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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사이트 디지털교도소에 올라온 향후 수감자 예고 명단.
 웹사이트 디지털교도소에 올라온 향후 수감자 예고 명단.
ⓒ 디지털교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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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 기사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성범죄자 & 사이코패스 신상정보 알림e'를 표방하는 디지털교도소(https://nbunbang.ru )가 수감자를 분류하는 방식은 2가지다. 우선 이미 사법 판결이 내려진 이들의 공개가 기본이다. 이어 여러 종류의 성범죄 시도까지 포함한다.

최근 수감 대상이 된 모 대학교 A씨는 강하게 반발하며 학내 커뮤니티에 "결코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킹을 주장했고, 디지털교도소는 13일 게시물을 비공개했다. A씨의 주장이 사실이면 명백한 명예훼손이다(그는 언급한 대로 다시 A씨의 신상을 재공개했다).

[운영 이후] "앞에서는 혐의 부인, 뒤로는 협상 시도" 

그러나 지난 16일 <오마이뉴스> 등 공동취재단과 만나 1시간 40분 동안 진행한 인터뷰에서 박 소장은 확신에 차있었다. 

- 신상 공개된 A씨는 혐의를 극구 부인하고 있는데?
"현재 커뮤니티에서 피해자와 피해자 지인의 아이디를 전부 차단하고, 앞뒤가 안 맞는 해명을 해와서 내일 재수감할 예정이다. 본인은 해킹을 당했다고 하지만 피해자 측에서 많은 증언이 나오고 있다. 그뒤로 A씨가 1인 6역을 하면서 학생회, 피해자 지인, 카페사장 등을 사칭하면서 댓글을 썼는데 우리한테 걸렸다."

- 디지털교도소에 공개된 사람들 반응이 궁금하다.
"앞에서는 혐의를 부인하고 조작, 합성이라 우기는 사람들도 뒤로는 협상 같은 걸 시도한다. 협박도 하고, 애원하기도 한다. 피해자에 접촉해서 일방적인 사과로 괴롭히는 경우도 있다. 가해자 부모님에게서 연락도 온다. 돈을 주겠다며 무마하려 한 적도 있지만 거부했다."

- 잘못된 신상공개는 없다는 말인가?
"그렇다."

- 수감자 중 사회적 지위가 있는 이들도 있다. 이들은?
"조금이라도 이름이 알려진 사람은 우리가 반성문 작성을 요청할 때 메신저를 차단하거나 탈퇴해 버린다."

디지털교도소의 수감자 숫자는 100명 이상이었지만, 7월 16일 기준 90명으로 줄었다. 일방적으로 '수감'된 이들의 반발과, 사회적 논란의 영향을 부정할 수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박 소장은 신상공개를 멈출 생각이 없다.

박 소장은 포털사이트 '인물정보'에 공개된 한 사람의 이름과 직업을 추가로 공개했다. 방송과 음악 경력이 있는 분명 연예인 B씨였다. 박 소장은 미성년자 조건만남 광고를 보고 텔레그램으로 접촉해 B씨와 대화한 내용, 전화번호 등을 공개했다. 그는 함정수사 방식만 있는 게 아니라고 말했다.

- 인스타그램(@1bungang)에서 신상공개를 예고한 이가 누구인가?
"B씨다(증거 제시). 16세 상대에게 교복, 살색 스타킹을 가져오라 하고, 여중생 여고생들이 많이 다니는 학원(운영자)인 것 같아 위험인물이라 판단했다."

- 함정수사와 비슷한 형태로 잡아냈나?
"미성년자 성매매 알선하는 아이디를 탈취했는데, 그쪽으로 들어온 거다. 예전에 오피톡이란 사이트를 해킹으로 내려버린 후 저런 조직에 많이 질문이 간다. (텔레그램) 아이디를 서치하고 비어있으면 하나하나 먹는다."

- 검거방식을 말하는 건가?
"아이디를 탈취하고 이 시국에도 계속해서 성 착취물이 있냐고 질문하는 놈들을 수감한다. 트위터, 텀블러, 구글 블로그 등에서 미성년자 성매매를 하던 그룹이 있었는데, 규모가 꽤 크고, 홍보도 많이 한 포주들 아이디를 대부분 탈취한 상태다."

