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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도 공무원 채용 시험 감독관으로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 오전만 교실에서 시험 감독을 하는데도 계속 서 있어야 하니 다리도 아프고 온 전신에 피로감이 몰려왔다. 올해도 공무원 채용 시험 감독관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는데, 하루종일 감독해야 하는 것을 보고 지원하지 않았다. 하루종일 서 있을 생각을 하니 '그깟 수당 안 벌고 말지' 하는 생각이었다.     

공무원 시험은 오전만 하는 때도 있고 오전과 오후까지 하기도 한다. 수능같이 하루종일 서서 시험 감독을 해야 한다면 '정말 힘들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수능 시험감독관은 서서 감독해야 하는 걸까?

교사들도 절레절레, '노가다' 수능 감독
 
 교사노동조합연맹이 7월부터 수능감독 대책 마련 촉구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이 7월부터 수능감독 대책 마련 촉구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 교사노동조합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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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부천 한 시험장에서는 수능 감독 교사가 실신해 병원으로 이송된 일이 있었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아마도 이 교사도 계속 서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교육부의 감독관 지침에는 감독 교사가 '정위치에서 움직이지 말고 감독을 해야 한다'고 돼 있다. 아니, 감독관이 무슨 로봇도 아니고 6~7시간을 헌병 서 있듯 그렇게 있으라는 얘기인가?

교사들도 오래전부터 교육부에 수능 감독 시 키 높이 의자를 설치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 2019년 5월에는 여러 교사단체가 교원 3만 2000명 서명을 모아 합동으로 수능 고사장에 감독관용 '키 높이 의자'를 배치해 달라고 교육부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의자 배치가 어렵다고 회신했다.

다양한 문제와 민원을 방지하고 학생과 학부모를 포함한 '국민 정서'를 전반적으로 검토해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는 이유였다. 교실 안에 의자 감독관 의자 하나 놓는 것이 국민 정서와 무슨 상관있는 걸까?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중등교사노조)은 7월부터 전국 교사 대상으로 수능 감독 처우 개선 서명운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이런 것을 서명운동까지 해야 하는 건지 현실이 너무 웃프다('웃기다+슬프다'의 합성어).

중등교사노조는 지난 5월 14일 스승의 날에도 수능 감독관에게 앉을 자리 제공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그만큼 교사들이 생각하는 이 수능 감독관 노동은 노동의 수위를 넘어 공포로까지 다가오는 듯했다.

수험생들이 앉는 의자도 아니고 교탁보다 높은 키 높이 의자에 앉아 있으면 쓸데없이 감독관이 돌아다니는 것보다 더 낫지 않을까? 왜 교육부는 차출된 교사들을 하루종일 세워 놓으려는 걸까. 그거야말로 근거 없는 갑질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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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NGO대학원에서 NGO정책관리학을 전공했다. 대학 재학 시절 총학생회장과 문화일보 대학생 기자로 활동했고, 시민의신문에서 기자 교육을 받은 후 한겨레신문 전문필진과 보도통신사 뉴스와이어의 전문칼럼위원등으로 필력을 펼쳤다. 지금은 오마이뉴스와 시민사회신문을 비롯, 각종 온오프라인 언론매체에서 NGO와 청소년분야 평론가로 글을 써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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