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잘했어요' 인사받는 주호영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치고 박덕흠 의원 등 같은 당 의원들의 격려인사를 받고 있다.
▲ "잘했어요" 인사받는 주호영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치고 박덕흠 의원 등 같은 당 의원들의 격려인사를 받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2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선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소속 당 의원들로부터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이날 본회의장은 마치 최근 지지율이 오르고 있는 통합당이 주 원내대표 중심으로 하나로 뭉쳐 결의를 다지는 것처럼 보였다.

현 정부와 여당을 전체주의 정권이자 일당독재로 규정하며 주 원내대표가 쏟아내는 말들은 그럴듯했지만, 교묘하게 비틀린 내용이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주 원내대표의 연설 중 사실을 호도한 내용 몇 가지만 팩트체크했다.

① 경제성장률, 박근혜 때 9위에서 문재인 3년 만에 35위로 추락?
 
2016년 OECD 국가 중 9위였던 명목성장률이 문재인 정부 3년 만에 27계단이나 추락해 36개국 중 35위를 기록했습니다.
 
말한 내용 자체는 틀린 곳이 없다. 하지만 통상 이런 경우에 쓰이는 실질성장률이 아닌, 명목성장률 수치를 들이민 것은 억지스럽다. 보통 실질성장률이 한 나라의 경제가 얼마나 성장했느냐를 비교하기 위해 쓰인다면 명목성장률(경상성장률)은 국가 간 경제 규모를 비교하기 위해 쓰인다.

실질성장률로 보자면 2016년에는 36개국 중 11위 2019년에는 16위를 기록했다. 주 원내대표는 9위에서 35위로 추락을 말했지만, 통상적으로 쓰이는 기준으로는 11위에서 16위로 하락한 게 맞다.

최성근 머니투데이 이코노미스트는 "통상 성장률을 국제 비교할 때에는 실질 성장률을 가지고 비교하는데 굳이 물가 상승률에 따라 변동성이 큰 명목 성장률을 가지고 비교한 것은 '2019년 성장률 OECD 중 35위'라는 숫자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라고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사실, 지금 세계 경제는 코로나19 이전의 경제지표들이 무용지물이 된 상황이다. OECD는 2020년 한국 경제의 성장률이 –1.2%로 OECD에서 1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② 국가채무 마지노선 40% 돌파, 대한민국은 계속되지 못한다?
 
올해 국가채무는 마지노선인 40%를 넘어 이미 43.5%로 급등하고 있습니다...(중략)...더 이상 막대한 부채를 다음 정부와 자식 세대에 넘겨줘서는 안 됩니다. 정권은 2년도 채 남지 않았지만, 대한민국은 영원히 계속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국가채무가 빠르게 늘어난 것은 맞다. 코로나19로 인해 국가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수적이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유럽연합은 GDP 대비 60%라는 기준을 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실제 세계 여러 나라들의 국가채무비율 현황을 보면 GDP 대비 국가채무가 얼마만큼 쌓여야 '마지노선'을 돌파하는지 불명확하다.

성장률 비교에 OECD 수치를 인용한 주 원내대표의 방식을 적용하면, 한국의 국가채무는 심각하지 않다. OECD 평균 국가채무는 약 110%다. 세계 각국의 경제통계를 모아놓은 사이트인 트레이딩이코노믹스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일본은 238%(2018년), 미국은 107%(2019년), 프랑스 98.1%(2019년), 캐나다 89.7%(2018년), 영국 80.7%(2019년), 독일 59.8%(2019년), 호주 45.5%(2019년) 등의 국가채무비율을 보이고 있다. OECD 가입국이 아닌 인도는 69.6%(2019년), 중국은 50.5%(2018년)다.

③ 대만·스웨덴은 원전으로 회귀했고, 태양광 패널은 죄다 중국산?
  
교섭단체 대표연설 나선 주호영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 교섭단체 대표연설 나선 주호영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후쿠시마 원전 대형 사고를 겪은 일본조차도 신규 원전을 이어가고 있고, 대만과 스웨덴도 다시 원전을 늘려가는 방향으로 정책을 변경하고 있는데, 유독 우리나라만 탈원전, 태양광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태양광 사업으로 전국의 산야가 온통 파헤쳐지고 중국산 패널로 뒤덮여 가고 있습니다.
 
대만과 스웨덴은 탈원전 정책 기조를 변경하지 않았다. 대만 민주진보당(민진당) 소속 차이잉원 총통은 지난 2017년 1월, 오는 2025년까지 가동 중인 모든 원전을 완전 중단시키는 조항을 전기사업법에 신설하고 전체 6기의 원전 중 총 4기의 가동을 중단했다.
    
다만, 주 원내대표가 '대만의 탈원전 정책이 변경됐다'고 오해할 만한 일이 2018년 발생했다. 대만이 2018년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한 국민투표 결과다. "2025년까지 가동 중인 모든 원전을 완전 중단시킨다"는 전기사업법 조항의 폐기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에서 찬성 투표율 59.9%로 폐기가 결정됐다.

