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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호 태풍 마이삭이 한반도를 향하고 있다. 2분 간격으로 한반도를 관측하는 천리안위성 2A호(GEO-KOMPSAT-2A: GK2A)이 찍은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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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온 해역의 수증기를 잔뜩 머금은 9호 태풍 '마이삭(MYSAK)'이 현재 시속 22㎞의 속도로 북북동진 중이다. 기상청의 예측이 맞다면 3일 새벽 경남 거제와 부산 사이로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시속 180㎞의 강풍과 최대 400㎜의 폭우는 물론 폭풍해일을 가져올 가능성까지 예고되자 태풍 경로에 놓인 지자체의 대응에 '빨간불'이 켜졌다.

2일부터 '마이삭' 직접 영향권
태풍 매미급 피해 예측... 차이는?

2일 오전 6시 기준 태풍 '마이삭'은 중심기압 940hPa(헥토파스칼), 중심 최대풍속 169㎞(47㎧)의 세력으로 한반도를 향하고 있다.

서쪽의 건조한 공기를 만나며 중심기압이 하루 전 935hPa에서 940hPa로 달라졌지만, 강도는 여전히 '매우 강'이며 속도는 더 빨라졌다. 1일 오후 기준 시속 16㎞에서 지금은 시속 22㎞로 이동을 재촉하고 있다. 강풍과 폭풍반경은 각각 370㎞, 130㎞다.

아직 기상청의 예보는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 기상청은 2일 저녁 제주도 동쪽으로 근접한 뒤 3일 새벽 3시 경남과 부산 사이 상륙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고 있다. 이에 따른 예상 경로는 그대로 유지 중이다. 육지 상륙 이후에는 세력이 일부 약화해 강도는 '강' 수준을, 이동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마이삭은 경로가 유사해 2003년 태풍 매미급으로 평가받는다. 당시 매미는 경남 고성 부근으로 상륙한 뒤 한반도 동쪽으로 빠져나가면서 4조 원의 재산 피해와 130여 명의 사상자를 냈다.

마이삭의 상륙 예상 지점은 더 동쪽으로, 또 동해안 도시를 타고 북상한다는 점에서 매미와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기상청은 마이삭이 중심기압 950hPa의 매미보다 강도는 낮지만 "위력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이동경로에 놓인 해안을 중심으로는 시속 108~180㎞(초속 30~50㎧), 그 밖의 내륙에서 최대순간풍속 72~144㎞(초속 20~40㎧)의 매우 강한 바람을 예상한다.

또한 서쪽의 건조한 공기와 백중사리(1년 중 바닷물 수위가 가장 높아지는 시기)는 큰 변수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서쪽 건조 공기와 마이삭이 만나면서 불안정 기상으로 예상치 못한 폭우와 강풍이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게다가 7일까지 백중사리로 해수면이 높아 만조에 태풍의 영향까지 겹치면 해안가에 폭풍해일이 발생할 확률이 크다.

태풍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 지자체는 즉각 재난안전대책본부 가동 등 초비상 대응에 들어갔다. 부산시와 경남도는 집중호우, 강풍은 물론 백중사리로 인한 저지대 피해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변성완 부산시 권한대행과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침수나 붕괴 예상 지역 등의 현장을 찾아 점검한 데 이어 직원들에게도 비상근무령을 내렸다. 이들 지자체는 현장조치 행동매뉴얼에 따라 비상1단계를 발령했고, 이후 비상2단계에 들어간다. 어선 대피나 결박, 과거 산사태 지역과 급경사지 점검 등 긴급 조처에도 나선다. 

태풍은 마이삭이 끝이 아니다. 다음 주초에는 10호 태풍 '하이선'이 또 한반도를 향한다. '하이선'은 2일 밤 9시 괌 인근에서 발생해 남서 방향으로 이동 중이다. 이날 기준 중심기압은 994hPa로 7일에는 965hPa로 발달, 규슈지방 해안을 거쳐 대한해협으로 진출할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