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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검찰총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대비 전국 지검장 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2월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대비 전국 지검장 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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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은 '강골 검사'로서 스타 기질이 있는 특이한 인물이다. 이런 면모에 걸맞게 현 여권에서 임명한 검찰총장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야권의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과연 윤석열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4일 <경향신문>에 박성민 정치컨설턴트가 쓴 "[박성민의 정치 인사이드] 죽이면 죽일수록 살아나는 남자, 윤석열"을 읽다가 제목을 바꾸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삼국지>의 유명한 대목을 차용하면 '죽은 윤석열, 산 윤석열을 쫓아내다'. 여권이 죽이지 않아도 된다, 다시 말해 죽일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윤석열 자신이 스스로 자멸의 길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조국 사태가 아니다, '검란'이라고 읽는다

박성민 정치컨설턴트는 통상적으로 날카로운 통찰력과 정치적 식견을 지닌, 그 바닥에서는 꽤 유명한 전문가이다. 정치적 입장은 달라도 그 독창적인 혜안에 탄복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일명 조국 사태, 실상은 윤석열 총장과 그를 따르는 일부 정치 검사들의 '검란 사태' 때부터 무슨 이유인지 그 주장이 일견 그럴싸해 보여도 사태와 부합하지 않는 것 아니냐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턴트는 2019년 9월 7일에 쓴 "조국의 위기, 여당의 오판, 정치의 몰락"에서 강남 좌파가 된 568세대의 부패와 무능을 계보학적인 관점에서 지적하면서 여권에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조국 사태도 청와대와 민주당이 이 싸움을 물러설 수 없는 '진영 간의 전쟁'으로 규정한 전략적 오판이 걷잡을 수 없는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위험한 전략이다. 이 싸움은 보수 진영, 자유한국당, 언론, 검찰과의 싸움이 아니다. 청와대와 민주당이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찍었고 지금도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지만) 조국 임명에 대해 비판적인 지지층에 맞서고 있는 것이 이 싸움의 본질이다."

비판적 지지층, 즉 공정 문제를 제기하는 진보층 일부와 중도층 다수를 말한다. 만약 조국을 임명하고 이른바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한다는 명분을 지닌 검찰과 대립한다면 신기루와 같은 중도층의 지지가 사라진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여권이 다음 총선에서 실패하고 대통령은 레임덕에 빠진다는 박근혜 정부의 전철을 그대로 따라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현했다.

처음에는 박성민 정치컨설턴트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참 날카롭게 현 사태를 짚는다'고 생각했다. 물론 당시 윤석열 총장에 대한 일말의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대단히 혼란스럽고 불안했다. 이러다 소위 '보수 동맹'이 부활해서 촛불이 만든 개혁이 다시 후퇴할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이 생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끊임없는 쏟아지는 검찰 발 기사들과 보수야당의 집요한 공세 그리고 일부 극우 청년들의 공정성 시비에 나라가 흔들리고 양 갈래로 쪼개지는 것을 봤다. 그러면서 이는 단순히 공정성과 강남 좌파 엘리트의 부덕함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다. 보수야당과 보수언론이 지원사격하는 검찰이 촛불로 탄생한 정권과 촛불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정치적 반격'임이 드러나고 있었다.

그리고 검찰은 수사 방향을 읽으며 '울산 고래고기 환부사건'을 하명 수사 프레임으로 몰아갔다. 정면으로 청와대와 충돌하며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라는 명분은 희석됐다. 나는 일련의 행위를 '검란', 즉 '검찰 쿠데타'로 인식한다.

이로써 살아있던 촛불시민의 정신이 결집해 서초동 검찰개혁 집회가 일어났다.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졌어도 박성민 정치컨설턴트의 예측과는 달리 40%대를 견고하게 유지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말이 되면서 검찰개혁 목소리가 커져 공수처 설치 찬성 여론이 반대보다 높아졌다. 국회에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이 통과됐다. 박성민 정치컨설턴트가 말한 비판적 지지층도 검찰개혁에 찬성했다는 이야기다. 그사이 검란은 실패로 끝났다.

'수사방해 거부'로 유명한 윤석열 총장에 '수사방해 의혹'이 드리우다

올해 초 '검언유착' 의혹이 터졌다. 의혹을 요약하면, '검찰발 언론 공세에 맞서 여권 대표 스피커로 부상한 유시민 이사장을 추락시킬 목적으로 수감 중인 이철 밸류인베스트코리아 회장에 대한 협박 강요 미수 의혹'이다. 이는 MBC의 보도로 세간에 알려지게 됐다.