그러나 이 결과가 곧 대만의 탈원전 정책 변경을 의미하진 않았다. 당장, 대만 정부는 해당 국민투표 결과 발표 후에도 탈원전 정책에 변화는 없다고 못 박았다. 차이잉원 총통도 지난 2019년 4월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참사 33주년 관련 집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탈원전은 우리의 지속적 목표이며 이 목표를 반드시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1980년 국민투표를 통해 '신규 원전 금지' 원칙을 정한 스웨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 <조선일보>를 통해 국내에 보도된 원자력 전문 매체 WNN(world nuclear news)의 스웨덴 탈원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스웨덴의 탈원전 정책이 변경됐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해당 매체의 원 보도를 살펴보면 "스웨덴 정부는 2040년까지 8개의 원자로를 모두 폐기할 계획(The Swedish government plans to phase out all eight nuclear reactors by 2040)"이라고 명시돼 있다. 즉, 여론조사 결과가 곧 정책의 변경을 의미하진 않는 셈이다.

환경운동가 출신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도 따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사실을 지적했다. 그는 "스웨덴은 건설 중인 원전도, 계획 중인 원전도, 제안된 원전도 모두 0개"라며 "전체 13기 중 7기가 운영 중이고 6기를 폐쇄됐다. (스웨덴 정부는) 2020년까지 1기를 추가 폐쇄할 계획이며 특히 2040년 발전 분야 재생 에너지 100%가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태양광 사업으로 전국의 산야가 온통 파헤쳐지고 중국산 패널로 뒤덮여 가고 있습니다", "연간 2~3조의 흑자를 내던 한전은 이 탈원전 정책으로 지난 한 해에만 무려 1조3566억원의 적자를 내어 머지않아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현실입니다"라는 주 원내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도 팩트체크 했다.

먼저, '중국산 패널' 관련 발언에 대해서는 "2019년 우리나라에 설치된 태양광 모듈의 78.7%가 국산이다. 2016년 72%에서 꾸준히 상승해 오고 있다"며 가짜뉴스라고 단언했다. 또 '전기요금 인상 불가피' 주장에 대해서는 "산업부에 따르면 2019년 원전이용률은 70.6%로 2018년 대비 4.7%p 상승했고, 5조원 영업흑자를 기록했던 2017년과 비슷한 수준(71.2%)"이라며 "한전 실적악화는 오히려 온실가스 배출권비용, 미세먼지 대책비용 등 기후, 환경 관련 비용 증가와 신고리 원전 4호기 준공(2019.8) 등 신규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 등이 주요 원인"이라고 반박했다.

④ 인천국제공항만 '대통령의 성은' 입었다?
 
2017년 5월 대통령께서 당선 사흘 만에 인천공항에 찾아가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하면서 시작된 '비정규직 정규직화'는 지금 우리 사회에 다시 공정과 기회 평등의 가치를 묻고 있습니다. 왜 대통령이 찾아가서 성은을 베푼 기업만 전원이 정규직이 되고 그렇지 않은 기업은 차별을 받아야 합니까?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사흘째인 2017년 5월 첫 외부일정으로 인천공항을 찾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한 결과물이 '인국공 사태'란 주장이지만 "대통령이 찾아가서 성은을 베푼 기업만"이라는 표현은 악의적이다. 인천국제공항에서만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이 이뤄진 건 아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는 2017년 7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및 연도별 전환계획을 수립해 매년 단계적으로 정규직화를 실시했다. 중앙행정기관 48개소, 자치단체 245개소, 교육청과 국공립 교육기관 76개소, 공공기관 336개소, 지방공기업 147개소 등이 대상이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의 혜택을 받은 인원도 지난해 12월 기준 19만3000명에 달한다. 전환 방식은 ▲ 직접고용 ▲ 자회사 ▲ 제3섹터(사회적기업·협동조합) 등이었다. 지난 2월 발표된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정규직 전환자의 75.9%인 13만2000명은 기관에 직접 고용됐다. 공공기관 54개소와 지방공기업 3곳의 자회사로 정규직 전환된 인원은 약 4만1000명으로 정규직 전환자의 23.6%였다. 이는 공공부문부터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정책의 결과물이지, 제왕적 대통령이 마음대로 은혜를 베풀어 생긴 일은 아니다.

⑤ 검찰총장 핍박한 정권이 이전엔 없었다?
  
기립박수 친 통합당 의원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치고 나서자 조수진 의원 등 같은 당 의원들이 기립박수를 치고 있다.
▲ 기립박수 친 통합당 의원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치고 나서자 조수진 의원 등 같은 당 의원들이 기립박수를 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공권력의 최고 상징인 검찰총장을 전 국민이 보는 가운데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핍박하는 정권이 이전에 또 있었습니까? 이게 법치주의 대한민국입니까?
 
있었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 박근혜 정부는 지금과는 비교하기도 힘든 망신을 주고 사퇴하도록 만들었다. 검찰은 2012년 대선 때 국정원이 댓글부대를 운영하며 여론을 조작한 사건을 수사중이었는데, 국정원은 검찰총장의 혼외자 의혹을 파헤쳤다. 채 전 총장의 혼외자 의혹이 보도됐고, 황교안 당시 법무부장관은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취임 5개월 만에 사퇴했다. 당시 혼외자 의혹을 조사한 국정원과 청와대 관계자가 기소돼 재판이 진행중이다. 고작 7년 전의 일이고, 반성이 먼저다. 

김영삼 정부 땐 박종철 검찰총장이 슬롯머신사건 수사를 두고 권력과 갈등을 빚다 부동산투기 의혹이 나왔고, 취임 6개월 만에 사퇴했다. 비슷하게 임기 2년을 을 못 채우고 잘려나간 검찰총장은 많았다. 현재 추미애 법무부장관 등 여권과 윤석열 검찰총장은 각자 가진 권한을 행사하며 갈등을 빚고 있다. 적어도 '작업'을 통해 물러나게 만들진 않았다.

댓글107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49,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