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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부산대학교병원
 양산 부산대학교병원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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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양산의 부산대학교병원에서 암 수술 환자의 가족이 서울·경기도에 거주한다는 이유로 주 간병 보호자로 등록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병원은 수도권에서 왔더라도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음성을 받으면 1명에 한해 보호자로 등록 가능하다는 지침이 있었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지켜지지 않았고 '수도권 거주 보호자 등록불가'로 일괄 처리되고 있었다. 또 이 병원은 음성이 나오더라도 수도권 보호자는 1인실을 써야 한다고 안내하기도 했다. 

<오마이뉴스> 취재가 시작되자 병원 측은 "일부 직원들이 지침을 숙지하지 못해 발생한 일"이라며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오락가락' 보호자 지침에 분통 터트린 환자 가족

서울 소재 회사에 다니는 A(31)씨는 지난 8일 아픈 아버지의 병간호를 위해 며칠간 휴가를 냈다. 경남 양산에 사는 아버지가 양산부산대병원에서 암 수술에 들어갔고, 보호자를 맡을 수 있는 가족이 당장은 자신뿐이었기 때문이다.

사전 문의에서는 보호자 등록에 문제가 없다던 병원 측은 암 수술 당일이 되자 말을 바꿨다. 서울, 인천, 경기 지역에서 온 사람은 보호자로 등록할 수 없다고 한 것이다. 수술 당일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고, 부랴부랴 다른 가족이 당일 어렵사리 휴가를 내 보호자 등록을 했다. 

A씨는 "코로나19 방역 때문에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병원의 상황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수도권에서 왔다는 이유로 암 수술을 받은 환자의 보호자를 할 수 없다는 건 좀 과한 조처다, 이러면 수술한 아버지가 온종일 혼자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12일 현재까지도 A씨는 부산대병원 출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양산 부산대학교병원 입구에 마련된 코로나19 관련 무인 단말기. 수도권 지역에서 온 경우 별도 확인을 하도록 되어 있다.
 양산 부산대학교병원 입구에 마련된 코로나19 관련 무인 단말기. 수도권 지역에서 온 경우 별도 확인을 하도록 되어 있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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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양산 부산대병원을 직접 찾아가 문의했을 때도 다수의 병원 실무진이 "수술 시 보호자 1명을 둘 수 있지만, 서울과 인천, 경기 지역을 다녀온 경우에는 유행 지역이어서 출입할 수 없다. 이게 현재 방침"이라고 답변했다. 실제 부산대병원 측은 건물 입구에 무인단말기를 설치해 수도권 방문 여부를 확인하고 있었다. 

그런데 다른 한 관계자는 음성 결과서를 제출하면 1인실 사용 조건으로 출입할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오락가락' 방침에 대해 양산 부산대병원 측은 실무진의 착오라고 밝혔다. 지역을 불문하고 병문안은 금지하고 있지만, 수도권 거주자라 하여도 주 간병 보호자는 1명 둘 수 있다는 것이다. 

병원 측은 <오마이뉴스>에 보낸 입장문에서 "이런 지침을 전 직원에게 공유하도록 하고 있으나 일부에서 제대로 이해, 숙지하지 못해 발생한 일로 환자에게 불쾌감이나 불편하게 한 점이 있다면 사과한다"고 밝혔다.

병원 측 관계자는 "추후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부서에 내용을 전달하는 등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상급종합병원은? "진단검사 음성 결과 나오면 가능"

다른 상급종합병원 역시 병문안은 전면 금지했지만, 간병을 위한 보호자 1명(수도권 포함)을 두도록 허용하고 있다. 보호자를 두지 못하면 별도의 간병인을 써야 하는데 이는 환자 측에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부산 동아대병원, 부산 백병원 등은 수도권에서 온 경우 진단검사에서 음성 판정 결과서를 제출하고 다인실 사용도 가능했다.

질병관리청은 "유행지역에 대응해 방역 대책을 세웠더라도 감염이 없다면 지역과 동일하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의료기관에서 확진자가 발생할 때 의료진은 물론 환자까지 감염전파가 이루어질 수 있어 다소 과한 보호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방침을 정확히 공지하고 환자 측이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태그:#양산 부산대병원, #암수술 환자, #보호자, #코로나19 방역, #진단검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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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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