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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보호법이 시행 2주를 넘겼다. 임대차보호법을 바라보는 2030 세대의 속내는 한마디로 '안도와 우려'다. 당장에 대한 안도와 2~4년 후에 대한 우려.

새로운 임대차법의 최대 수혜 세대는 20대와 30대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6월 내놓은 '2019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자가에 거주하는 비율은 58%, 전·월세 등 임차가구 비율은 38.1%다. 그런데 만 20~34세 청년 가구의 자가 비율은 17.2%에 그치고 임차가구는 77.4%에 이른다. 청년 세대 10명 중 약 8명은 임대차3법의 직접 영향권인 세입자라는 뜻이다.

그동안 2년마다 한 번씩 전·월세 계약을 맺어야 했던 20·30대 세입자들은 임대차3법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오마이뉴스>는 수도권에 살고 있는 20~30대 15명을 만나 임대차3법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9일 노원구의 한 부동산에 전월세, 매매 매물 안내문이 써붙어 있다.
 9일 노원구의 한 부동산에 전월세, 매매 매물 안내문이 써붙어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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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회사원 고씨, 임대차3법 덕 보다... 조금씩 느껴지는 체감

회사원 고우림(32, 가명)씨는 임대차 3법의 혜택을 봤다. 고씨는 현재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아파트에 보증금 1억5000만원짜리 전세로 살고 있는데 오는 9월 전세 계약 갱신을 앞두고 있다. 최근 서울의 전월세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지만, 고씨는 전월세상한제를 통해 보증금 인상률을 5%로 맞췄다.

고씨는 "집주인이 처음에는 보증금 10% 인상을 요구했지만 임대차 3법 통과 후 5%로 합의했고, 인상분은 월세로 지급하기로 했다"라며 "추가로 내야할 월세가 2만5000원이라 크게 부담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서울 독립 살이를 앞두고 살 집을 구해야 하는 대학생 박민수(23)씨도 임대차3법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박씨는 "2+2 계약갱신청구권 덕분에 임차인들이 한 집에서 안정적으로 살 수 있게 됐다"며 "단기적으로나마 임대료가 덜 오르고 거주 기간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아직 영향을 피부로 체감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2015년부터 서울시 은평구에 위치한 다가구·다세대 주택에서 월세로 살고 있는 회사원 신우현(29, 가명)씨는 "3개월 뒤면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데 집주인에게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며 "집주인은 70대 할머니로 좋은 분이라 지금껏 한 번도 보증금이나 월세를 올려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항상 따라다니는 걱정... 4년 후엔?

하지만 이런 긍정적인 평가 뒤에는 항상 걱정이 따라붙었다. 임대 계약이 끝난 후 전월세 가격 폭등에 대한 우려가 가장 많았다.

2년 전 서울 용산구 오피스텔에 전셋집을 얻은 대학원생 김현정(29, 가명)씨는 "지금 당장은 세입자들에게 좋지만 계약이 보장되는 4년 이후에 집주인이 가격을 대폭 올리면 어떻게 하느냐"며 반문했다. 김씨는 "(지금 상승 추세대라면) 4년 후 보증금 상승폭이 '억' 단위일 텐데 청년들은 그 안에 그런 큰 돈을 절대 마련할 수 없다"라며 "그러니 '임대인은 4년만 버티면 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전세 물량이 줄어들고 월세가 늘어나 주거비 부담이 커질 것을 염려하는 청년들도 여럿이었다. 고우림씨 역시 "지금 당장은 좋지만 계약 기간이 끝나 다른 집으로 이사해야 할 때 평균 전세가가 올라 있고 전세 물량도 줄어들어 집 구하기가 쉽지 않을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한 다가구 주택에 전셋집을 마련한 회사원 이아영(33, 가명)씨는 이씨는 "수요가 많으면 공급을 늘려줘야 하는데 임대차3법으로 전세 물량이 더 줄어들 것 같다"라며 "시장에서 (전세) 공급이 안되면 정부가 나서서 공공임대주택을 대폭 늘려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앞으로 보완이 더 중요
 
용산, 강남 개발호재 지역 주택거래 66건 자금출처 정밀조사 국토교통부는 서울 용산 정비창 정비 사업과 강남 잠실 MICE 개발 사업 인근 지역에 대한 부동산 실거래 기획조사를 벌인 결과 의심거래 66건을 추출해 정밀 조사에 착수한다고 15일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지난 7월 16일 서울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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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4년 뒤'를 걱정하는 청년들의 처지에 공감하면서 임대차3법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횟수를 늘리고, 청년들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부본부장인 이강훈 변호사는 "어떤 나라도 계약갱신청구권을 한 번만 주는 방식으로 운영하지 않는다"며 "대표적으로 독일은 임차인들이 빌린 집을 '평생 내 집'으로 여기며 살아간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또 "공공임대주택의 절대량이 적으면 임대료가 지속적으로 올라갈 것"이라며 "근본적으로 청년들의 주거안정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용찬 민달팽이유니온 사무국장은 "이제는 정부가 청년들에게 집을 사지 않아도 주거 안정을 누릴 수 있다는 시그널을 보내야 한다"며 "제한 없는 계약갱신청구권이나 표준 임대료제, 깡통 전세를 막기 위한 보증금 보호 대책 등이 추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세에서 월세 전환에 부담을 느끼는 청년 세대들을 위해서 정부가 일정 요건을 갖춘 세입자에게 전세 대출에 금리 혜택을 주듯 월세 바우처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나왔다. 송인호 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만약 집주인이 전세 계약을 월세로 전환하자고 요구할 경우 정부가 월세 세액공제를 확대하거나 바우처를 제공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며 "임대차3법이 잘 자리잡을 수 있도록 세입자와 집주인 모두 상생 가능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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