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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태중 작가의 작품 '보기 위해 눈을 감는다'. 제대로 상상하고 보려면 눈을 감아야 한다는 작가의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안태중 작가의 작품 "보기 위해 눈을 감는다". 제대로 상상하고 보려면 눈을 감아야 한다는 작가의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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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야죠. 우리 일상도, 인생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술작품도 매한가지입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작품활동을 해요. 제가 재밌게 하면, 보는 사람도 흥미있게 보더라고요."

공예작가 안태중(58·전라남도 곡성군 오곡면) 씨의 말이다. 작품은 물론 과정까지도 재미가 우선이라는 얘기다.

그를 만났다. 호우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장맛비가 내리던 날이었다. 그의 아담한 작업실 겸 전시실이 있는 곡성 섬진강변의 푸른낙타 갤러리에서다. 푸른낙타 갤러리는 섬진강이 국도와 나란히 흐르고, 증기기관열차와 레일바이크가 지나다니는 철길 옆에 자리하고 있다. 기찻길 옆 오막살이를 연상케 하는 집이다.
  
 곡성 섬진강변 철길 옆에 자리하고 있는 안태중 작가의 작업실 겸 살림집. 동요에 나오는 '기찻길 옆 오막살이' 그대로다.
 곡성 섬진강변 철길 옆에 자리하고 있는 안태중 작가의 작업실 겸 살림집. 동요에 나오는 "기찻길 옆 오막살이" 그대로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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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태중 작가의 작품을 모아놓은 곡성 섬진강변의 푸른낙타 갤러리 내부 풍경. 작지만 알찬 전시공간이다.
 안태중 작가의 작품을 모아놓은 곡성 섬진강변의 푸른낙타 갤러리 내부 풍경. 작지만 알찬 전시공간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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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씨는 공예작가다. 부채를 많이 만들었다. 손잡이가 돋보이는 부채다. 벼락 맞은 대추나무와 대나무, 살구나무에다 소뼈, 순은을 더해서 만들었다. 낙죽 기법으로 손잡이에다 아주 작은 글씨도 새겼다.

이뿐 아니다. 안씨는 붓글씨를 쓰고, 도자기도 빚는다. 나무나 돌, 흙, 쇠붙이를 다듬고 거기에다 글이나 그림을 새기는 전각과 서각도 한다. 경계를 넘어, 여러 분야의 작품 활동을 한다. 이른바 '다종 예술가'다.

안씨는 재료의 경계도 두지 않는다. 무엇이라도 그의 작품 소재가 되고, 주제가 된다. 이것들을 한데 버무리기도 한다.
  
 일상이든, 작품이든 따로 경계를 두지 않는다는 안태중 씨. 지천의 모든 것이 작품의 소재와 주제가 되고, 이것들을 한데 버무리기도 한다.
 일상이든, 작품이든 따로 경계를 두지 않는다는 안태중 씨. 지천의 모든 것이 작품의 소재와 주제가 되고, 이것들을 한데 버무리기도 한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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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를 두고 싶지 않습니다. 작품 소재도, 내용도 그래요. 장르를 나누지 않고, 여러 가지를, 여러 방면에서 융합시키고 싶습니다. 경계를 넘어, 상상의 나래를 맘껏 펼치고 싶어요."

그의 상상은, 상상 이상의 작품으로 탄생한다. 그만의 독특한 작품세계가 만들어진다. 그의 장점이면서 특기이다.

"눈을 감으면 보입니다. 그동안 눈으로 보이지 않던 것들이, 하나씩 다 보여요. 눈으로만 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부정하기 십상이죠. 눈을 감으면 앞은 물론 뒤까지 보여요. 양옆, 위아래가 다 보입니다. 제대로 보려면 눈을 감아야 해요."

안씨가 상상의 나래를 펴는 방식이다. 눈을 감고, 일정한 틀에 갇히지 않고, 자유롭게 생각하고 본다. 경계도 따로 없다. 맘대로 넘나든다.
  
 안태중 작가의 갤러리 풍경. 섬진강변에 있는 푸른낙타갤러리는 작가의 작업실이면서 전시공간이다.
 안태중 작가의 갤러리 풍경. 섬진강변에 있는 푸른낙타갤러리는 작가의 작업실이면서 전시공간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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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태중 씨의 작품 '보기 위해 눈을 감는다'. 고래와 사람의 형상을 한데 버무린 작품이다.
 안태중 씨의 작품 "보기 위해 눈을 감는다". 고래와 사람의 형상을 한데 버무린 작품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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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마음을 표현한 작품이 '보기 위해 눈을 감는다'이다. 지그시 눈을 감고 있는 물고기 작품이다. 사람의 얼굴을 한 고래 모습이다. 두눈에 안경을 끼고 있다. 안경알에는 부연 먼지가 내려앉아 있다.

작품의 소재는 나무다. 나무가 불빛에 발하고, 달빛에 그을렸다. 세월의 무게가 묻어난다. 시선을 오래 붙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저를 닮았다고 하더라고요. 여러 사람들이…. 느낌이 그런가 봐요. 저는 모르겠는데…. 그럴 수도 있겠죠. 저의 생각이 고스란히 들어가 있으니까요."

