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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수업. 대학에 입학한 지 5년이 지나서 겪으리라곤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내가 다니는 학교의 경우, 3월 2일 개강 예정이었지만 당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탓에 2주 늦춰진 16일에 개강을 하게 되었다(참고로 지난 3월 1일 질병관리본부 브리핑에 따르면 3월 1일 오전 9시 기준으로 추가 확진자는 595명, 누적 확진자는 3526명이었다). 

그리고 줌(Zoom)을 통한 화상 수업이 시작됐다. 친구들끼리는 우스갯소리로 몇백만 원짜리 인터넷 강의를 듣는 기분이라고, 마치 사이버대학에 다니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그 이후 1학기 내내 비대면 수업을 하게 되면서 정말로 변해버린 현실을 직감했다. 그나마 그때만 해도 카페나 스터디카페 등 외부공간을 이용할 수 있었다. 평소에도 카페를 자주 이용하는 나였지만, 저번 학기는 '찐 카공족'이 되었던 것 같다. 

2학기 수강신청을 하고 있을 때만 해도, 많은 학교가 그렇듯 내가 다니는 학교 역시 비대면 수업과 대면 수업을 병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8월 중순부터 확진자가 폭증하자, 비대면 수업 기간이 연장됐다. 어떤 수업은 전면 비대면으로 전환되었다. 사실 지난 학기 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비대면 수업을 학생과 교수들 모두 어찌어찌 잘 해낸 탓에, 이제 비대면 수업 자체가 문제가 되진 않았다.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카페가 문을 닫았다... 어떻게 하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 가운데 31일 오후 서울 한 프랜차이즈 카페 매장에 의자와 테이블이 모두 치워져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 가운데 지난 8월 31일 오후 서울 한 프랜차이즈 카페 매장에 의자와 테이블이 모두 치워져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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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머물기 좋고, 콘센트 등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주로 공부하는 이들을 '카공족'이라고 부른다. 이들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프랜차이즈 카페는 원래 공부하는 곳이 아니기도 하고, 오랫동안 자리를 차지해놓고 한 잔의 음료만 마시는 대학생이나 취준생들이 달갑게 보이진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난 학기에는 나를 포함한 많은 대학생들이 카페에서 수업을 듣고, 과제를 하고, 팀 프로젝트를 했다. 

그러나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강화되면서 이런 프랜차이즈 카페를 사실상 가지 못하게 됐다. 프랜차이즈 카페 등의 경우 포장이나 배달만 허용하게 된 것. 수업을 듣고 과제를 할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자연스레 카페를 택했던 일상에 변화가 생겼다. 

코로나19는 개인 공부에만 영향을 주는 게 아니었다. 나는 청년문제를 연구하고 지역공동체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한 '청년공동체 활동지원사업'에 선정되어 또래 청년들과 모여 올 한해 동안 다양한 활동을 할 계획이었다. 마땅한 공간이 없었기에,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을 때도 카페에 모여 회의를 하고 토론을 했다. 

하지만 수도권의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우린 모두 당황했다. 어디서 모이지? 최후의 수단인 줌을 사용해야 하나? 거리두기 2.5단계가 일주일 연장되면서, 앞으로의 오프라인 회의 일정이 정말 불투명해졌다. 

나만 이런 게 아닐 텐데, 궁금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봤다. 코로나19는 '카공족'에게 어떤 영향을 줬을까. 가족과 같이 사는 경우, 비교적 물리적 공간이 확보됐지만, 서로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반면, 좁은 자취방에 혼자 사는 사람들은 공부할 공간을 찾아 다녀야 했다. 

A(21)는 전자의 경우였다. 어머니가 집에서 독서 논술 수업을 한다. 논술 수업은 비대면으로 하기 힘들다 보니 집에 학생들이 수업을 들으러 온다. 지난 학기 카페에서 자주 공부를 하고 과제를 했던 그였기에 집에 머무르게 하는 2.5단계 격상은 꽤 큰 타격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예전엔 공공도서관에 들러 책도 빌리고 공부도 할 수 있었지만, 이제 그마저도 어려워졌다(다만 현재 많은 공공도서관이 무인 대출 시스템을 마련해두고 있긴 하다).

B(23)는 수도권에 살고 있지 않아 2.5단계의 영향을 받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B씨가 사는 지역도 2단계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행동에 제약이 걸리긴 했다. B씨는 "자취방은 학업과 일에 집중하기에 안정적인 환경이 아니라서, 개인 카페라도 계속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위험을 감수하는 셈이다. 세미나 등의 공부모임 역시 평소에 자주 했는데, 이것조차도 비대면으로 하게 돼서 힘들다고 했다. 

국회에서 비서로 근무하면서 대학 수업을 듣는 중인 C(24)는 최근 들어 코로나19 때문에 국회가 자주 폐쇄되는 탓에 갈 곳이 마땅치 않아졌다. 안 그래도 지난 3, 4월 총선 준비 때문에 계속 돌아다니는 바람에 안정된 공간에서 공부나 과제를 하기 힘들었는데, 지금은 코로나19의 확산 때문에 의원실도 제대로 가지 못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대학원생은 어떨까? 내가 물어본 사람들 중에는 연구실에 출근하는 경우가 많아서 코로나19로 인해 연구나 공부에 별다른 제약이 가해지지는 않는다고 답한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모두가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D(25)는 원룸에 사는 수도권의 대학원생으로, 공부하고 일하기가 마땅치 않아 카페를 자주 찾는다고 했다. 2.5단계 격상 및 연장 때문에 요즘도 개인 카페에서 공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마저도 9시 이후에는 카페에 있을 수 없어서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표류하는 청년들, 코로나 이후에는?
 
 자신만의 안정된 공간을 가지지 못한 이들이 카페나 공공도서관으로 '표류'하는 것이 오늘날 청년세대의 모습이다.
 자신만의 안정된 공간을 가지지 못한 이들이 카페나 공공도서관으로 "표류"하는 것이 오늘날 청년세대의 모습이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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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면서 문득 누군가는 이런 질문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청년들이 코로나가 확산되는 와중에 카페에서 공부하고 회의하도록 내버려 두란 말이냐고. 나 역시 정부의 방역지침에 최대한 협조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고민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건 어쩔 수 없다. 

자신만의 안정된 공간을 가지지 못한 이들이 카페나 공공도서관으로 '표류'하는 것이 오늘날 청년세대의 모습이다. 코로나19는 이들에게 다시 공간을 빼앗아갔다. 또, 물리적 공간이 사라지는 문제를 넘어서, 만나서 공부나 회의를 해야 하는 이들에게 얼굴을 맞대는 일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올 한 해, 방역 조치가 의도치 않게 여러 물리적인 연대에 금을 가게 한 것이 아닌가 고민스러웠다. 물론 방역 당국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한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전염병과 맞서기 위해서는 얼굴을 맞대고 모이는 빈도를 최소화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자신만의 공간이 없는 이들, 물리적인 대면을 할 수밖에 없는 이들에게 올 한 해는 너무 힘든 시기다. '카공족'은 "청년에게 제공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이 없는 사회가 만들어낸 산물"이라던 D의 말이 인상 깊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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