- 디지털교도소 수용 인원은 얼마 정도인가?
"용량 무제한이다. 월 2300달러 정도를 사이트에 투자하고 있다. 이번에 돈을 모아서 서버비를 처리했다."

- 광고 제안도 들어왔다고 들었다.
"법무법인에서 광고 의뢰가 들어오기도 했다. 수백만원의 광고비를 제안했다. 이외에도 무언가를 폭로하는 유튜브 계정들도 답답함 해소를 위해서인지 접촉을 많이 해오는데, 이 경우 관련 사건 포스팅을 해서 광고가 아니라 그냥 힘을 실어주고 있다."

디지털교도소는 후원 외 광고 거절이 방침이다. 박 소장은 디지털교도소 게시판에 "장기운영을 위해 긴 회의 끝에 후원은 받기로 했지만, 온전히 범죄자들에게만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광고를 받지 않겠다"고 공지했다.
 
악성범죄자 등을 수감하는 웹사이트 디지털교도소
 악성범죄자 등을 수감하는 웹사이트 디지털교도소
ⓒ 디지털교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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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사] "주홍글씨 일부도 참여했지만, 성 착취와는 관계 없다" 

디지털교도소가 성범죄를 시도한 이들을 잡아내 웹사이트 내에 수감하는 것은 과거 '주홍글씨'의 활동과 흡사하다. 텔레그램 자경단을 자처했던 주홍글씨는 'n번방', '박사방' 가해자 등 성 착취물 유포·구매자를 잡아내 신상을 공개했다. 그러나 운영진 중 C씨가 또 다른 성 착취물 대화방 운영자 '미희'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구속은 면했지만, C씨에 대한 재판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 일각에선 주홍글씨 미희 사건을 언급하며 디지털교도소 운영자, 운영진에게 의혹의 눈길을 보낸다.
"주홍글씨는 만들어진 단계부터 페도필리아(소아성애증), 지인능욕, 성 착취물판매 등을 적발하는 자경단이었다. 미희는 개인적으로 성 착취 방을 운영하려다 적발된 사례다. (디지털교도소 운영진 중에는) 일부 주홍글씨에 있던 자들도 포함되어 있으나, 전부 성 착취 사건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오마이뉴스>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대구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인지수사는 물론 고소고발에 근거해 디지털교도소에 대한 수사를 진행중이다. 박 소장은 정보통신망법 70조 1항 등 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다.  

-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경찰 수사는 불가피하고, 고소 건이 있다면 당연히 수사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여론이 반대한다고 해서 수사를 안 하는 것은 직무유기다. 당연한 거다. 처음부터 '사실적시' 명예훼손이라는 건 감안하고 여기까지 왔다. 적어도 조두순, 김XX 등 신상정보를 올리기 전까지는 안 잡히려고 한다(조두순은 올해 12월 출소 예정이다)."

- 체포를 염두에 두고 있나?
"내가 잡혀도 계속 디지털교도소를 운영할 분들이 있다. 지금 (신상공개를) 너무 많이 올리면 중요한 사건에 집중하지 못할 것 같아서 천천히 올리고 있다."

- 목표로 한 범죄자들을 가두면 자진출두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인가?
"그쯤에서 난 들어가고 없다 해도 좀더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춰진다면 물려주고 갈 생각도 있다. 사법기관에서 책정한 벌금은 내겠지만, 민사로 들어오는 건들은 삶이 불편해진다 해도 합의하거나 처리할 생각이 없다."

박 소장은 이번 인터뷰를 끝으로 당분간 언론과 접촉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디지털교도소 후원안내 게시판의 안내처럼 그는 수감자 공개 외에도 당분간 방통위의 '유해사이트' 차단, 경찰의 수사 대비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웹사이트 디지털교도소 박 소장은 다수의 아이디를 갖고 성범죄자들의 증거자료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을 검색하면 나오는 성매매용 SNS계정들
 웹사이트 디지털교도소 박 소장은 다수의 아이디를 갖고 성범죄자들의 증거자료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을 검색하면 나오는 성매매용 SNS계정들
ⓒ 디지털교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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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디지털교도소, #박 소장, #주홍글씨, #손정우, #성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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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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