안씨가 살포시 웃는다. 그 작품을 보면서, 내 몸에도 전율이 일어나고 있음을 느낀다. 충분히 공감이 갔다. 더 많이, 넓게, 깊게, 속살까지 보려면 눈을 감아야 한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우리 정서에 맞는 물고기를 생각했어요. 물고기는 자유잖아요. 드넓은 바다에서 맘껏 헤엄쳐 다니는 공간의 자유… 그 중에서도 고래를 떠올렸죠. 새끼를 낳고, 젖을 먹이는 포유류잖아요. 진화된 고래와 사람의 얼굴을 융합시키면 재밌을 것 같았습니다."

그의 설명이다.
  
 안태중 씨의 전시실인 푸른낙타 갤러리의 내부 풍경. 창밖으로 국도와 나란히 섬진강이 흐른다. 장맛비가 내리던 지난 7월 29일이다.
 안태중 씨의 전시실인 푸른낙타 갤러리의 내부 풍경. 창밖으로 국도와 나란히 섬진강이 흐른다. 장맛비가 내리던 지난 7월 29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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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태중 씨가 요즘 천착하고 있는 새 작품들. 꿈을 꾸는 새, 이른바 '몽새'다.
 안태중 씨가 요즘 천착하고 있는 새 작품들. 꿈을 꾸는 새, 이른바 "몽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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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물고기를 통해 상상과 공간의 자유를 표현했다. 바다를 맘껏 누비는 물고기와 함께 요즘 그가 빠져있는 대상이 새다. 하늘을 맘껏 나는 새다. 푸른 하늘에서 한껏 꿈을 펼치는 '몽새'다. 조만간 몽새들을 모아 전시도 해볼 생각이다. 이름하여 '대한민국 만새'전이다.

"명품을 추구합니다. 모두가 좋아하는…. 명품에는 이견이 없잖아요. 특정계층을 가리지 않고 전문가도, 비전문가도 모두 좋아하는 그런 작품을 하고 싶어요. 그것도 재밌게, 경계도 나누지 않고 융합시켜서요."

안씨가 추구하고 있는 작품세계다.
  
 안태중 씨가 만든 부채 작품. 손잡이에다 낙죽 기법으로 아주 작은 글씨를 새겼다.
 안태중 씨가 만든 부채 작품. 손잡이에다 낙죽 기법으로 아주 작은 글씨를 새겼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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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태중 씨의 공예 작품. 그는 따로 경계를 두지 않고, 여러 가지 생각을 융합시키고 있다.
 안태중 씨의 공예 작품. 그는 따로 경계를 두지 않고, 여러 가지 생각을 융합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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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씨는 학창시절 농군을 꿈꿨다. 농과대학을 졸업했다. 하지만 당초 생각과 달리 농사가 어려웠다. 고향을 떠나 경남 창원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예술에 취미를 가진 게 그때였다. 틈틈이 붓글씨를 배웠다. 어렸을 때부터 관심을 가진 분야였다. 전각, 서각, 도예도 배웠다. 이것저것 배우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재미도 있었다. 숨겨진 재능을 발견했다.

크고 작은 대회에서의 입상도 그의 손놀림을 부드럽게 했다. 서예 개인전을 몇 차례 가졌다. 경상남도서예대전, 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어린 시절 뛰놀던 섬진강변을 잊을 수 없었다. 강을 놀이터 삼아 놀던 그때가 여느 때보다 즐거웠다. 태 자리로 돌아왔다. 8년 전이었다. 폐가가 된 흙집을 사서 하나씩 고쳤다. 지금의 작업실 겸 미술관이다.
  
 섬진강변 공예체험장의 서각 강습. 안태중 씨의 재능 기부로 이뤄지고 있는 수업이다.
 섬진강변 공예체험장의 서각 강습. 안태중 씨의 재능 기부로 이뤄지고 있는 수업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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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진강변 공예체험장에서 열리고 있는 서각 강습회에서 안태중 씨가 시범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26일이다.
 섬진강변 공예체험장에서 열리고 있는 서각 강습회에서 안태중 씨가 시범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26일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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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씨는 요즘 자신의 작업과 지역관광을 융합시키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섬진강변의 공예체험장에서 재능기부를 하는 것도 그런 연유다. 재능기부 강습은 서각을 좋아하는 동호인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연말께 수강생 전시회도 계획하고 있다.

"재밌어요. 수강생들의 열정도 대단합니다. 서로 배우는 거죠. 이런 과정을 통해서 사람과 만나고, 여행객도 만나요. 지역과, 이웃과의 소통 방식이기도 하죠."

그가 오늘도 즐겁게 사는 이유다. 문득, 달빛 아래에서 푸른 사막을 걷는 '푸른낙타'가 그 자신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섬진강변 공예실습장에서 만난 안태중 씨. 달빛 아래에서 푸른 사막을 걷는 ‘푸른낙타’가 그 자신일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섬진강변 공예실습장에서 만난 안태중 씨. 달빛 아래에서 푸른 사막을 걷는 ‘푸른낙타’가 그 자신일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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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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