추모와 연대는 구분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당시는 2차 가해가 너무 심각한 상황이었다. 실제 2차 가해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지 않나. 피해자에 연대하는 메시지를 좀 더 강하게 쓰고 싶었다."

- 이후 이에 반발한 정의당 당원들의 탈당이 이어지자 심상정 전 대표가 "류호정·장혜영 두 의원은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가 거세지는 것을 우려해 피해자에 대한 굳건한 연대 의사를 밝히는 쪽에 더 무게중심을 뒀던 것이다. 두 의원의 메시지가 (박원순 전 시장의) 유족들과 시민들의 추모의 감정에 상처를 드렸다면 대표로서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7월 14일)고 하면서 재차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었다. 어땠나.

"당 대표로서의 선택을 존중했다. 그 선택에 대한 결과도 당 대표께서 책임지는 것 아닌가."
      
- 만 28세다.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된 5월 당시엔 만 27세로 역사상 최연소 국회의원 기록을 세웠다. 한국정치 세대교체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21대 국회 평균 나이가 54.9세다. 말은 많았지만 결국 세대 교체가 잘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20대 국회보다 나아졌다고는 해도 20·30대 국회의원이 13명에 불과하다. 나이뿐만 아니라 성비에서도 남성 국회의원이 82%다. 중년 남성이 정치를 하면 안 된다는 게 아니라,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는 거다. 국회의 구성이 사회 구성원의 비율에 더 닮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정치인으로서의 길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앞으로 '이것만은 꼭 하고 싶다' 하는 일이 있을까.

"지금으로서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통과시키는 일이다."

- 정치인으로서의 꿈은?

"집권 여당 정의당이다(웃음)."

- 언제쯤 가능할까.

"제가 아직 젊으니 계속 하면 되지 않겠나. 될 때까지 계속 할 거다."

- 정치를 하는 이유, 혹은 지금 우리 사회가 필요한 시대 정신은 뭐라고 생각하나.

"지금의 시대정신은 불평등 문제의 해결이라고 본다. 정치를 하는 이유도 그것이다. 요즘 공정에 대한 얘기가 많이 터져 나오는 건 끝없는 경쟁을 요구하는 사회에서 그 경쟁이라도 제발 공정하게 만들어달라는 마지막 외침 같은 거라고 본다. 과연 끝없이 경쟁을 요구하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인가. 그렇지 않다. 누구에게나 보장돼야 할 집, 일자리 같은 기본권을 경쟁의 결과물로만 인식해선 안 된다. 최소한의 삶이 무너져선 안 된다. 양극화를 줄여가야 한다. 한번 경쟁에서 패배했다고 끝없이 추락하지 않는 사회가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 그렇게 생각하게 된 삶에서의 계기 같은 게 있나.

"못 살았던 과거 얘길 하는 걸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웃음), 예를 들어보겠다. IMF 이후로 사람들이 많이 어려워졌고, 우리 집도 그 중 하나였다. 어렸을 땐 우리 삼남매가 방이 세 개인 집에서 살았는데, 가세가 점점 기울더니 첫째인 제가 대학 갈 때쯤엔 우리 집이 방 두 칸 짜리 월세 집에 살게 됐다.

근데 우리 사회는 평범하게 살려면 모두 대학에 가야 한다고 요구하는 사회 아닌가. 그렇게 둘째도 대학에 가야 했고 셋째도 대학에 가야 하니 집은 점점 더 어려워졌다. 셋이 다 흩어져 지냈는데 등록금 빼고 월세만 해도 셋이 합치면 한 달에 200만원이었다. 남는 돈이 없으니 미래에 투자할 수 없게 된다. 취업해도 비정규직이고 학자금 대출부터 상환해야 한다. 삶의 속도는 점점 느려진다. 10억짜리 집에 사는 부모를 둔 친구들이 영위하는 삶의 질과 월세 두 칸 짜리에 다섯 명이 사는 집의 자녀가 갖게 되는 삶의 질 차이는 가면 갈수록 커진다. 대학 진학이나 취업, 결혼 등 인생의 단계별로 격차가 점점 커지고 그렇게 대물림이 이어진다.

부모 세대 땐 열심히 공부하면 그래도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고 집을 사고 결혼을 하고, 그런 평범한 삶을 살 수 있었다고들 한다. 그러나 과연 지금 우리 사회는 그러한가? 평범한 삶을 살 수 없는 사회라고 생각한다. 평범한 사람이 평범한 삶을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걸 위해 정치인으로서 열심히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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