검언유착 의혹에 등장한 채널A 기자는 서울중앙지검에 의해 '강요미수'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부산고등검찰청 한동훈 차장검사 역시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는 동시에, 징계성 인사로 법무연수원으로 발령이 났다. 법무부로부터 감찰을 받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윤석열 총장이 이 사건에 보이는 태도다. 법무부와 대검의 갈등은 단지 보수언론이 갖다 붙이고 싶은 표피에 불과해 보인다. 본질은 윤석열 총장의 '수사 방해 의혹'이라고 본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수사지휘를 한 까닭은 윤석열 총장의 수사 방해 시도를 미리 차단하고 현재의 수사팀이 독립적으로 계속 수사하게 하는 데 있다. 

조국 장관 후보자 수사 당시, 윤석열 총장은 수사를 엄정하게 하겠다고 하고 박상기 법무부장관이 이를 막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현재는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수사를 제대로 하라고 하고, 윤석열 총장이 되레 이를 막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과 관련해서 오시영 전 숭실대 법대 학장은 지난 3일 <법률저널>에 "법집행기관의 혼선은 국민을 불안케 한다 - 윤석열 총장은 추미애 장관의 지휘를 따르라"는 글을 기고했다.

이 글에 따르면, 윤석열 총장의 이미지는 강직한 검사에서 편파적 검찰권 행사자로 추락했다. 윤석열 총장은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에 대한 상부의 부당한 수사 개입을 폭로하며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라는 말로 이름을 알리고 적폐 수사로 명성을 날렸다. 그러나 총장에 취임한 지 1년도 안 돼 "검찰권의 남용과 의도적·선택적 수사권의 행사를 통한 인권 침해 및 자신의 추종자만을 감싸는 편파적인 검찰권 행사자"라는 부도덕한 검찰권 남용의 대표 검사라는 이미지로 전락했다.

현재의 윤석열이 과거의 윤석열과 싸우는 형국
 
[2013오마이포토] 국정원 대선개입 파헤치다 업무 배제된 윤석열 검사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를 지휘하다 '상부보고' 논란으로 업무에서 배제된 윤석열 전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장(여주지청장)이 10월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참철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국정원 직원 체포 보고 경위에 대해 설명한 뒤 승강기를 타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2013년 10월 21일, 윤석열 당시 여주지청장(전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참철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국정원 직원 체포 보고 경위에 대해 설명한 뒤 승강기를 타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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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와 대검의 현재 갈등은 실상, '현재의 윤석열 총장이 과거의 윤석열과 싸우는' 것과 같다. 부당한 수사 방해 고발과 거부로 유명해진 검사가 부당한 수사 방해 의혹을 받는 실정이다. 지난 3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검사 같았으면 무시하고 수사를 해야 된다는 게 윤석열 검사의 소신 아닌가? 윤 검사의 소신을 지금 있는 서울지검 수사검사들에게도 똑같이 보장을 해줘야 된다"라며 "윤 총장이 2013년도 윤석열 검사와 2020년 윤석열 총장이 다르면 안 된다. 그런데 지금 다르다"라고 비판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턴트의 주장처럼 윤석열 총장은 여권이 죽일수록 살아나는 야권 대선후보가 되는 것이 아니다. 이제는 죽어버린 과거의 윤석열이 현재의 살아있는 윤석열을 파멸로 몰아가고 있다. 그 번뜩이는 통찰력은 '검란' 이후 사라졌다고 말하면 지나친 언사일까. 

박성민 정치컨설턴트는 앞서 언급한 <경향신문> 글에 현직 검찰총장이 야권 대선주자 지지율 1위인 상황을 언급하며 25년 전에 읽은 '김대중 죽이기'가 떠올랐다고 썼다. 그런데 검찰의 조직논리에 충실한 윤석열 총장이 어떻게 민주화를 위해 '인동초'로 불리며 고통을 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부활에 비교될 수 있을까? 박성민 정치컨설턴트의 언급은 잘못됐다.

박성민 정치컨설턴트는 그 명성과 다르게 검란 사태에 대해 오진을 거듭하고 있는데 반해, 정확하게 읽어낸 진보 논객이 있다. 유명 유튜버인 최인호 선생이다. 그에 의하면 엄정한 수사를 좋아하는 우리 국민의 정서상 자신의 장모와 처 그리고 측근에 대한 수사 방해 프레임에 스스로 걸려든 윤석열 총장의 이미지는 추락을 예정하고 있다. 일부 보수 세력의 지지를 얻을지는 몰라도 여권의 비판적 지지층은 결코 수사 방해 의혹을 받는 윤석열 총장을 대통령 후보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수사 방해 거부로 승한 자, 수사 방해 의혹으로 망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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